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이 성령충만이라고 할 때,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이 있다. 그것은 일단 마음이 뜨거워야 하고, 요란스러워야 한다. 박수도 힘껏 치고, 큰 소리로 통성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방언기도를 하고, 금식을 하며, 철야기도를 하면 그는 틀림없이 성령충만한 사람이다. 정말 그런 것일까? 그런데 왜 사랑하지도 못하고, 싸우고 분열을 일삼는 것일까? 만일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충만한 삶을 산다면, 이 땅의 교회들이 분열과 반목의 상처를 갖고 서로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성령충만은 서로 사랑하고, 하나되게 하기 때문이다.
성령충만은 무엇보다도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요한은 예수님께서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리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는 그를 믿는 자의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요7:38-39)”고 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받아서는 안될 불의한 돈을 받았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받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먹었다고 말한다. 배는 더러움과 욕망의 상징이다. 그가 아직도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의 기도소리가 제아무리 유창하고 간절하다 할지라도 그는 성령충만한 사람일 수 없다.
녹은 쇠에서 생겨난다. 그런데 쇠에서부터 나온 녹이 결국은 쇠를 잡아먹는다. 그래서 녹이 무서운 것이다. 인간의 욕망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욕망은 마음의 욕심으로부터 생긴다. 그런데 그 더러운 욕심이 내 인생을 파멸시켜버린다. 누가 성령충만한 사람이겠는가? 욕망으로부터 자유한 사람이다.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 오라”고 말씀하셨다. 자기부인은 무엇을 부인하라는 말인가? 자기 욕망을 부인하라는 말이다.
우리가 욕망으로부터 자유하는 성령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바로 자족하는 마음이다. 지금 있는 이 상태에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믿음도 성령충만도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바울 사도는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궁핍함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1-13)”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말씀 중, 마지막 한 절만을 사랑하는가? 그래서 욕망을 불태우고, 욕망을 좇다가 망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지금 있건 없건 풍부하건 궁핍하건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아니하고, 자족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사도 바울은 “내 배에서 생수의 강이 터질 때에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고 고백했던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욕심을 비울 때, 능력을 주시고, 능력으로 채워 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할 수 있는 능력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바울은 사랑하는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이 큰 유익이 되느니라.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 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6:6-8)” 자족할 줄 아는 사람만이 경건할 수 있다. 욕망의 사람은 경건과는 거리가 멀다. 자족하는 사람만이 성령충만할 수 있다. 성령충만하게 되면, 자족하게 된다. 우리는 하나님이 내 형편과 체질까지도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지금 내 형편이 나에게 꼭 필요해서 주시는 것들이 아니겠는가? “내가 가난해도, 설령 내가 병들었어도, 그것이 나에게 필요해서 하나님이 허락한 것이다”고 믿을 때 우리는 자족할 수가 있다. 이것이 성령충만한 역사다.
[박원근 칼럼] 성령충만은 욕망으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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