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의학원, “높은뜻숭의교회, 대강당에서 나가달라”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김동호 목사 “길거리 예배 드릴 각오 돼있다”

				▲숭의여대 대강당에서 예배드리는 높은뜻숭의교회 성도들
▲숭의여대 대강당에서 예배드리는 높은뜻숭의교회 성도들

재단법인 숭의학원(학장 박남숙)이 높은뜻숭의교회측(담임 김동호 목사)에 올해 말까지 숭의여대 대강당을 비워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식년을 맞아 미국에 머물다 잠시 귀국한 김동호 목사는 31일 송구영신예배 설교에서 “2008년 12월 30일까지 예배당을 비워달라는 공문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평소 교회가 외적 성장과 교세 확장에 치우치는 것을 경계해왔던 김 목사는 지난 2000년 성도수 6천여명에 이르는 동안교회(현 담임 김형준 목사)담임 직을 돌연 사임한 이후 높은뜻숭의교회를 세운 뒤 그간 숭의여대 대강당을 주일예배 장소로 사용해 왔다.

기독사학인 숭의학원 역시 김 목사의 그러한 뜻에 동참해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150석 규모의 소강당을 제공했으며 성도수가 늘어난 이후에는 지금의 대강당을 유지비만 받고 내어주었다.

하지만 김 목사가 안식년을 맞이한 지 채 세 달이 지나기도 전 갑자기 숭의학원 측으로부터 이 같은 요청을 받음에 따라 새로운 성전 마련이 시급해졌다. 숭의여대 관계자는 “학과 구조 확대로 인한 공간 문제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설교에서 김 목사는 “아침에 공문을 전달받고는 체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밥을 먹었다. 염려되고 자존심이 상해 잠을 못잤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목사는 “하지만 무언가 불끈 주어지는 것이 오랜만에 반가웠다. 이제야 우리교회가 좋은 교회가 될 순간인 것 같았다”며 “지난 6년간 싸울 일 없고 순탄했었는데 이제 다 같이 기도할 것 아닌가. 죽어도 하나 될 것 아닌가. 이것 때문에 교회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모든 일이 있으면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싸우면 7일이고 도망가면 40년이다. 학교를 적으로 보진 않고 앞으로도 그렇게 보진 않겠지만 중요한 싸움이다. 싸움에서 승리하자”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번 문제에 대해 ‘보이지 않는 성전 건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단이 보이지 않는 성전에 방해를 놓으려면 보이는 성전을 가지고 방해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희년 프로젝트로 명명된 ‘보이지 않는 성전 건축’은 눈에 보이는 건물이 아닌 진정한 ‘성전’의 의미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빈민자활, 통일한국, 기독인재양성 세 가지를 중심으로 높은뜻숭의교회가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는 사업이다.

김 목사는 동안교회 담임 시절 건축 헌금을 모두 개척 교회라는 ‘보이지 않는 성전’ 건립을 위해 사용하였을 때 오히려 ‘보이는 성전’은 하나님께서 건축해주셨다고 간증해왔다. 이 같은 역사가 높은뜻숭의교회에서 재현되기를 기대한다며 예배당을 신축하는 대신 2백억 ‘희년헌금’ 약정을 목표해 사업에 박차를 가해오고 있다.

김 목사는 “하지만 절대로 세상 식대로 싸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높은뜻숭의교회와 숭의학원 모두가 승리하는 싸움을 하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보이는 성전을 위해서는 싸우지 않겠다. 그럴 리 없겠지만 길바닥에서 예배드리는 한이 있어도 오직 우리게 주신 사명, 보이지 않는 성전에만 올인 하겠다”라며 “죽으라면 죽겠다. 그만두라면 그만두겠다. 길바닥에서 예배드릴 각오가 되었나. 비오면 우산 들고 예배드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군대에서 병장이 자살하는 것 봤는가.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해도 간다는 말이 있다”며 “구원받은 우리에게 승리는 이미 결정 된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 이루어질 때까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숨도 쉬지 않겠다”고 말해 당면한 문제에 연연하지 않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것임을 내비쳤다.

또 김 목사는 “연말에 카드를 받으면 예배당을 근사하게 지은 사람들은 카드에 꼭 교회 사진을 넣어놓는다. 우리도 작심하면 최첨단 예배당을 짓고도 남지만 보이지는 않아도 우리가 하는 일이 훨씬 아름다운 성전이다”라고 성도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감정에 복받쳐 미워하지 말고 6년 동안 예배드리게 한 것에 감사하고 축복해야 한다”며 “싸움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기도다. 1년간 그렇게 싸우고 승리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장호 전임 목사도 “다른 대안을 생각하고 있지도 않고 12월 말까지 장소를 찾는 것도 마땅치 않다. 보이지 않는 성전 건축에 전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 당초 계획대로 3개월여에 한번 씩 교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또한 희년프로젝트 중 ‘통일한국’의 일환으로 평양과기대 건립을 지원하고 있는 김 목사는 4월 8일로 예정 되어있는 개교식에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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