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환이라는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가 언젠가 죽음에 대한 상념에 사로잡혀 불현듯 시 한 수를 썼습니다. “아, 인간은 화장터에서 솟아나는 굴뚝의 연기처럼 그렇게 가리니. 인간이 아무리 거리에서 아우성이요 아귀다툼일지라도 마침내는 돌아와 저 연기처럼 잔잔히 한 줌 불귀의 흔적없는 자취로 돌아가리니 아아, 그 거두어짐은 얼마나 복된 귀향이냐?” 이렇게 시를 쓰고 난 시인은 원고지를 두고 밖으로 나갔다가 급행버스에 치여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그날 자기도 모르게 고별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고 만 것입니다. 인간은 이렇게 덧없고 허무한 존재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흙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이사야 40장 6-8절입니다.
그러나 이 흙으로 된 인간의 연약한 체질 속에 하나님의 신이 임했습니다. 창 2장 7절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 흙은 보잘것없는 것을 말합니다. 지극히 약한 것을 말합니다. 잘 부숴지고 쉽게 부패한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속에 하나님의 권능이 임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생기입니다. 이 하나님의 생기를 성경은 ‘루아흐’라고 불렀습니다. 이 말은 본래 ‘바람’이란 뜻입니다. 숨이요 호흡이란 뜻입니다. 숨은 숨인데 하나님의 숨이요, 바람은 바람인데 생명의 바람입니다.
이스라엘은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비가 오지 않습니다. 10월 중순경, 장막절이 다가오면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비가 오기 전에 먼저 바람이 붑니다. 이 바람은 지중해 쪽에서 불어와 시원한 비를 가져 옵니다. 가뭄에 메마른 땅에 비를 가져오는 바람이 부는 것은 농부들에게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물이 없어 죽어가는 곡식과 산천초목에 비가 쏟아지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이것이 루아흐, 바람입니다. 바람은 생명입니다. 죽음에서 일으키는 생명의 능력입니다. 이 바람이 에스겔 골짜기에 누어 있던 마른 뼈들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오늘 죽어가는 인간들을 살립니다.
우리가 평생 살 동안 한 가지 인정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한 흙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평생 살 동안 한 가지 기도가 있습니다. “하나님, 우리에게 당신의 신을 보내주옵소서. 당신의 생명으로 우리를 살려 주옵소서. 그리하면 살겠나이다.”
[예향의 메시지] 생기를 불어넣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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