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목회자 권위를 허무는 것이 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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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
▲안희환 목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권위부재의 시대입니다. 권위와 권위주의라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 채 모든 권위를 무시하는 경향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무게를 잡고 영향력을 휘두르려고 한다면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누군가가 특정한 위치에 있고 그 위치에서 존중받아야할 권위마저 우습게 여겨진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인정되어야할 권위가 얼마나 무시되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예를 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먼저 부모들의 권위가 자녀들에 의해 인정되지 않는 것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들의 권위가 학생들이나 학부모에 의해 무시되는 현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요. 연장자들에 대한 권위 같은 것은 날아가 버린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조차 무례하게 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낯선 노인에게 격식을 갖추지 않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이런 글을 쓰면 꼭 나오는 반박이 있습니다. 부모가 부모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생이 선생답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보이니까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할 수는 없으며 그만큼의 인격을 갖추어야 대접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많은 문제점들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 상대의 자격 요건에 따라 존경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만큼 지금 세대가 권위라고 하는 것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세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권위 문제는 교회에서 목회자들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제 목회자라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표시하는 교인들의 거의 없습니다. 목회자가 말씀과 기도에 집중하지 않는 한, 인격적인 뒷받침이 따르지 않는 한 더 이상 교인들은 목회자라는 것만으로 존경을 표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뭐라고 할 생각이 없습니다. 올바로 서 있지 못한 목회자의 책임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인격적 결함이나 도덕성의 문제 때문에 목회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권위 자체가 싫어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저희는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기가 회계할 자인것 같이 하느니라 저희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히 13장 17절)”라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단이라고 하는 말은 “대적하는 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살아가고 있는 문화는 권위라는 것 자체에 대한 반발로 인해 존중해야할 권위마저 허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단이 문화 속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권위 비슷한 말만 꺼내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바보 취급당하기 딱 좋습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자는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 자체를 거부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해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그다지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교인들, 특히 청년들이나 아이들을 너무 편하게 대해서 가볍게 보이니 조금 더 무게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인들이 저를 우습게 여기거나 함부로 대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교인들을 대할 때 주님께 하듯이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고요. 권위가 무너지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를 존중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목회자의 권위를 허무는 것이 개혁인 듯 생각하고 말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점검해 보아야할 것입니다.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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