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인터넷 실명제운동을 시작하며

|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일어난 범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범죄에는 피해자가 있기 마련이고 범죄에 대한 처벌이 없다면 범죄는 쉽게 반복될 수 있고 피해자는 그만큼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분명히 법치국가이고 법을 존중하는 국민들이 많아질 때 나라는 보다 더 질서 있는 모습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일어난 범죄에 대해 처벌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줄이는 것입니다.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조건을 만들어 놓은 후 범죄를 처벌하는 일은 없겠지만 범죄 환경을 내버려두고 개선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줄일 수 있는 범죄를 방치하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형매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 진열된 제품들을 보면서 갖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중 일부는 잘못된 욕망으로 인해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쉽게 물건에 손을 대지 못하는 것은 매장용 카메라와 계산대에 있는 감시 기능 때문입니다. 몰래 손가방이나 주머니에 집어넣고도 걸리지 않는 환경이라면 그만큼 훔쳐가는 사람들이 늘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이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터넷 범죄에 대한 것입니다. 여러 가지의 인터넷 범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익을 위해 거짓 정보를 올린다든지, 누군가를 향한 인신공격성 글을 게시한다든지, 그도 아니면 잘못된 방향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는 내용도 있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악플(악성 댓글)이라고 하는 것은 그 대상이 된 사람들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가기도 하는 끔찍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악성 댓글이 얼마나 널리 퍼져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자살한 연예인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악성 댓글로 인해 인터넷 게시판이 거의 쓰레기장 수준이 되어 들여다보는 모든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범죄 수준에 해당하는 댓글에는 처벌이 따르지만 그것이 곧 환경은 바꾸지 않고 처벌만 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막말이나 욕설, 인신공격성 글이나 추접한 이야기들을 올리는 사람들은 99% 이상이 실명이 아닌 익명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분이나 정체가 드러난 상태에서 보기 흉한 악성댓글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익명이 되면 마치 지킬박사 안에 숨어 있는 괴물 하이드가 뛰쳐나오듯이 온갖 섬뜩한 글을 배설합니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실명제는 꼭 필요합니다. 책임성을 가지고 글을 올리고 생각을 주고받는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말입니다. 지금 상태로 인터넷 세상을 방치한다면 온갖 범죄가 일어날 것이며 그에 대한 처벌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범죄자를 양산해내는 인터넷문화가 되도록 방치한다면 그 대가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그런 끔찍한 사태를 실명제가 막아낼 수 있습니다.

다음의 아고라 한 곳만 들여다보아도 익명으로 인한 악성 댓글의 폐해를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정치방이나 종교방, 그리고 [디워] 문제로 설전이 벌어지던 때의 문화 방 등에서 얼마나 많은 욕설과 상호비방이 일어났는지 모릅니다. 한 나라 안에 살면서 왜 이렇게 원수처럼 으르렁대는가 하는 한탄이 저절로 일어납니다. 비판의 차원이 아닌 비방의 차원, 자기 의견 개진의 차원이 아닌 인신공격의 차원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다음에서 그와 같은 현상을 방치하는 것은 다분히 상업적인 의도가 짙다고 생각합니다. 포탈사이트의 경우 많은 방문자는 곧 사이트의 인지도와 연결되고 광고수익과도 직결됩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야 포탈이 이익을 얻는 것입니다. 익명을 통해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토론이 격해서 싸움 수준이 되면 묘하게도 찾는 사람들의 숫자는 기아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다음은 그것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다른 곳도 마찬가지고).

다음이 이미 기업이고 기업의 목표가 이윤추구라고 하는 것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제가 생각한 대로 이익을 위해 익명성을 통한 악성댓글을 방조하는 것이라면 다음은 기업이 또한 사회에 공헌도 해야 한다는 측면을 놓친 것이 될 것입니다. 아니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저분하고 끔찍한 게시판의 댓글들을 막을 수 있는데도 막지 않은 것이니까요.

실명제를 실시할 경우 지금 당장엔 손해를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올리는 사람들의 경우 전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수의 글을 올리게 될 것이고 이전처럼 함부로 말하던 것들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방문자 수도 줄고요.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사회를 밝게 만드는데 고상한 역할을 한 것이 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를 통해 다음을 비롯한 여러 인터넷 공간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여러 악성댓글로 인한 범죄들이 사라지기를 기대합니다.

윗글은 인터넷 신문이나 여러 매체를 통해 개재할 것이고 실명제가 이루어질 때까지 실명제를 위한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구체적인 악성 댓글의 내용들을 올려보겠습니다.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