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독당, 2004년의 교훈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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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사랑실천당(약칭 기독당)의 총선 도전이 날로 탄력을 받고 있다. 기독당은 지난해 말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사랑실천당 창당 준비모임 이후 줄곧 비판적인 여론과 목회자들의 비협조적 태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이후 김준곤 목사와 엄신형 목사 등 교계 지도자급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지 발언과 기독민주복지당과의 합당 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통일교 가정당에 대한 경계심도 한 몫 했다.

이미 기독당의 창당이 현실화된 만큼, 우리는 기독당이 득표율을 떠나 선거 과정과 결과 속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기독당이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4년 전 좌절로 끝났던 한국기독당의 도전 속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길 바란다.

당시 한국기독당 역시 교계 지도자들의 지지 속에서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지역구 후보들이 모두 4% 이하의 득표율에 그쳤다. 한국기독당 관계자는 그 원인으로 ‘창당 홍보의 부족’, ‘기독당에 대한 한국교회 여론의 혼선’, ‘기독인들의 정치 의식 결여’ 등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지금의 기독당이 붙잡고 씨름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먼저 ‘창당 홍보의 부족’이다. 기독당이 교계 지도자들이나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제법 뜨거운 감자로 회자됐으나, 아직 일반 성도들에게는 기독당 창당의 당위성은커녕 기독당의 존재 자체도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독당은 하루빨리 조직을 구성하고, 성도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해 널리 알려야 한다.

기독 정당이나 기독교인 후보가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 ‘인기’와 ‘지지’를 혼동하는 일을 주의해야 한다. 몇몇 유명 목회자들이 표를 많이 얻어다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버리는 편이 좋다. 성도들이 ‘기독교인으로서 존경하는 사람’과 ‘정치인으로서 지지하는 사람’을 냉정하게 구별한다는 사실은 비단 2004년 한국기독당의 사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 없이, 지난 대선에서 정근모 장로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기독당에 대한 한국교회 여론의 혼선’ 또한 여전한 문제다. 2004년 한국기독당에 여러 교계 지도자들이 지지를 표명했다 하나, 그 지도자들이 속한 단체 혹은 교회에서는 이견이 많았다. 심지어 모 교단에서는 후보들 중 해당 교단 소속 성도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기독당과 관련을 맺지 말라는 공문을 소속 교회에 발송하기도 했다. 기독당은 총선 도전이 오히려 교계 분열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되도록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교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 등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또한 기독교인을 상대로 적을 만들거나 상처를 주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기독인들의 정치 의식 결여’는 사실 기독당만이 아닌 한국교회 성도들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설령 기독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한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회에서 수많은 반기독교적인 법안들이 처리되고, 심지어 목회자들이 국회에서 결정된 법안에 반대해 삭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도, 안타깝게도 많은 기독교인들은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혹은 관심을 갖더라도 가시적인 행동으로까지 연결짓지 않는다. 민주노동당이 적은 의석 수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하나하나 관철시켜나갔던 힘이, 비단 소속 의원들만의 열성은 아니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성도들 개개인이 기독당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든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의 도전은 또다시 시작됐다. 기독교인들은 ‘누워서 침 뱉기’식의 비판이나 냉소로만 기독당을 대하기보다는 깊은 관심과 애정어린 조언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독당이 처음의 그 순수한 뜻을 잃지 않고 올곧게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기독당 역시 신앙심에만 호소하는 안일한 태도를 멀리하고, 주도면밀한 선거 전략과 호소력 짙은 정책 개발로 지지를 얻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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