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에서 볼 때, 부흥은 유일하신 하나님만을 예배해야 한다는 각성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 각성이 한 인간의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했고, 그 새로워진 인간을 통해서 교회가 개혁되고, 세상에 변화와 변혁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와 변혁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의 내면에 찾아와 머무시는 하나님의 현존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불어넣으시는 영의 바람으로 새 삶을 회복하게 하시는 은총이었습니다. 그 은총이 개인을 살리고 교회를 새롭게 하고 사회를 바로잡고 온 세계를 변화시키는 역사로 뻗어 나갔습니다. 그러므로 부흥의 주체는 언제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구약성서에는 부흥이라는 말이 꼭 한번 나옵니다. 하박국은 “여호와여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여호와여 주는 주의 일을 이 수 년 내에 부흥케 하옵소서”(3:2)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부흥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하야’는 영어로 ‘revive’로 ‘살게 하다’, ‘회생시키다’는 뜻입니다. 히브리어 ‘하야’는 ‘부흥케 하옵소서’라는 말보다는 ‘살리시옵소서’, ‘새롭게 하옵소서’라는 뜻에 더 가깝습니다. 여기에서 선지자 하박국이 무엇을 살려 달라고 청원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일이었습니다. 하박국은 하나님께서 펼치셨던 그 위대하신 일이 이 역사의 무대 위에서 다시 한 번 새롭게 펼쳐지기를 간절히 소원했습니다.
부흥이란 하나님의 놀라운 일, 곧 하나님의 현존이 인간의 역사 무대에 나타나는 사건입니다. 출애굽에서 경험했던 그 위대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이 선지자들의 시대에도 다시 나타나기를 학수고대하며 기도했던 것입니다. 모세는 그의 나이 80이 되어서야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산, 호렙에서 발견한 가시떨기나무는 세상만을 바라보며 살던 그에게 하나님을 보게 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부흥은 언제나 부르심에서 시작됐습니다. 부르심의 문에 들어서는 자는 누구나 하나님이 ‘가라’하는 길을 걷겠다고 결단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헌신은 비움에서 움트게 됩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자기 그릇에 채웠던 욕망과 이기심을 비우게 될 때, 하나님의 부르심은 비로소 자기 몫이 됩니다. 자기를 붙들고 사는 사람은 하나님이 뻗으시는 손을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부흥은 하나님께서 부름받은 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일깨우는 데서 시작됩니다. 출애굽의 역사를 전개하실 때, 하나님은 먼저 모세라는 사람을 영적으로 각성시키고 신앙적 결단의 자리로 초대하십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서 자기를 비우는 사람은 먼저 두 가지 부흥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나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회복되는 부흥이며 또 하나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단하는 부흥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깨닫고 난 다음에야, 즉 자기 정화가 이루어지고 영적인 에너지를 축적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신앙인은 사회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박원근 칼럼] 주의 일을 부흥케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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