교계, 성숙한 일처리가 아쉽다

김대원 기자  dwkim@chtoday.co.kr   |  
지난달 29일 발족된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가 발표했던 고문과 발기인 명단 중 당사자의 뜻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명단에 게재된 인사들이 있어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학수호본부가 발족식에서 밝힌 고문명단 김수환 추기경, 조용기 목사,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 중 조용기 목사를 제외한 인사들은 사학수호본부에 고문 위촉에 대한 의사를 전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발기인 명단 중에는 참여를 원치 않는 이들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학수호본부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산파 역할 아래 발족됐고 그만큼 한국교회의 역량이 커진데 대한 기대감이 있었기에 이런 모습들은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이번 사학수호본부 고문 위촉에 대해 김수환 추기경 비서실은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며 일방적인 명의사용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미리 명의를 사용하는데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한기총측의 자세도 지적된다. 한기총은 고문명단에 대해 "고문들은 추후 의사를 물어볼 것"이라며 "조용기 목사님은 고문을 수락한다는 뜻을 밝혀왔다"고만 밝혔다. 선 명의사용, 후 의사확인 방식인 것이다.

사실 한기총의 명의도용 문제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기총은 지난해 12월 10일 시청 앞에서 개최한 북한동포 인권개선을 위한 촛불기도회 준비과정에서 참석 예정자로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강원용 목사, 옥한흠 목사 등을 발표했으나 이들의 명의도 모두 일방적으로 사용된 것이었다.

결국 한기총이 참석 예정자로 언급한 인사들은 대부분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은 한기총의 이같은 일처리 방식에 언짢음을 표명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사학법 재개정 운동과 같이 일반국민들이 주목하는 일을 추진함에 있어 여전히 한국교회가 미성숙한 일처리 방식을 보인다면 한국교회의 위신은 오히려 실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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