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안티들의 황당하고 억지스러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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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고등학교 시절 [지와 사랑]이라고 하는 헤르만 헷세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처음 그 책을 접하면서 혹시 삼류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법 야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책을 읽고 난 후 헷세의 다른 작품들도 읽게 되었습니다. 크놀프 삶으로부터의 세 이야기, 황야의 이리, 고독한 영혼, 데미안, 유리알 유희, 기타 등등.

지금에 와서 저는 [지와 사랑]이 삼류 소설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로 대변되는 인간의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지와 사랑]을 이렇게 이야기 식으로도 엮을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나올 뿐입니다. 야한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아이들이 읽어선 안 될 19금으로 지정해야 한다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좋은 책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19금 도서로 지정되고 말 것입니다.

최근에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티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들을 공격하고 교회를 공격하다가 심심해졌는지 이젠 예수님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입니다. 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들이 정작 자신들은 한 종교의 창시자를 향해 인용하기도 부끄러운 욕설을 함부로 내뱉고 있으니 쓴웃음이 저절로 납니다. 타인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유명한 명제가 안티들에게 딱 들어맞습니다.

이렇게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이는 안티들이 지금 전력을 기울여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성경을 19금 도서로 지정되게 하는 일입니다. 안티들의 사이트인 반기련에 가면 성경 19금을 위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그것을 법제화해보려고 안달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활동은 반기련 사이트만이 아닌 포탈 사이트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음 아고라에서 필명 [호시조라]는 [성경을 19금 도서로 선정해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1000원샵에서 냄비 받침대로 팔 수 있도록 추가해야 하고 그리고 고깃집에도 불 지필 때 쓸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성경책 만든다고 쓰는 종이재료가 아까울 따름). 왜냐, 성경이 19금 도서인 이유는 너무 음란하고 저질스럽고 폭력적인 내용이 많아서입니다. 구약 보시면 야훼가 초딩만도 못한 인격장애인인지 꼴리는대로 사람 쳐 죽이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딸이 아빠 먹는 근친상간의 장면도 나오며 그외 기타 등등 돌로 사람 쳐죽이고 전지전능한 파워로 사람들 잔인하게 괴롭히는 모습이 수도 없습니다(인종 차별의 내용도 다수 포함). 어린애들이 성경보고 뭘 배우겠습니까? 사실 아이든 어른이든 성경 봐서 뭐 얻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게임을 하도록 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위와 같은 글은 안티들이 수시로 올리는 단골 메뉴입니다. 성경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문학적 가치, 교훈과 감동을 저토록 단순한 논리로 비난하면서 19금 도서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습니다. 성경엔 선정적인 장면도 있고 폭력적인 장면도 나타나지만 그것은 조장하는 측면이 아니고 인간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뿐인데 그 차이점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도 없이 오늘날의 시각으로 비난만 하고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 얻은 수많은 문화유산도 파괴하자고 할는지…….

안티들은 반기련 사이트에서의 서명 운동 외에 다음의 이슈 청원에서 성경을 19금 도서로 지정하자며 서명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성경 19금 지정 촉구를 위한 1000만인 서명운동

-반기련(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에서 드디어 악서이고, 불량도서이며, 해악의 책인 성경의 청소년 금서 제정 1,000만명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비기독교인, 반기독교인, 무종교인, 타종교인 모두 함께 이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하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간행물윤리위원회에 바이블을 청소년유해도서로 심의를 요청하였으나, 현행법상 종교의 경전으로 분리되어, 심의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종교의 경전이라는 이유로, 청소년 유해도서로서의 심의조차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해럴드뉴스 5.18일자
홍콩에서 성서가 ‘18금서(禁書)’로 지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일부 홍콩시민들이 성서에 담긴 성적이거나 폭력적인 부분을 문제삼으며 당국에 이 같은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군상파괴, 사찰아 무너져라, 전통문화파괴, 예수천국불신지옥의 길거리 및 지하철 전도, 헌법20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함에도 정치세력으로서 종교의 이용 등.. 수많은 기독교 폐해의 배경에는 성경(Bible)이 있습니다.”

다음에서 안티들이 벌인 서명 운동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습니다. 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269명만 서명에 참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처럼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조차도 성경이 소중한 고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데 그런 점을 간과한 채 무조건적인 비난과 자싱들의 구미에 맞는 부분만을 발췌하여 보여준 후 서명을 요청하니 실패가 예견된 서명이기도 했고요.

안티들의 말과 활동을 보면 마음이 상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한 종교의 파괴를 위해 자신 속에 있는 증오심을 불태우는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교회 안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혹은 종교적인 견해 차이로 인해 안티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비껴 생각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를 지나친 안티들의 광기엔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부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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