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언론의 교회 비판 너무 일방적이다

dwkim@chtoday.co.kr   |  
				▲안희환 목사
▲안희환 목사

MBC 뉴스 후가 종교계의 면세 문제를 다룬 후 종교 단체와 성직자들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여론이 팽배합니다. 그런 여론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마녀 사냥 식으로 교회 전체를 매도하는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대형교회들이 전체 교회에 비해 극히 적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전체 교회의 3%도 되지 않는 대형교회를 집중 조명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교회를 기준으로 전체 교회를 판단하게 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로 대형교회까지는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를 교인 수 300명 정도로 잡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 정도 인원을 가진 교회 역시 전체 교회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통계 역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셋째로 미자립교회가 전체 교회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점 역시 간과되고 있습니다. 일 년 전체 예산이 2000만 원 이하인 교회를 미자립 교회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임대료, 관리비 등을 빼면 생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런 교회들이 전체 교회의 50% 가량 된다고 들었습니다.

넷째로 국민들이 세금을 낼 경우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는 반면 극빈자인 경우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 원리로 큰 교회들로부터 세금을 거둔다면 그만큼 어려운 교회들의 경우 지원도 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섯째로 대형교회들 이상으로 큰 수입을 올리고 있는 곳이 불교의 대형 사찰들인데 방송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교회로만 집중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뉴스 후의 경우도 종교계의 면세 문제를 다룬다고 한 후 몇몇 교회들에게 집중하였는데 형평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여섯째로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온누리 교회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금을 내고 있었는데 세금 문제를 다룬 것이라면 이런 부분을 집중 조명할 수도 있는데 부정적인 것만 부각시켰다는 점에서도 무리가 있습니다. 잘한 점만 말하란 이야기가 아닙니다. 양 측면을 모두 드러내는 것이 공정하다는 것입니다.

일곱째로 교회 재정을 공개하라고 하는 여론이 있는데 무지한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재정이나 가정의 가계부조차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공개하라고 하면 오히려 무지하다는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교회의 재정을 외부에 노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월권행위일 수 있습니다.

여덟째로 교회 재정은 대다수의 교회에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직원회의나 사무총회 시에 직원들이나 전 교인들 앞에서 공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간혹 물의를 일으키는 교회도 있지만 대다수 교회는 모든 재정이 공개되며 재정 운영도 예산에 따라 집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 교회들이 더 많은 부분을 선교와 구제와 사회봉사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그 동안 더 많이 베풀지 못했던 교회들의 모습을 변호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형편이 좋다고 해서 호화롭게 생활하는 일부 성직자들의 모습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성직자의 길에 들어섰다면 마음을 비우고 욕심의 종이 되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금의 요란한 국민 여론이나 교회를 매도하는 현상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회를 섬기는 교회들마저 도매금으로 비판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고요. 고칠 것은 고치되 잘한 부분은 그 나름대로 인정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아쉽습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비판 왕따 아이 눈물 울음 비난 손가락 손가락질

성찰, 남 비판 앞서 자신 돌아보고 살피는 것

비판 싫어하면서, 비판 즐겨해 거듭난 성도들, 비판 못 버리나 사탄의 열매, 암의 뿌리 될 뿐 당사자 없을 땐 이야기 말아야 4. 비판의 후유증 생각 없이 그저 재미 삼아 비판을 즐기는…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기총 정서영-미즈시마 대사 환담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 미즈시마 日 대사 만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로”

부모 권고로 유년 시절 천주교 종립학교 다녀 이스라엘 대사 거치며 성경에 대해 많이 생각 해결할 문제 있지만 경제·안보 등 윈윈 가능 한·일 공통 과제 협력 위해 한기총 역할 부탁 정 대표회장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중요해 자유민주주의 양국, 이해하며 …

임신 중절 수술 홍보

“‘36주 낙태 브이로그’에 ‘낙태 잘하는 곳 광고’까지…”

형법의 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낙태법 입법 공백이 4년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명윤리·학부모·프로라이프 단체들이 일제히 조속한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36주차 임신 중단(낙태)’ 브이로그가 국민…

다큐 인사이트

KBS <다큐 인사이트>, 동성애 일방적 미화·권장 방송

‘아빠만 2명’인 女 4세 쌍둥이 등장시켜 ‘특별한 가족’ 주장 엄마 없는데 ‘조금’만 다르다? 10.27 연합예배 이후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에 대한 문제점이 사회적으로 조명되고 있지만, 각종 미디어에서…

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

“유신진화론, 하나님 직접 창조 부인… 과학의 성경 지배”

유신진화론 개념 7가지와 비판 1. 초자연적 개입 제한, 간접 창조 → 하나님 무로부터의 창조 확고 2. 방향성 있는, 우연/인도된 진화 →설명 불가능 문제 해결 딜레마 3. 진화론 이어 그릇된 자연신학 →기독교의 하나님과 다른 신 돼 4. 특별계시 제한하는 창조…

열혈사제 2

<열혈사제 2>: 교회 이미지 희화화와 자정능력 상실

천주교 신부들이 주인공인 SBS 드라마 가 시작됐습니다. 김남길(김해일) 신부와 박경선(이하늬)를 비롯해 김성균(구대영), 백지원(김인경) 등 1편 출연진들 외에 성준(김홍식), 서현우(남두헌), 김형서(구자영), 김원해(고독성), 고규필(오요한), 안창환(쏭삭), 한성규(…

김기창 예수의 생애

전쟁 당한 국민들에 위로와 희망 준 김기창 화백

성경 테마 역사적 회화 완성 조선 풍속화 양식 예수 생애 제한된 색조, 엄숙함 증폭해 ‘집단적 기억의 형태’로 계승 사회봉사, 더 깊은 예술세계 예술 탁월성 의미 있게 사용 김기창(1914-2001)은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 박래현의 처가집이 있는 군산 인근의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