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칼럼] 야성을 넘어 영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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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
▲소강석 목사

중국 해남도에서 호랑이쇼를 본 적이 있다. 동물의 제왕 호랑이가 조련사가 쇠막대기에 꽂아주는 손톱만한 살덩이 한 조각을 받아먹으려고 불구덩이 속에서도 재주를 넘고 있었다. 지금까지 호랑이쇼를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그처럼 비참하고 초라한 호랑이쇼를 본 적이 없다. 새끼 호랑이를 태어나자마자 조련사가 품에 안아 키우고 젖병에 우유를 담아 먹이니 어느새 맹수의 야수성을 다 잃어버리고 종이 호랑이가 된 것이다. 야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야수의 존재 가치요, 생존의 법칙에서 살아남을 유일한 무기다.

신앙의 원리에서도 야성은 중요하다. 거룩한 믿음의 영웅들은 노아, 사무엘, 다니엘에 이르기까지 야성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신앙의 야성이 있었기에 사람들에게 조롱당하고 사자 굴에 던져지고 죽임을 당하는 순간에도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포효하는 야성을 가지고 하나님께 생명을 걸고 충성했다. 우리의 생명법칙은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고 본연의 자리에 있을 때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고 그대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명이 있어도 야성을 잃어버리면 박제된 맹수와 같다. 누가 박제된 야수를 두려워 하겠는가. 야성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야성의 단계에 멈추어 있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야성은 우리의 생명이나 감정에서 나올 수 있는 생명의 본래성이라면 영성은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초극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이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오!”(롬8:35)라고 고백하는 것은 야성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깊은 영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렇다. 진정한 신앙의 성숙을 위해서는 야성을 넘어 영성의 차원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나님께로부터 받고 훈련된 영성이 없으면 세상의 유혹과 역경 앞에서 어느 순간에 맥없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성의 사람은 세상에 대하여, 사단에 대하여 포효하는 사자와 같이 담대하고 감미로운 유희 앞에서도 꿋꿋할 수 있다.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산들거리는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다. 마치 보디발 아내의 유혹 앞에서도 의연했던 요셉처럼 말이다. 우리 모두 야성의 광야를 지나 영성의 초원으로 나가자. 뿌리 깊은 영성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자. 야성의 사람을 넘어 깨어있는 영성의 사람이 되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광신대학교
-개혁신학연구원(M.Div)
-개혁신학대학원(Th.M.)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미국 낙스신학교 목회학 박사
-분당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광신대학교 겸임교수
-시인(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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