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언어학자 막스 밀러(M. Miller)는 학생 시절에 유럽에서 이름난 프랑스 아카데미 회원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 결과 그는 드디어 회원이 되었고, 그의 학명이 유럽 전역에 떨쳐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그가 학자로서 이렇게 알려질 무렵 친구에게 이러한 고백을 했다고 한다.
"꿈의 실현보다도 실현의 꿈이 더 좋았는 걸"
명성 그 자체가 오히려 완성과 명성을 향해서 달려가던 그때보다 더 못하다는 것, 그래서 그는 그 아쉬움을 친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을 보자. 그는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갔던 리빙스턴이다. 그는 3만 마일의 정글을 헤치며 30년의 선교 여행을 계속한다. 하지만 어두운 대륙이 복음으로 점령되는 복음화 현상을 보기도 전에 그는 숨진다. 아프리카 복음화의 미명에 숨을 거둔 것이다. 그는 열병으로 숨져 가면서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바친다"는 비전을 말하고 있다.
유명한 화가 오피는 자기가 그린 그림이 완전한 그림이 되지 못함을 탓하여 그리던 붓을 집어 던졌다고 한다. 그는 붓을 던지면서 "나는 완전한 화가 노릇을 평생에 못하겠구나"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당신은 오피의 말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완전을 향해서 달리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는가? '완전'이라는 곳에 도달해, 이전 것을 바라보면 불완전한 것밖에 없다. 사실은 완전한 그림을 그린 그때, 이미 그때 불완전한 그림일 수밖에 없다.
남북전쟁에서의 승리를 앞두고 숨진 링컨 대통령은, 그가 암살을 당해서 죽기 직전에 "나는 미완성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신명기 3장의 말씀을 읽고 깊이 음미(吟味)하고 있다"는 고백을 친구에게 했다고 한다. 마치 얼마 후에 닥칠 불운의 암살 사건을 예기(豫期)라도 했듯이, 그는 이 신명기 사건을 놓고 미완성의 의미를 음미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성화(聖化)도 이 땅 위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주님이 부르실 때 미완성된 그대로 가지만, 완성은 주님이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영화(榮華)시켜서 완성케 해주시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미완성의 진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만하면 족하다고 칭찬해 주실 때에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내 욕심을 꼭 채우려고 할 때에 거기에서 비운(悲運)이 노닐게 되는 것이다.
김의환 총장(칼빈대학교)
[김의환 칼럼] 미완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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