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폐지를 교회개혁으로 보는 이들이 있어서 충격을 받았고 그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뜨겁습니다. 주로 개혁을 말한다고 하는 분들과 제가 언급한 숭사리개혁포럼의 멤버인 분들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상당한 양의 글을 올리면서 십일조를 말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강변하였습니다. 십일조를 말하면 그 사람이 교회개혁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말하는 분들도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제 마음을 안타깝게 한 것은 십일조를 말하는 이들이 마치 재물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말하는 것처럼 비판하는 모습입니다. 주님을 위해 충성스럽게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랐던 분들 중에 십일조를 가르친 분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와 있기 때문이며 십일조 폐지에 대한 언급은 성경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서글픕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브라함처럼, 야곱의 서원처럼, 말라기 선지자의 말씀대로 십일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신실한 목회자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가 개혁 대상입니까? 또 더 많은 성도들이 십일조를 드리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분들이 어리석고 미련하며 성경을 모르는 한심한 사람들입니까? 어떻게 그런 식으로 단정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십일조에 대한 글을 올린 후 제 글에 대해 지지해주시던 어떤 분은 비판적인 모습으로 태도를 바꾸셨습니다. 그 분은 [안희환목사 십일조옹호론 실망이다]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저를 비판하였습니다.
“가끔 올라오는
님의 글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십일조 글에서
님도 구태한 십일조 목사임을 자인하는 꼴이 되어
아주 실망이다
이곳은 눈살 찌푸리는 기성교회의 부적절한 행태와
성경에서 벗어난 변위된 변태들에게
오직예수복음 ..초대교회로 회귀해 보자는 개혁장소로 알고 있다
이런 곳에 그런 글을 올린다는 것은
참으로 강한 심장이다
주님의 시절에 쫓아 열매를 맺듯 ..
농부의 마음은 하늘을 우러러 겸손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저는 윗글을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동일하게 한국 교회를 사랑하고 있고, 주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살기 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교회의 개혁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들인데 십일조를 말한다고 해서 [구태한 십일조 목사]라는 식의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저를 향해 실망했다고 하시는 그 분께 저도 같은 말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개혁을 말하는 분들께 실망했습니다라고요.
그 분의 글 밑에 달린 댓글과 그에 대한 그 분의 반응 역시 제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 댓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가 말하면 다 따르는 줄로 착각 하는 목사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예배당에 들어 온 사람들을 똥개 수준으로 취급하는 겁니다. 개새끼는 참 희한합니다. 줄에 매달아 두어도 반항 함 안합니다. 철장 속에 계속 가두어 두어도 원망 안합니다. 살을 에는 듯이 추운 겨울에 늘 밤샘시켜도 원망은커녕 주인만 보면 꼬리를 치며 좋아합니다. 이런 충성스러운 개새끼처럼 여기는 나쁜 독재자가 참 많습니다. 혹 말을 안 들으면 성경 구절을 들이 대면서 협박하기도 합니다. 신도가 충성 안하게 된 것은 인도자 탓이 많은데도.”
이어서 [안희환목사 십일조옹호론 실망이다]라는 글을 올린 그 분이 위의 댓글에 대한 반응을 다음과 같이 보이고 있습니다.
“공감입니다. 똥개(?)들의 괴로운 입장이나 소리를 외면한 채 무식한 것들 가르쳐야 써먹는다고 스피커통 찢어지도록 멍멍거리며 가르치려고만 대드는 개선생들이 우리주변엔 의외로 많지요.”
목회자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사람들을 개에 견주는 그런 표현을 어떻게 저리도 쉽게 할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조금 전까지 서로 예의를 갖추며 글을 주고받았는데 십일조 이야기를 했다는 것으로 저렇게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는지요? 교회에서 받은 상처, 혹은 목회자로 인해 얻은 아픔이 있을 수 있겠지만 위와 같은 반응은 어느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십일조를 교회개혁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갑갑한 마음이 듭니다. 십일조를 드리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 교회개혁의 본질이거나 핵심일 수 없습니다. 어떤 원리와 기준을 나름대로 세우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전부 다 개혁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때 개혁자라고 자처하는 분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정죄에 있지 않음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안희환 칼럼]십일조 폐지에 목숨 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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