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인터넷 실명제는 왜 필요한가?

|  
				▲안희환 목사
▲안희환 목사

인터넷 실명제는 게시판에 선거에 관한 의견을 게시할 때 의견 게시자가 기입하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후 일치하는 경우에 한하여 의견을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합니다. 2004년 3월 12일 개정 공포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에 규정된 개념입니다. 그러나 선거만이 아니라 인터넷 사용 전반적인 부분에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왔습니다.

-이러한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된 배경은?

인터넷 사용시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부작용들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익명성을 바탕으로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쉽게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1) 반말은 기본입니다. 상대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가리지 않고 반말을 해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2) 막말이 있습니다. 반말보다 한 단계 더 나간 것인데 조롱하고 비웃고 깎아내리고 공격하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3) 욕설이 있습니다. 이 역시도 흔한 현상입니다. 게시판에서 욕설을 올리지 못하게 한 경우 글자조합을 교묘하게 재정리해서 욕설을 올리곤 합니다. ㄱ 을 먼저 쓰고 한 칸 뛴 다음 ㅐ 를 쓰면 “개”라는 글자가 작성되는 식입니다.
4) 거짓말의 유포입니다. 상대가 하지도 않은 것을 했다고 퍼뜨리는 경우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의 경우를 가끔 겪습니다. 욕을 하지도 않았는데 수없이 욕을 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난처하게 하려는 시도들을 종종 경험하였습니다.
5)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입니다. 사실 자신이 욕을 먹는 것보다 더 타격이 큰 부분입니다. 제 경우엔 제 아들을 들먹이며 못할 말을 하는 것을 겪어보았습니다.

-현재 인터넷 실명제가 얼마나 시행되고 있나?

대다수 포탈의 경우 로그인을 해야 댓글을 쓰는 것이 보편적인데 실제적으로 실명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것은 새로 가입할 경우 본인 이름으로 가입된 휴대폰이나 전화를 통해 본인 확인을 하고 가입을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 번호를 알면 얼마든지 가입하고 필명을 새로 자은 다음 글을 올릴 수 있었던 것과는 딴판입니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에도 일단 한번 정도는 그처럼 실명 확인을 거쳐야 나중에 자유롭게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제가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뉴스의 경우에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게시판에서 이전처럼 마음대로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것이 아니라 실명 확인을 한 후 글을 쓰고 댓글을 달 수 있게 해놓았는데 마구잡이의 글을 차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실명제, 과연 필요한 것인가?

인터넷 실명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사이트 중 미디어몹이 있습니다. 그곳은 좌파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우파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보다 많습니다. 또한 기독교에 대해 우호적인 사람들보다 공격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윤리적인 면에서도 동성애나 낙태 등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습니다. 조선일보의 블로거들과는 반대되는 성향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동일한 제 글이 조선일보 블로그에 실렸을 때와 미디어몹 블로그에 실렸을 때 전혀 다른 반응을 일으킵니다. 제 경우 우파에 가깝고, 기독교인이며, 윤리적인 면에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히 미디어몹에서는 여러 면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미디어몹의 체계가 바뀌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로그인을 한 블로그의 주인은 자기 글에 달린 댓글의 아이피 주소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그것을 통해 확인해 보니 다양한 필명이 사실은 한 사람에 의해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 경우 하나의 아이피를 차단하면 다양한 악성댓글들은 순식간에 침묵 모드로 들어간다고 하는 점입니다.

그 후로 많은 사람이 공격하는 듯한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다 보니 댓글이 자연스럽게 순화되었고 이전처럼 막말이나 욕설, 인격모독적인 내용의 댓글들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를 할 경우 위의 효과 등을 경험할 수 있고 그 외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월 3일 오전 은혜와진리교회 대성전(담임 조용목 목사)에서 ‘제2회 한국교회 기도의 날’이 개최됐다.

“한국교회, 불의에 침묵 말고 나라 바로잡길”

대통령의 비상계엄, 자유민주 헌정질서 요청 목적 국회, 탄핵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증거도 기사뿐 공산세력 다시 정권 잡고 나라 망치도록 둬야 하나 12월 20일 각자 교회·처소에서 하루 금식기도 제안 대한민국기독교연합기관협의회, (사)한국기독교보…

이정현

“이것저것 하다 안 되면 신학교로? 부교역자 수급, 최대 화두 될 것”

“한국 많은 교회가 어려움 속에 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국 믿음의 문제다. 늘상 거론되는 다음 세대의 문제 역시 믿음의 문제다.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교회는 부흥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지금도 다음 세대가 살아날 수 있고, 믿음만 있으면 앞으로도 교회…

김맥

청소년 사역, ‘등하교 심방’을 아시나요?

아침 집앞에서 학교까지 태워주고 오후 학교 앞에서 집이나 학원으로 아이들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 내 시간 아닌 아이들 시간 맞춰야 필자는 청소년 사역을 하면서 오랫동안 빠지지 않고 해오던 사역이 하나 있다. 바로 등하교 심방이다. 보통 필자의 하루…

윤석열 대통령

“탄핵, 하나님의 법 무너뜨리는 ‘반국가세력’에 무릎 꿇는 일”

윤 정부 하차는 ‘차별금지법 통과’와 같아 지금은 반국가세력과 체제 전쟁 풍전등화 비상계엄 발동, 거대 야당 입법 폭주 때문 대통령 권한행사, 내란죄 요건 해당 안 돼 국민 상당수 부정선거 의혹 여전… 해소를 6.3.3 규정 지켜 선거범 재판 신속히 해야 수…

한교총 제8회 정기총회 열고 신임원단 교체

한교총 “극한 대립, 모두를 패배자로… 자유 대한민국 빨리 회복되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혼란과 갈등 속에서 평화와 화합을 소망했다. 한교총은 국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정치권…

차덕순

북한의 기독교 박해자 통해 보존된 ‘지하교인들 이야기’

기독교 부정적 묘사해 불신 초래하려 했지만 담대한 지하교인들이 탈북 대신 전도 택하고 목숨 걸고 다시 北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알려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된 두 명의 북한 지하교인 이야기가 최근 KBS에서 입수한 북한의 군사 교육 영상, 에 기…

이 기사는 논쟁중

윤석열 대통령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그대에게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광분하는 사람들 잘 알려진 대로 빙산은 아주 작은 부분만 밖으로 드러나고, 나머지 대부분은 물에 잠겨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고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