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수 칼럼] 드러냄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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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명수 목사(밝은교회 담임)
▲주명수 목사(밝은교회 담임)

환자가 아픈 곳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아픈 부위를 의사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아픈 부위를 숨기는 것은 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죄와 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죄와 악이 드러날 때 치유가 있습니다. 고침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죄가 드러남으로써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윗의 죄가 드러났을 때 동시에 은혜도 받았습니다. 사마리아 우물가의 여인은 그녀의 악이 드러났을 때 동시에 구원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세리장 삭개오도 토색한 죄를 드러내 놓았을 때 은혜를 경험하였습니다.

이처럼 자의건 타의건 죄와 악이 드러나고 그 잘못을 인정할 때 그곳에는 치유가 있고, 용서가 있고, 은혜가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을 때 죄악은 더욱 커가고 그곳에는 고통이 있을 뿐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스콧 펙(Scott Peck)은 그의 저서 ‘거짓의 사람들’이란 책에서 악과 죄를 구별하였는데, 자신을 스스로 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악인이 아니라고 합니다. 악인의 특징은 숨기는 것이고, 자기의 죄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보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죄를 드러내는데 용기가 있었고 쉬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힘있고 배웠고 가진 자들은 자기 잘못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항상 자신의 행동에는 잘못이 없다고 말합니다. 신문지상을 메우는 소위 고위층의 범죄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합니다. 많이 소유하고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기가 그만큼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변화가 오지 않는 것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바로 그와 같은 자들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자기들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은혜가 없고 치유가 없습니다.

드러냄과 치유의 원칙은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크게 사회나 국가적 차원에도 적용됩니다. 사회의 많은 비리들이 드러나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회의 비리들이 드러나니까 실망하고 창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리가 드러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실망이 있는 이상으로 그곳에는 치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수대교가 붕괴되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후 부실 공사에 대한 비리들이 드러났습니다. 그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질’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부실공사를 추방하자는 의로운 소리들이 있었고 그에 대한 다짐들이 계속되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통치자금, 비자금, 부정한 정치자금, 이 모두가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한 검은 돈들이 드러난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드러나는 곳에 치유가 있을 것입니다. 검은 돈을 모금하는 방법도 모두 드러나야 합니다. 어떻게 쓰여지는 지도 모두 드러나야 합니다. 이 드러냄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드러남에는 치유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소망을 가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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