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본향에 대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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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고향에 대한 그리움하면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鄕愁) 라는 시입니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처럼 구구절절이 가슴에 닿게 묘사한 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에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멀리 타지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외국에 나가 있는 사람들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6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독일로 떠났습니다. 당시 비행기를 탄다는 것도 꿈같은 일이었고, 월급도 장관월급보다 많았기에 16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에 가서 몇 년을 일하다 보니 그 중에 많은 사람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에 걸려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향수병이 심해서 정신착란증을 보인 사람들만 20여명에 달하였다고 합니다.

성경에도 보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크게 가졌던 사람이 있습니다. 다윗을 들 수가 있습니다. 다윗은 블레셋과 전쟁을 벌였을 때 고향인 베들레헴의 우물물을 마셔보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마셨던 시원한 우물물의 맛이 그리웠습니다. 그러나 베들레헴은 블레셋이 점령하고 있어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다윗의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싸운 끝에 베들레헴의 물을 가져옵니다(삼하 23장). 이렇듯 고향은 인간의 가슴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시편 137편에 보면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 역시, 멀리 떨어진 바벨론 강가에서 예루살렘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육신의 고향으로서의 예루살렘을 그리워한 것도 있겠지만, 그들은 영적인 측면에서 예루살렘을 더욱 그리워했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즐거이 지냈던 그 시절을 그리워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사도 바울의 말대로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습니다.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나그네와 같은 마음으로 이 땅을 살아갑니다(빌 3장). 그러므로 참된 그리스도인은 본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천국에 대한 그리움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가치 있는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육적인 그리움은 때로 인간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과거에 집착하게 만들어 현실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영적인 그리움은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을 굳건하게 만들고 세상의 것에 미련을 갖게 하지 않아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게 만듭니다. 그래서 본향에 대한 그리움이 값진 것이고, 천국을 그리워하는 그리스도인들이 행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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