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을 말하는 모임들이 여럿 있습니다만 그 중에 [숭사리 개혁포럼]이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저는 수년 전 그곳에 가입을 하기만 하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숭사리 개혁포럼]이라는 곳을 떠올리게 된 것은 그곳에서 보낸 이메일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메일의 주제가 저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십일조의 폐지를 교회개혁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십일조 폐지를 주요 목표중 하나로 삼고 있는 [숭사리 개혁포럼]의 태도를 납득할 수 없었던 저는 곧 바로 글 하나를 썼습니다. 그 제목은 [십일조 폐지가 교회개혁인가?]입니다.(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189273). 그 글에 대한 [숭사리 개혁포럼]의 반응이 있었지만 일일이 반응을 보일 수 없었기에 댓글 등 중 일부를 스크랩 해둔 채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올리려고 생각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숭사리 개혁포럼]의 한 멤버로부터 제안을 받았습니다. [숭사리 개혁포럼]에 글을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시간을 내야한다는 중압감에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숭사리 개혁포럼]의 운영자들이 제기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시간 날 때 응답할 생각으로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숭사리 개혁포럼]에 들러 저에 대해 비판적으로 쓴 글들을 읽었고 [숭사리 개혁포럼]이 십일조만이 아니라 주일성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별 다른 논쟁이나 충돌이 없이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데 어느 날 저를 당혹스럽게 하는 내용의 쪽지가 [숭사리 개혁포럼]으로부터 왔습니다.
“숭사리의 마리안느입니다. 님께서 전체메일을 받으시고 크리스찬투데이와 예향에서 숭사리에 대한 글을 올리셨기에 강퇴조건 2항에 해당합니다. [2. 다른 커뮤니티에서 숭사리를 의도적으로 비방하거나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따라서 숭사리의 활동을 제한합니다.
님의 견해가 다른 것에 대하여는 얼마든지 토론이 가능하고 수용할 수 있지만 숭사리를 떠나 아웃사이더에서 숭사리를 악의는 아니었다 해도 비방하여 운영규칙을 어기셨기에 운영진에서 강퇴를 결정하여 통보합니다. 그렇더라도 다른 곳에서 나름 수고하고 계시기에 님께 주신 은사를 따라 주의 날까지 겸손과 인내로 파이팅 하심을 바라보며 박수를 보냅니다. 평안하십시오^^”
비록 마지막 부분에서 격려의 말씀을 하시고 박수를 보낸다고 하였지만 그다지 좋은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강퇴라고 하는 것은 제명이나 다름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운영자 중 어느 누구도 제게 해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는 점입니다. 강퇴조건 2항에는 분명히 “다른 커뮤니티에서 숭사리를 의도적으로 비방하거나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라고 기록되어 있고 제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제명하였고 그 과정에서 해명도 듣지 않았으니 갑갑한 일입니다.
솔직히 저로서는 [숭사리 개혁포럼]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을 가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활동하던 곳도 아니고 그것을 통해 제가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마음도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교회개혁을 말한다면서 한 사람을 강퇴시키는 일조차 합리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혁을 말하면서 기성 교회들이 권위주의적이라며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는 이들이 정작 자신들은 더 권위주의에 묶여 있음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마리안느님께 간단한 답장을 보냈습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숭사리를 의도적으로 비방하거나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라는 항목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 비방을 한 적이 없으며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더욱 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결정하셨다면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결정 사항에 대해 다시 한 번 심사숙고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평안하시길^^)
그러나 그 후로 어떤 설명이나 답장도 없었습니다. 실망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교회에서 정당한 사유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인 하나를 쫓아낸다면 난리가 일어날 것인데 그런 현상에 대해 거품을 물고 비판하는 소위 개혁자들이 그와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보니 [숭사리 개혁포럼]의 개혁 취지란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앞으로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십일조 폐지와 주일성수에 대한 비판 등을 열심히 할 생각인 모양입니다. 자신들이 비판하는 모습을 자신들이 답습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한 채 말입니다.
(아마 이 글 때문에 저는 저에 대한 강력한 공격자들을 만들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안희환 칼럼]숭사리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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