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7] 10년 전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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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행진, 캄보디아를 거쳐 중국으로

주여, 불쌍한 이 나라를 얻으소서!

1997년 10월 25일

불과 한두 달 전 우리가 항상 타고 다니는 VN(베트남) 항공기가 프놈펜에서 추락, 한국인 20여명이 사망했는데 공교롭게도 어제(24일) 49일만의 추모제를 위해 유가족들이 우리와 함께 타게 됐다(더러는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아직도 이 나라는 내전이 종식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여서 매사에 불안스럽다.


이곳에 있다가 독일로 간 W형제가 “내가 캄보디아에 있을 때 얼마나 긴장하고 생활했는지 이제야 알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는 정말 맘 놓고 활보한다는 게 쉽지 않다. 돈 있는 사람, 외국인이 가난한 강도들에겐 타깃이고, 이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다. 항상 가슴이 휑하니 이미 총알로 바람구멍이 난 사람들처럼 왔다갔다 해야 맘이 편하다.

어제 저녁 집회 장소에 가 보니 이미 60-70명이 찬송을 부르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4번째 캄보디아 방문이었는데, 이제 뭔가 교회의 형태가 잡혀가고 있었다. 주님께 감사드린다. 캄보디아 교회가 세워져가고 있다. 첫날 말씀은 하나님의 계획과 그리스도의 구속, 그리스도의 보혈과 십자가, 죄와 율법에서의 해방을 전했다. 그들은 간증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하였다.

집회가 끝나고 차가 없어서 동네 시골길을 따라 캄캄한 밤에 큰길까지 한참 나오는데, 아주 위험하게 느껴졌다. 큰길에 나왔는데도 차가 없고 택시운전사들도 손님을 피한다고 했다. 한참 후에 캄보디아 형제가 버스를 잡아 주어서 호텔까지 왔는데 참으로 아슬아슬했다.

설사를 하고 뱃속은 부글거리고 날씨는 덥고 후덥지근했지만 내 맘속에는 이곳에 교회가 세워져 가고 있음에 기쁨이 넘쳤다. 화요일에는 2-3시간 떨어진 시골로 가야 한다. “지뢰도 많고 내전 중이고 가난하고 불쌍한 이 나라를 속히 얻으시옵소서! 어떻게 우리가 사역하여야 할지, 주여! 인도하소서.”

아슬아슬한 운전

1997년 10월 29일

여기가 카트만두(네팔)인지 프놈펜(캄보디아)인지 울란바토르(몽골)인지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다. 오늘 껌뽕톰에서 3-4시간 봉고를 타고 프놈펜에 오는 길에 M형제가 운전을 했는데 참 아슬아슬했다. 어제 갈 때는 죽는 줄 알았다. 앞에서 갑자기 마주오던 차가 우리 차 앞으로 달려들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 비켜서 충돌을 면했다. Z형제는 택시 운전사(캄보디아 청년, 갈 때 운전한 사람)에게 “나 심장발작 일어날 것 같으니 살살 가라” 하면서 나무랐다.

어제 간 곳은 썽생 형제가 봉사하는 교회인데 30-40명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 1개월에서 1년 된 새신자였고, 그 중 20-30명이 어제 침례를 받았다. 그 집회장소는 우리가 돈을 주고 산 장소다. 사람들은 매우 순수해 보였고, 침례받는 동안 내내 찬송을 부르며 영광스러워했다.

집은 나무로 된 말레이시아 롱하우스 같은 건데 개미와 벌레 천지였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복음을 전했는데 그분은 하나님이며 또한 사람이시며 우리의 구속주가 되기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고 부활하시어 우리의 생명이 되신 분임을 말해 주었다. 모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아침 껌뽕톰 내 다른 가정에서 집회를 가졌는데 인원은 30-40명 되었다. 그리스도의 몸에 대해 전파했다. 돌아와서는 프놈펜에서 다시 사역자들 10여명과 좋은 집회를 가졌다. 가장 좋은 집회였다고 생각된다. 생명에 대해 가장 분명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주여! 감사드립니다. 이 생명의 말씀이 캄보디아 땅에서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 주님! 몽골, 캄보디아, 인도, 네팔, 이태리, 파리에 교회의 골격이 분명히 세워져 가고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북경, 14시간을 기차로 달려온 노(老)형제님

1997년 11월 24, 25일

북경 공항에 N형제와 도착했을 때 동북삼성 동역자들인 70세 된 전 모(某)형제와 유 모 형제와 절강성의 한 형제와 북경의 정 모 형제와 조선족 손영수(가명)와 김민호(가명) 형제가 나왔다. 저녁에 동북삼성의 역사에 대해 듣고 우리는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설명하고 함께 감사의 찬미를 드렸다.

교제하면서 한 몸의 인식과 사랑이 느껴졌고, 함께 기도할 때 전 형제와 유 형제는 감동으로 목이 메었다. 나는 그들이 나를 만나기 위해 14시간 기차를 타고 하얼빈에서부터 북경까지 와 준 것에 대해 어쩔 줄 몰랐는데, 전 형제님은 70세 된 노인인데다가 3성(길림성, 요녕성, 흑룡강성) 1,600개 교회를 인도하는 형제이며 25일(다음날) 50여 동역자들 모임을 소집해 놓은 상태다.

어제 저녁 북경 교회와 동북삼성이 함께 모여 한국 형제들과 더불어 좋은 연결과 생명의 교제를 가졌다. 북경의 심 모 형제는(뉴욕 교회) 오래 전부터 말은 들었는데 오늘에서야 만나게 됐다. 역시 N형제가 있어서 통역이 원활하고 좋은 교제를 갖게 되었다.

25일 아침 N형제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는 몽골에 가기 위해 다시 혼자가 됐다. 항상 혼자 여행하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혼자는 역시 외롭고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주님과 함께 시간을 가지면서 글도 쓰고 책도 읽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저녁이지만 북경에서 형제들과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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