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경쟁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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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1998년 메이저리그에서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는 치열한 홈런 대결을 벌였습니다. 그들의 대결을 전세계 야구팬들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습니다. 드디어 9월 9일, 로저 매리스가 기록한 연간 최다 홈런 61개의 벽을 깨고 37년 만에 맥과이어가 62호 홈런을 쳤습니다. 그 순간,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들은 야구장이 떠나갈듯 축하의 함성을 외쳤습니다. 상대팀인 시카고 커브스 선수들도 맥과이어를 축하해주었습니다. 맥과이어가 같은 팀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축하를 받고 있을 때, 수비를 하던 경쟁자 소사가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는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뻐했습니다. 그 뒤로도 맥과이어와 소사의 홈런 대결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계속돼서, 결국 맥과이어는 통산 70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고 소사는 68개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대단한 긴장감과 중압감 속에서 전개된 두 라이벌 간의 대결은 그 자체가 거대한 감동이었습니다. ‘70’이라는 위대한 숫자는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겁니다. ‘혼자 기록에 도전하는 것보다는 경쟁 상대가 있는 것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서로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라이벌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대 기록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3년 후인 200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트의 배리 본즈는 독주를 한 끝에 맥과이어가 기록한 70개의 홈런 기록을 넘어, 73호 홈런을 날리면서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3년 전 만큼 대중의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대기록을 세운 본즈의 표정 역시 왠지 쓸쓸해 보였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라이벌이 없다는데서 생긴 고독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웅의 가치는 경쟁자가 존재할 때 더욱 빛이 납니다. 나폴레옹이 있으므로 웰링턴 장군이 더욱 빛이 날 수 있었습니다. 미켈란젤로라는 위대한 경쟁자가 있었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가 있었습니다.

성경에도 경쟁의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세의 후계자가 되어 가나안 땅을 정복했던 여호수아는 해와 달을 멈출 정도로 보기 드문 믿음의 인물입니다. 그런데 여호수아가 이렇게 빛날 수 있었던 것은 갈렙이라는 걸출한 믿음의 용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와 바울도 어떤 면에서 선의의 경쟁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드로는 유대인들을 위한 사도였고 바울은 이방인을 위한 사도였는데, 서로 최고의 사도라는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도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사역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베드로는 유대 땅에서 복음을 잘 전해서 예루살렘교회가 급속히 부흥하는데 주역이 됩니다. 이제 핍박이 오자 예루살렘 교회는 흩어지게 되는데 그 결과 수리아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지게 됩니다. 바로 그 안디옥 교회에서 바울은 선교사로 파송 받게 되고, 선교사 바울은 성령의 능력으로 소아시아와 유럽을 복음으로 정복합니다. 그러므로 베드로와 바울은 기독교 부흥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 혹시 눈엣가시처럼 생각되는 경쟁자가 있습니까? 그를 미워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경쟁자가 사라지고 나면 그때부터 오만과 퇴보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경쟁을 통해 내가 더 발전하고 인격과 믿음이 다듬어지며, 재능이 더욱 연마되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여 경쟁자에게 감사하고 경쟁을 축복의 기회로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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