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사순절이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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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요즘 정치나 경제, 사회, 그리고 한국 교회를 봐도 안타깝고 우울한 소식들이 많습니다. 밝고 신나는 소식들이 별로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모든 방면에 있어 희생과 사랑의 정신이 실종되었기 때문입니다. 주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겸손한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큰 소리 치는 사람은 많은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는 교인들은 많이 있는 것 같은데 헌신하는 교인은 없습니다. 최근 방송을 통한 교회의 비판과 국민들로부터 들려오는 교회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왜곡된 보도와 일방적 비판은 문제가 있지만, 많은 부분이 사실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무언가 깨달으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시기는 교회력으로 사순절 기간(2/6-3/22)입니다. 사순절이란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면서 회개와 경건의 삶을 통해 부활절을 맞이하는 기간입니다. 부활주일 전날부터 거꾸로 날짜를 계산해서 40일 기간(주일은 빼고 계산함)을 십자가의 사랑에 감격하며 보내는 시기입니다. 이 기간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희생과 구속의 정신을 가슴 깊이 체험하여 하나님과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여야 하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신앙과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사순절기간,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를 기념하여 금식을 행하고, 경건한 삶을 보냈습니다. 철저히 금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중세시대 때도 금식과 절식을 병행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웃에게 실천하며 지냈습니다. 이 기간 중에는 연극이나 무용, 승마 등 일체의 오락 행위를 중지하고, 화려한 옷과 좋은 음식을 절제하며 예배와 기도, 자선 등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 날인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는 종려나무를 태운 ‘재’ 혹은 ‘숯’으로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며,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을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참회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70, 8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 교회들은 사순절의 이러한 의미를 알기에 이 기간 동안 특별기도회를 갖고 교인들로 하여금 근신하면서 신앙을 쇄신하는 기회가 되게 하기 위해 전심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교회의 모습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세속의 물결이 교회 안에 급격히 침투되면서 점점 사순절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지키는 것은 둘째 치고, 그 말을 들어보지도 못한 교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와 목회자의 책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가 아무리 발전하고, 생활이 분주하고 삶이 고단하더라도 우리의 믿음의 근거와 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있습니다.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십자가 후에 부활이 있다는 것을 잊어 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희생이 있어야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데, 교인들이 희생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섬김을 통해 영광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섬김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혼란과 부패를 막아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그 썩어짐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빛이 빛의 사명을 잃고, 소금이 소금의 맛을 잃을 때 이 사회는 당연히 어두워지고, 썩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우리는 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는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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