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옆에 위치한 캄보디아. 가난하지만 복음으로 주변 공산국가들의 영혼들까지 살리는 “요셉의 곡식창고” 같은 곳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복음 전도자로 세워진 A형제는 베트남에 있던 어느 날, 캄보디아에 관심을 보이며 내게 동역자 한 사람을 보내주면 캄보디아에서 역사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 말했다. 내가 한 형제를 보내자 그는 1주일간 프놈펜에 머물며 처음 선교에 나선 그 형제가 잘 정착하도록 도움을 주고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 캄보디아 선교를 시작하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추방당한 두 선교사 중 한 명은 캄보디아로 가고 다른 한 명은 A형제가 가 있는 이태리로 가게 됐다.
국민 세 명중 한 명이 죽임당한 비참한 나라, 캄보디아
폴 포트 정권 때 캄보디아 국민 삼분의 일인 이백만명 이상이 죽임을 당했다. 캄보디아는 ‘킬링 필드’라는 영화로 그 비극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그들을 수용했던 고등학교 건물을 가 보았는데, 고문기구와 수천 명의 사망자 사진이 아직도 벽에 나붙어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 캄보디아 지도를 해골로 만들어 붙여놓았다. 나는 그곳을 나오면서 캄보디아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진정한 복음을 심어 주어야겠다고 더욱 굳게 결심을 했다.
“일곱 번까지 다시 가라”
내가 다섯 번 캄보디아를 방문하기까지 모이는 현지인들은 계속 다른 사람들로 바뀌었다. 복음은 받아들이지만, 교회가 세워지기는 매우 어려웠다. 쉽게 오지만 또 쉽게 갔다. 주님을 잘 믿고 함께하던 형제들이 6개월 만에 사라졌다. 인도자감으로 기대하며 믿었던 형제도 어느 새 사라졌다. 일곱 번 갔을 때에야 지금의 프놈펜교회 인도자들이 주님께 세움을 받고 교회가 견고하게 건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수백 명을 주님께 인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수도 프놈펜 이외에 3-4개 지방에 교회가 세워져 400-500명의 성도들이(2007년 현재는 8개 교회 1,000여 명)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유난히 기도할 때 눈물이 많은 프놈펜교회 성도들
▲허름한 목조 건물이지만 누구보다도 뜨거운 마음을 가진 성도들이 모여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말씀을 듣는다.
프놈펜교회에는 모여 기도할 때 형제자매들의 눈물이 많다. 흐느끼며 소리내어 울며 기도한다. 그들은 자기 나라 크메르민족을 매우 사랑한다. 찬송에도 캄보디아를 위해 노래하는 것이 많다.
“하나님, 죄 많은 캄보디아 민족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원래는 하나님의 보물이었는데 지금은 죄와 허물로 타락했습니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죄를 사해주시고 구원해 주시옵소서.”
주기도문을 찬송으로 부르는데 특히 ‘주여,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의 부분이 매우 애처롭게 들린다. 가난하다 가난하다 해도 캄보디아 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먹을 게 없다. 그저 앉아서 굶는 사람이 많다.
사역하는 우리 선교사들이 어이가 없고 마음에 걸려서 말씀 전하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먹지도 못한 사람들을 앞에 놓고 무슨 말부터 전하리요. 그곳에서 사역하던 한 동역자는 내게 캄보디아를 잠시 두고 한국에 가서 돈부터 벌어야겠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그는 그들이 배고파 쓰러져 가는것을 차마 볼 수 없다고 했다. 질병이 많고 눈물이 많은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
민간인들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위험한 나라
지금도 캄보디아는 민간인들에게 총기가 있다. 얼마 전에도 한국 사업가가 호텔에서 나오다 총을 맞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 특히 밤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굶어 죽게 된 사람들이 밤에 총을 갖고 나와 오토바이 사냥을 한다. 낮에도 강도들이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을 쏴 탈취하는 방법이다. 프놈펜 시내에서는 오토바이 강도를 잡기 위한 경찰들과 잡히지 않으려는 강도들이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을 가끔 벌인다. 어떤 때는 아이들도 총을 갖고 나와 한몫 끼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아는 프놈펜 대학 교수 한 분도 매우 얌전한 분인데 안전을 위해 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매우 복잡하고 위험한 캄보디아의 도로. 특히 오토바이는 이들에게 탈취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차량을 운전하는 것도, 오토바이를 모는 것도 매우 위험할 때가 많다. 때로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를 달리다 보면 우리 형제들도 곡예하듯 달린다. 나를 뒤에 태우고도 달리는 차 사이를 빠져나가듯 달린다. 먼지는 얼마나 많은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호흡할 길이 없다. 가방은 뒤에 메고 선글라스를 쓰고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위험한 차량 사이를 질주한다. 그러나 마음은 얼마나 행복한지. 이 세상에 어떤 부자도 왕도 부럽지 않다. 주님을 위한 삶이기 때문이다.
중앙선이 없는 도로로 시골에 가다보면 길은 움푹움푹 패이고 앞에서 오는 차와 거의 부딪히기 직전에 살짝살짝 피해서 간다. 간이 작은 사람, 심장이 약한 사람은 그런 차를 타기 어렵다. 위험한 순간이 많다. 때로 차가 없어 밤길을 걸어다니면 위험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언제나 주님의 보호하심을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고, 목숨을 주님께 맡기지 않으면 안 된다.
성령께서 목양하고 다스릴 형제들을 일으키시다
최근 나는 프놈펜 교회로부터 직접 집회에 초청받았다. 이것은 나를 매우 기쁘게 했는데, 이는 그들이 벌써 잘 자라나 교회의 필요를 돌볼 줄 알고, 국경일에 특별 집회를 갖고자 계획했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던 동역자가 그들을 떠났기 때문에 어린 지체들은 상당히 당황하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두 형제와 방콕을 거쳐 프놈펜에 들어갔는데, 내가 프놈펜을 방문한 것은 열한 번쯤 될 것이다. 프놈펜교회 인도자들은 지난번보다 조금 작은 모임장소를 얻어놓고 몽꼴보라이 지역의 성도들도 초청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첫날부터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들의 찬양과 기도 소리는 매우 뜨거웠다. 집회는 모두 8번 했고 우리는 집회 때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서 말씀을 전했다. 첫날은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해서 복음을 전했다. 집회가 더할수록 성도들은 위로와 힘을 얻고 소생됐다. 마지막 저녁 집회에 성령은 프놈펜 교회에 인도 직분을 세우도록 인도하셨다. 모든 성도들이 눈물을 흘렸다. 비록 어린 교회이지만 성도들을 목양하고 다스릴 수 있는 인도자들이 세워진 것이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참석했던 모든 형제자매들과 한국에서 함께 간 성도들도 하나님의 역사를 대하면서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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