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칼럼] 교환목회로 새바람을 불어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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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규 박사(대신대학교 한국교회사)
▲박정규 박사(대신대학교 한국교회사)

오늘의 한국교회는 1970년과 1980년대의 경제성장의 탄력에 힘입어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신성해야 할 교회안에까지 물량주의, 경제 지상주의의 물결이 유입되어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도자들 또한 너나 할 것없이 질적인 성장보다는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고 교회의 외형적인 크기 확대에 집중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내용과 질보다는 외향과 수량에 치중하다보니 지도자들은 영적으로, 육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목회에 있어서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방황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이제 내가 너희를 위하여 새 일을 행하리라(이사야 43:18)'라고 한 하나님의 말씀에 필자는 주목하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현재의 목회상황에 신선한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교환목회'를 제안하고자 한다.

교환목회는 필자가 목회현장에서 사역할 때부터 지금까지 생각해오고 있는 복안이기도 하지만 서구에서는 이러한 목회가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지역 또는 시와 도의 경계를 넘어선 교회들끼리 1년 혹은 6개월 기간을 상호 약정하여 문자 그대로 목회자만 바꾸어 일정기간 교환목회를 하는 것이다. 비슷한 규모의 목회지이면 이상적이겠지만 꼭 그렇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목회자의 생활비는 자기 시무하는 교회에서 했던 그대로 각각 부담하면 아무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교환목회를 하다보면 자기 교회와 다른 교회의 사정과 형편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이 또 목회자가 앞으로 목회활동을 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마치 인기 가수들이나 탤런트들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의 식상함과 자신들의 나태함을 벗어나기 위해 잠시 휴식기간을 가지거나 자기개발의 시간을 갖는 것과 같다.

목회활동을 함에 있어 좀더 노하우를 쌓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면 외국에 있는 친구들끼리도 좋고, 현지인 목회자들과 함께 이 같은 교환목회를 시행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렇게 되면 목회자 자신의 발전 뿐만 아니라 양측의 교회 교인들에게 신앙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더없이 감동적인 신앙공동체 의식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 목회자와 교환목회를 하면 통역을 두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과 부대비용이 좀더 들어갈 지 모르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과 한 지체됨의 끈끈한 믿음의 향기를 양쪽 교회가 공유하게 되는 장점도 있기에 더욱 추천하고 싶다. 들어가는 비용보다는 누리게 되는 효과가 더 크고, 경제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영적인 결실을 거둬들이는 측면에서 깊은 성경적, 신학적인 뜻이 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정한 기간동안 서로 다른 상황에서 목회를 하다보면 미처 체험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던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게 되어 본래 사역지로 돌아가서 더욱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목회하게 될 때, 엄청난 사역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교단 자체에서 의도적으로 이같은 교환목회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나라도 있다. 말로만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약간 교리가 다르고 시스템이 다른 교파들과의 교환목회를 시도해 참된 의미에서의 에큐메니즘을 확산해야 할 때가 오늘의 한국교회가 아닌가 한다. 1년에 한번 '교파간 일치주일'을 지키는 정도의 에큐메니칼 운동으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일치를 기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백년하청(百年河淸)이 아닐까?

먼저는 교단 지도자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고,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면 개교회를 지도하고 있는 목회자들이나 사목자들부터라도 생각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쇄신을 개교회 교인들로부터 기대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지도자들이 먼저 사고의 변화를 시도하면 1517년 당시의 종교개혁보다 훨씬 더 쉬운 교회개혁을 일으킬 수 있으라고 믿는다. 우리 모두는 그 가능성을 2002년 한국, 일본 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확인하지 않았는가? 그 열기와 희망을 모아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의 호조를 다짐하고 기대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 한국교회의 저력으로 보아 현재, 일선 목회자들의 의식구조가 조금만 바뀐다면 지금까지 120년동안 이룩한 선교와 교회성장의 열매보다 더 크고 많은 선교적 결실과 교회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새로운 한해동안만이라도, 또 국내에서만이라도 교환목회 프로그램이 시험대에라도 올려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젊은 목회자들이여, 한국교회의 미래가 그대들의 양 어깨에 달려있음을 명심하라.

박정규 박사(대신대학교 한국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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