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배 칼럼] 희생적 사랑이 가정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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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배 목사
▲송기배 목사

가정은 이해의 관계가 아닌 사랑의 관계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꾸준히 증가 중인 이혼은 가정이 사랑의 관계가 아닌 이해의 관계로 변해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함께 사고방식까지 서구화돼 이제 가정에서조차 희생적인 사랑을 바라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부모와 자식 간에, 부부 간에 오가는 사랑이 당연히 받아 누릴 수 있는 권리같은 것이 됐다.

가족 간의 이해관계는 강조되고 가족을 위한 희생적인 사랑은 약해져 가고 있는 현실을 보며 우리는 성경의 룻기에 나오는 나오미와 룻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흉년을 피해 들어갔던 모압 땅에서 남편인 엘리멜렉과 두 아들인 말론과 기룐을 잃고 과부가 된 나오미는 남아 있는 유일한 가족이라 할 수 있는 두 며느리인 오르바와 룻을 데리고 다시 흉년을 피해 유다로 돌아가려고 길을 떠난다. 어디 한 군데 믿고 의지할 곳 없이 두 아들과 남편을 잃고 경제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한 나오미의 가정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나오미와 룻, 두 사람의 희생적인 사랑은 파탄의 지경에 이른 가정을 다시 세워 일으킨다. 유다로 돌아오는 길에서 나오미는 두 며느리마저 떠난다면 외롭고 쓸쓸하게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미는 두 며느리의 장래를 위해 각각 어미의 집으로 돌아 갈 것을 간절히 권면했다(룻1:8). 자신의 안위를 위해 끝까지 며느리들이 자신 곁에 남아 주기를 당부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축복하며 자신을 떠나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다른 가정을 꾸릴 것을 강권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희생적인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 또 시어머니 곁을 떠난 오르바와 달리 룻은 시어머니인 나오미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한다(룻1:16). 룻 또한 철저히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남편은 죽고 자녀들도 없는 상황에서 룻에게 시어머니인 나오미의 제안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룻은 희생적인 사랑으로 나오미와 함께 하는 길을 택해 결국 복된 가정을 세우게 된다.

시어머니인 나오미와 며느리인 룻의 관계는 이해관계가 아닌 희생적인 사랑의 관계였다. 이러한 사랑의 관계만이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가정, 복 받는 가정을 세워갈 수 있다. 갈수록 대화가 단절되는 가정 속에 가족 구성원으로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 가족들과 나와의 관계는 어떤 관계인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송기배 목사(21C가정행복학교 대표, 반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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