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5] 이태리에서 네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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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예비하심으로 일어난 놀라운 네팔의 역사

우느라고 눈이 부은 까르멜라

나는 지금도 그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한번은 내가 아프리카를 거쳐 나폴리에 가서 엔조 형제의 아들 루이지 방에 머물렀는데 밤새 몸살이 나서 오한으로 떤 적이 있다.


춥지 않은 날씨인데 이불을 두 개, 세 개 덮어도 덜덜 떨리고 오한이 가시지 않았다. 엔조의 부인 되는 자매는 원래 독일 사람이다. 체격도 크고 성격도 괄괄하다. 이름이 까르멜라인데 그녀는 아침에 눈이 많이 부어 있었다. 내가 밤 1시쯤 일어나 옆방에서 자고 있던 남편 엔조를 깨워 이불을 더 달라고 했기에 그 자매는 내가 몸살로 고생한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때부터 밤새 식구들이 긴장하며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까르멜라는 우느라고 눈이 부은 것이다. (나 같은 죄인은 사람들에게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주님이 그들을 축복해 주시고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이태리에 10여 회 갔는데, 갈 때마다 시차와 피곤으로 위장이 좋지 않았다. 자매님들은 위장에 좋다는 레몬을 짜서 시간마다 마시게 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게 했으며, 한 자매는 나의 먹는 것을 통제하곤 했다. 추울 때는 내가 추위를 타는 것을 알고 조그만 스토브를 윗방, 아랫방으로 따라다니며 켜주고 온도를 관리해 줬다.

우리 동역자들의 건강과 생활, 모든 것을 그 두 가정이 친형제보다 더 자상하게 돌봐줬다. 그래서 지금도 독일이나 프랑스 성도들이 이태리를 방문하면 큰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 형제 사랑은 그들의 대명사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산타르삐노 청년 형제들의 순수함과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마음은 유럽인들과 생활하는 가운데 찾아보기 어려운 감동을 줬다. 그들은 밤이고 낮이고 우리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1시간, 2시간을 운전해서 찾아온다. 물론 말은 안 통한다. 말이 안 통해도 그저 함께 있고 싶어서다.

우리는 자주 까뽀디몬떼 공원(처음 역사가 일어난 곳)에 함께 가서 조깅을 하고 교제도 한다. 까뽀디몬떼는 나폴리 해변이 한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그들은 몇 마디 안 되는 우리의 말을 듣고 영적인 시야와 인생이 매우 변했음을 감사해했다.

주님은 우리의 계획과 원함과 달리 그분의 뜻대로 움직이셨다. 그분은 우리 동역자들이 네팔에서 복음을 전하도록 인도하셨다.

우리의 계획과 달리 움직이시는 주님

1996년 이태리의 역사가 시작될 때쯤 나는 한국에서 사람을 해외로 더 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불타고 있었다. 한번은 인천의 한 모임에 가서 말씀을 전하고 난 후 목소리가 매우 큰 한 형제를 보았는데, 매우 용감해 보이고 큰 목소리 속에는 눈물도 젖어 있었으며 주님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보였다. 나는 형제에게 밑도 끝도 없이 한 마디 했다. “자네는 아프리카용일세.” 그의 피부색은 한국인 중에 검은 편이었다. 그리고서는 그도 나도 많은 시간을 잊어버리고 지냈는데 어느 날 하나님의 주권 하에 그 형제를 외국에 보내는 날이 왔다.

그때 나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 우리는 인도의 주요 도시에 한 사람씩을 보내게 됐는데, 그 중 봄베이로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 바로 인천에서 만난 K형제이다. 우리는 델리에 한 가정을 보내고 방글라데시 다카에 있던 Y형제를 캘커타에 보냈다. 그리고 마드라스에는 Z형제와 부인되는 자매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떠났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의 계획과 원함과 달리 그분의 뜻대로 움직이셨다. 봄베이의 K형제와 캘커타의 Y형제와 델리의 J형제가 델리에서 함께 만난 때가 있었다. 그때가 1997년쯤이었다. 그들은 인도에서 별 열매도 없이 다 힘이 빠져있던 상태였고, K형제도 6-7개월쯤 아무 성과도 없이 소일하다가 봄베이에서 그 큰 목소리가 다 죽었고, 모든 일에 자신이 없어졌다. 인도는 방문자에게 3개월간 체류 비자를 주기 때문에 만기가 된 그들은 네팔에 가서 비자 갱신을 하기 원했다.

7일간 네팔에 일어난 역사

주님은 내가 원했던 파키스탄도 아니고 방글라데시도 아닌 다른 곳에서 역사를 시작하셨다. 물론 인도 마드라스와 델리에서도 역사가 있었지만, 주님은 형제들을 네팔로 이끄셨다. Y형제가 나에게 전화를 했다. “네팔에 가서 비자를 바꿔 들어오겠습니다.” 나는 즉시 말했다. “네팔에 가서 교회를 세우고 와요.”

형제들은 큰 뜻을 새기지 않고 지나가는 말로 내 말을 듣고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도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비자가 나오려면 7일을 더 기다려야 했다. 형제들은 7일간 카트만두 여관에 머무는 것은 돈도 아깝고 해서 인도 대사관 관리들에게 빨리 비자를 갱신해 달라고 통사정 했다. 그러나 인도 대사관 직원들은 막무가내였다. 하는 수 없이 형제들은 7일간 카트만두에 묵기로 하고, 나와서 대학교로 향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거리에서 복음을 전했다.

놀랍게도 7일 만에 역사가 일어났다. 17명의 네팔인들이 구원을 받고 주님을 영접한 것이다. 그 어린 생명들이 예수를 믿고 나자 이젠 우리 동역자들을 붙잡았다. “당신들이 떠나면 누가 우리에게 성경을 가르쳐줍니까?”

우리의 동역자들은 난감하게 됐다. 비자를 바꾸러 온 사람들이 비자를 새로 받고 나서 인도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네팔에 그냥 머물러야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어느 날 나에게 전화했다. “네팔에 그냥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집도 얻어야 되겠구요.” 나도 주님께서 움직이시는 대로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때부터 인천에서 온 K형제의 저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말 무섭게 복음을 전하고 다녔다. 카트만두에, 비렌나가르에, 인도 다질링에 다니고 또 다니고 전하고 또 전했다.

1996년 초에 나도 처음으로 방글라데시와 인도를 방문하고 캐나다의 한 형제와 인도 트리반드람의 한 형제와 함께 복음을 전하며 다녔다. 그때부터 나는 영어권에 들어가 서툰 영어로 말씀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처음 델리 호텔에서 인도인들을 앞에 앉혀 놓고 영어로 전하는데 많이 당황했다. 그러나 하나님을 힘입어 담대히 전했다. 당시 방글라데시 다카와 인도의 캘커타, 봄베이 등지를 다니며 한두 명씩, 두세 명씩 앉혀 놓고 복음을 전했다.

네팔 집회: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당초 계획된 인도가 아닌, 네팔로 가게 됐다.

어느 날 네팔 동역자들이 우리를 초청했다. 우리는 카트만두의 한 호텔에 머물며 그 호텔 한 공간을 빌려 집회를 했다. K형제는 얼마나 부지런히 집회를 준비했는지 시작하는 날 200명 가까운 네팔인들이 복음 전도 집회에 참석했다.

어느 날 혼자 허름한 호텔 방에 누워 집회에서 전할 말씀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주님이 성령의 기운으로 나를 감싸러 오셨다. 나는 한동안 주님 품에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한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주 예수님의 영광스러우심을 보게 되었다. 주님은 나에게 나사렛 사람 예수께서 다름 아닌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보여주셨다. 나는 그분 품에서 한없이 울었다. 그리고 회개했다. “주님, 저는 더러운 자이고 무지한 자였습니다. 저는 진정으로 당신을 모르는 자였습니다. 주여, 당신은 하나님이십니다.”

이 땅에 오셔서 성육신 되신 분이, 목수이셨던 분이, 인생 33년 반을 사셨던 인자이신 분이, 골고다에 올라가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이 하나님이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어났다. 그리고 네팔인들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당신들은 아는가?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이시다!” 나는 그들에게 사복음서에 기록된 그분의 역사를 하나하나 선포하며 전했다. 죽은 자를 살리신 주님, 오병이어로 오천 명 이상 먹이고 열두 광주리가 남은 이야기, 바다 위를 걸으신 주님,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최후에는 십자가에서 우리 죄 짐을 담당하시고 돌아가신 예수님!

그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잘 듣고 있었다. 네팔의 젊은 학생들은 영어로 전하는 것을 거의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많은 네팔인들이 힌두교 우상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하나하나 돌이키고 있었다. 많은 유망하고 견고한 청년들이 네팔 땅의 영적인 장래를 위해 일으켜진 것을 인해 주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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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많은 네팔인들이 경청하고 있다. 그들은 힌두교 우상에서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하나하나 돌이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