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라고 해서 타 종교에 비해서 유별난 대접을 해주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동일한 원칙과 공정한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날 강좌에서 학자들의 많은 지적을 받은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내용은 전체적으로 개신교를 평가절하 혹은 왜곡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물론 현재 일선 고교에서는 6종의 역사교과서가 사용되고 있지만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가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태반의 학생들이 개신교에 대한 이 교과서의 평가를 사실상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원칙 없는 기술이다. 고대와 중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교는 하나의 ‘문화’로서 평가받으며 그 유입 과정과 전래 및 역할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기술돼 있다. 허나 근대에 와서 들어온 개신교의 경우 유입 과정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
뿐만 아니라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개신교가 전통 가치관과 충돌했다”고 하는 등 비판적인 시각이 깔려 있었다. 물론 역사에 과오가 있었다면 냉정히 평가해 동일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깊이있는 통찰 없이 “복음주의를 강조하여 제국주의 열강과 일제의 침략을 옹호하기도 하였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은, 정교분리를 주장하며 제국주의와는 거리를 두었던 ‘복음주의’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관은 그야말로 역사를 보는 눈이다. 그리고 그 역사를 통해 사람들은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예견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바라보는 교과서의 사관이 오해에 기반해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계는 이번에 문제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방관해선 안된다. 뜻 있는 신학자와 기독교인 학자들을 모아 올바른 개신교 역사에 대해 연구하도록 해야 한다. 또 그 연구가 일선교육 현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미션스쿨들을 중심으로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신념을 가진 기독교 교사들을 양성해 올바른 가르침들이 힘 있게 전파해야 한다.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교회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