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경우 실명이 확인되지 않으면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어디에 살고 있으며 가족 사항은 어떻게 되는지 알 재간이 없는 것입니다. 다만 드러나는 글을 가지고 상대방의 성격에 대해 추측해 볼 따름입니다.
이것은 일반 사이트뿐만이 아니라 기독교 사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상의 만남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좋은 친교를 나눈 적도 여러 차례이지만 대다수 온라인상의 만남은 온라인으로 끝이 나고 상대에 대한 것은 여전히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자신의 신상명세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경우 그 내용만 가지고 상대를 이해할 뿐입니다.
기독교 사이트 가운데 교회의 개혁을 말하는 곳이 여러 군데입니다. 진정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리한 비판의 칼을 들이미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이 주로 활동하지만 사실 그 진정성을 100% 믿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앞서 말했듯 익명성을 토대로 한 날카로운 교회 비판 글만으로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위하는 척 기성 교회에 칼날을 들이대지만 그 가운데는 이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성 교회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고 그로 인해 흔들리는 사람들을 흡수하려는 사악한 의도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용에 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신앙 토대를 드러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단의 한 종파에서 말하고 있는 것을 동일하게 말하고 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볼 때 이단들 이상으로 교회에 피해를 입히는 이들은 안티 기독교인들인데 놀랍게도 이들은 안티 사이트나 일반 포탈에서 활동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사이트 내에까지 들어와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기독교인인 척하기에 속을 수 있는 여지가 많으며 보통의 경우 개혁자를 자처하며 교회의 부정적인 요소를 부각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결코 교회가 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최근에 겪은 일입니다. 개혁적인 글을 올리던 갓데바욜이란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다음 아고라의 종교방에 와서 저에 대해 캐묻기 시작하였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쪽지를 보내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미심쩍은 마음이 들어서 일절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알고 보니 갓데바욜이라는 분은 안티였습니다.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하던 저는 마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다 드러낸 후부터 갓데바욜이라는 분은 개혁적인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음 아고라에서 저에 대해 비판하고 공격하는 글과 댓글을 꾸준하게 올렸습니다.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와 동시에 개혁을 말하는 이들 가운데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허물기 위해 비난하는 이들이 더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안티들에게 이용당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저는 교회의 개혁에 대해서 찬성합니다. 안티들의 지적이라 할지라도 잘못된 부분은 철저하게 회개하고 과감하게 돌아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혁을 말하면서 안티들의 이용물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로우라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어수룩해서 스스로의 발판을 허무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안희환 칼럼] 안티가 개혁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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