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감옥과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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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환경은 중요합니다.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합니다. 그러나 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환경을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궁전 같은 데서 감옥 같이 사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감옥 같은 곳이지만 궁전같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1989년 12월 25일 시민들에 의해 처형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에게는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보다 더욱 화려한 인민궁전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도 80억달러를 쏟아 부어 인민궁전을 지었는데, 그 궁전은 정사각형 건물로 가로 세로가 270m이고 높이는 84m, 지하 92m로 엄청나게 크고 화려했습니다. 1000여개의 방과 3500개가 넘는 샹들리에에다 집무실과 연회장은 세계 최고의 대리석으로 꾸몄고, 벽과 천장, 화장실은 모두 금으로 도금을 하였습니다. 정말 으리으리한 궁전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궁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삶은 감옥 속에서 살았습니다. 24년의 독재정치 기간 동안 7만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을 죽인 그는 늘 암살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았습니다. 특히 독살에 대한 피해망상에 시달려서, 항상 소독된 의복을 입고 다녔고, 음식과 물은 다른 사람이 먼저 먹은 후에나 먹었습니다. 심지어 몸에 독을 묻혀 독살할까봐 악수와 스킨십도 아주 싫어했는데,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차우세스쿠가 영국을 방문했을 때 엘리자베스 여왕과 악수한 후 여왕이 보는 앞에서 바로 자신의 손을 소독수건으로 닦았습니다.

그는 죽을 때까지 평생을 그러한 두려움과 불안의 감옥 속에서 생활했습니다. 궁전 같은 환경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의 감옥이 더욱 불행한 것입니다.

차우세스쿠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고종황제도 왕궁에서 살았지만 삶은 매우 불행했습니다. 고종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후 극도의 두려움 속에서 살았습니다. 궁전이라는 최고의 환경에서 살았지만 그것은 창살 없는 감옥일 뿐이었습니다. 측근 신하조차 믿지 못하고 음식도 독이 들었을까봐 제대로 먹지 못했으며 불면의 밤을 보낸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러시아 공사 웨베르와 선교사 언더우드가 자물쇠를 채운 철가방에 음식을 담아 교대로 궁궐에 나르기까지 하였습니다. 또 밤마다 언더우드와 헐버트, 아펜젤러 등이 돌아가면서 고종의 옆을 지켰습니다. 그러므로 궁전 같은 환경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살아가는 태도입니다.

삶의 바른 태도는 감옥 같은 환경도 궁전처럼 살게 만듭니다. 그것은 사도 바울이 웅변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바울은 만년에 거의 감옥에서 생활했습니다. 제2차 전도여행 시 빌립보에서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혔고, 3차 전도여행 후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가이사랴에서 감옥생활을 했습니다. 그 후 로마로 압송되어 감옥생활을 하다, 67년 순교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바울은 감옥에서도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릅니다. 냄새나고 벌레가 들끓으며 착고에 매인 불편한 환경임에도 바울은 주께 찬송을 부르며 마치 궁전의 환경인 것처럼 기뻐합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까? 보통 사람들과 삶의 태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모시고 사는 그에게는 환경이 그리 큰 문제가 될 수 없었습니다. 영원한 하늘나라를 소유하고 있고, 모든 환경을 이길 수 있는 주님을 모시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만만하게 살아갈 수가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로, 그 중심에 그리스도가 있습니다. 그리스도만이 어떤 환경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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