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 “세례 받을 때 눈물 났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세례 받은 후 가장 변화된 점은 인간의 오만 버리게 된 것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

“그동안 누군가에게 몸을 맡겨본 적이 없었다. 얼마나 외로운 삶인가. 혼자 바들바들하면서 여기까지 온 내가 너무 불쌍했다. 가장 사랑하는 내 딸도 얼마나 쓸쓸했을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이 CBS TV <영화감독 이장호, 누군가를 만나다>에 출연해 최근 기독교 세례를 받은 때의 심정을 고백하고 삶과 신앙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이어령 前 장관은 22세 때 문단에 데뷔한 이후 새로운 비평문화를 개척하며 50년 이상 장구한 문학예술 활동을 해왔다. 크리스천이 된 후의 삶의 변화에 대한 질문에 이 前장관은 “과거 오류로만 보였던 성경이 지금은 구슬을 꿰듯 새롭게 읽힌다”며 “세례 받는 순간에 혼자 바들바들하면서 여기까지 온 내가 너무 불쌍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세례 받을 때의 심정을 고백했다.

방송에서 이장호 감독이 이 前 장관에게 지식인이자 복음의 사도 ‘바울’을 떠올리게 된다고 하자 이 前 장관은 “나는 바울이 아닌 도마이다.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지식인이다. 그러나 ‘도마’도 물에 빠지면 허우적거리고, 철저한 절망의 궁극에 이르면 ‘욥’처럼 영성의 소리를 듣게 된다”며 절망을 겪으며 지성인에서 기독교인으로 귀의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신앙인으로서의 시련과 박해를 각오하면서 ”지금까지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았지만, 이제는 영성과 천국이 있는 문지방에서 지금까지 전력투구한 삶과 마지막 나를 던지는 처절한 도전 앞에 서있다”라며 신앙인으로서의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세례를 받은 후 가장 변화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前장관은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예로 들면서 “세례 받기 전까지 나는 토끼 인생이었다. 나는 잘났고,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그게 아니다. 나는 거북이다. 그동안 얼마나 잘못 살아왔고 얼마나 많은 것이 부족했었는지... 인간의 오만을 버리는 것이 크리스천으로서 가장 큰 변화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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