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4] 순교자의 피 서린 이태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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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에서 만난 경건한 무리들

한국 젊은이들을 내보내자!

몽골에서 베트남에 온 이후 주님은 몇 가지를 새롭게 느끼게 해주셨다. 몽골에서 4-5년간 사역을 하면서 느끼며 배운 것들도 물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특히 베트남에서 형제들과 함께할 때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우리 자신들도 밖에 나올 때 시야가 넓어지고 새로운 도전의식이 생겨나고 주님과의 관계도 더욱 깊어지며 많은 성경 지식이 실제화하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젊은이들을 위한 가장 좋은 연단은 외국에 나와서 언어를 배우고 적응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 후로 한국에 들어오기만 하면 나는 젊은이들에게 외국에 나가서 배우라고 많이 권면했다.

그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에 나갈 마음을 갖게 됐고, 나는 그들을 돕는 위치에 서게 됐다. 젊은이들이 해외에 나가는 일은 선교를 확장하겠다는 것보다, 젊은이들을 키워내고 주님의 좋은 일꾼이 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베트남에 간 나와 A형제의 속에서는 유럽으로 가고자 하는 강한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유럽의 기독교가 너무나 메말랐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적인 느낌이 사탄의 권세가 그 나라들을 꽉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주님께 소원했다. “하나님, 우리를 유럽에 보내주시어 유럽의 부흥의 불씨가 되게 해 주십시오!”

첫 나라 이탈리아: 순교자들이 피 흘렸던 이 땅에…

이제 우리의 명실상부한 복음의 개척자가 된 A형제는 어느 날 베트남 형제자매들의 눈물을 뒤로 하고 먼 이태리로 향했다. 그리고 사도 바울처럼 로마에서 셋집을 하나 얻어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몇 달이 지나자 A형제는 나에게 이태리에 오라고 했다. 몇 사람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태리에 가 보니 사람 얻기가 아시아 지역에 비해 열 배는 어려웠다. 첫 번에는 나도 가서 함께 복음을 전했다. 형제들은 벌써 스파게티 만드는 법을 익혀 이태리 사람들을 초청해 한국인이 만든 스파게티를 먹이면서 복음을 전했다. 4-5일 동안 이태리 사람 20-30명을 만나 한두 명, 두세 명씩 복음 대화를 나누었다. 받는 사람도 있고 따져대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가 96년 초였다.

형제들이 세든 아파트 경비원이 우리가 전하는 말씀을 듣고 생명을 받아들였다. 그 형제의 이름은 ‘옥타비오’이고, 천주교 신학을 하고 신부의 길을 가려던 참이었다.

옥타비오는 형제들과 매일 새벽에 찬송을 하고 기도했다. 우리는 어느 날 옥타비오 형제의 차를 타고 ‘콜로세움’, 즉 2000년 전 주님 계시던 당시에도 존재했던 원형 경기장에 가 보았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맹수들에게 먹혀 죽임을 당한 곳으로 갔다. 옥타비오는 로마 역사, 그로서는 국사(國史)에 정통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저쪽에서 굶주린 사자들이 나왔어요.” 그가 가리킨 그곳은 초원이 돼 형태가 분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무참하게 맹수의 밥이 된 그곳에 서 있었다. 그리고 둘러서서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오 하나님이여! 당신을 위해 수많은 자녀들이 피흘린 이곳에서 드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천년만에 주님의 순교자들이 피흘린 이 땅에 초대교회와 같은 순수한 성도들로 이뤄진 교회가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서서 기도하고 있는 우리 형제들 모두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나폴리에서의 새로운 시작

로마에서는 많은 사람을 구원받도록 도왔지만, 그들이 카톨릭에서 나온다든지 교회가 새로 세워지는 일은 매우 힘들었다. 이태리 부모들은 자식이 마약을 하는 것보다 카톨릭에서 나오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고 할 정도였다. 어느 사람이든지 구원을 받으면 다 좋아하지만, 결국 한두 가지를 묻는다. “당신은 파파(교황)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신은 성인들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기서 모든 사람이 그 벽을 뛰어넘을 수가 없는 것이다.

A형제는 어느 날 함께하던 젊은 동역자와 로마에서 기차로 3시간 떨어진 나폴리로 갔다. 그들은 가자마자 ‘까뽀디몬떼’라는 옛 나폴리 왕궁이 있던 공원에 가서 복음을 전했다. 그때 형제들이 만난 사람들은 참된 그리스도인들을 찾고 있던 경건한 그리스도인 가정이었다.

A형제가 어느 날 나에게 전화했다. “여기서 우리보다 더 뜨거운 한 무리 그리스도인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우리와 함께 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도와 성령 충만한 상태가 너무나 좋습니다.” 그 뒤로 그들이 형제들을 접대하면서 함께 복음을 전하며 주님께 드린 수고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결국 그들 가정이 중심이 돼 나폴리와 산타르삐노와 카사바또레와 보디올 등에 교회가 일어나게 되었다.

성령 침례 논쟁: 해결책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흘려졌던 이 땅에 초대 교회와 같은 순수한 성도들로 이루어진 교회가 일어나기를 바란다.

“성령 침례를 받으면 그 표시는 방언을 하는 것이다.”

나폴리와 보디올(뽀쭈올리) 형제들의 주장이었다. 이는 오늘날도 치우친 은사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다. 우리는 성령이 충만할 때 은사를 받아 믿는 이가 방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고, 우리의 동역자들 가운데 방언을 하는 형제들이 있으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방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고린도전서 12장 30절에서도 사도 바울은 ‘너희가 다 방언을 말하는 자겠느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형제들은 오순절날 성령 침례를 받은 후에 믿는 이들이 다 방언을 말한 바 있으므로 사도행전 1장 8절에 따라 성령 침례를 받고, 성령 침례를 받은 후에 그 표시로서 반드시 방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그곳의 인도자들과 많은 시간 이 문제로 논란을 계속했다. 그들 중에는 이것을 강하게 주장하는 형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논쟁은 끝이 없고 답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이런 일들을 통해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이었다. 모든 것의 해결책은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이 말한 것처럼 ‘십자가’에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죽는 것을 배우고 양보하는 것을 배우며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웠다. 또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을 배웠다. 실로 모든 일에서 우리가 형제들의 마음 아래로 내려갈 때 그들이 따지는 모든 것이 사라짐을 느꼈다.

실제로 성령의 뜨거운 불길은 그들에게 더 많이 있었다. 우리는 그 부분을 사모했다. 또 우리는 그들에게서 배우기를 원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그것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니 가르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형제들은 사려깊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영적이며 성경을 잘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젊은 동역자들에게서 6개월 이상을 아무 말 없이 집회마다 가르침을 받았다. 그리고 그 형제 자매들은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며 우리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우리에게 있어서 영적인 부모와 같습니다. 속히 다시 오셔서 우리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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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사랑이 그들의 대명사라고 해도 좋을 것같다. 이탈리아 성도들의 순수함과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마음은 유럽인 가운데 찾아보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