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9] 인도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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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 집중하느라 사진 한 장도 찍지 못하고…

1997년 12월 14일, 마드라스 Z형제 집

4일간 200여명의 인도 목사님들을 중심으로 세미나 형식의 집회를 모두 마쳤다. 주제는 하나님의 영원한 계획에 관한 것이었다. 오늘은 죠수아가 있는 교회에서 오전 집회, 빅터 달마라지가 있는 교회에서 저녁 집회를 가졌다. 인도 남부에서 주님이 특별한 역사를 행하시는 것을 느낀다.


내일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떠나기 위해 봄베이로 출발해야 한다. 하룻밤 봄베이에서 자고, 모레 아디스아바바로 떠나게 된다. 죠수아, 삼손, 빅터 모두 사랑스러운 자들이다.

12월 15일 낮, 마드라스에서 봄베이로 가는 비행기 안

Z형제와 인도 삼손 형제가 공항에 나와 주었고 다시 또 헤어지게 되었는데 확실히 헤어지는 것은 백 번을 체험해도 슬프다.

일주일간의 마드라스 사역은 주님의 긍휼이 많았다. 목회자들 세미나에서의 여덟 번 집회나 어제 죠수아 낮 집회, 저녁 빅터 달마라지, 오늘 오전 칸치프람(마드라스에서 2시간 정도)에 갔다가 2시까지 메시지 전한 것까지 도합 열한 번 집회를 했는데 많은 기름부음을 얻는 집회였다.

이번에 특히 감사한 것은 많은 인도의 그리스도인 인도자들이 우리의 사역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감상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님이 하신 일이며, 순전히 그 분의 긍휼임을 느낀다. 특히 이곳 그리스도인들이 오순절적인 배경을 갖고 있으므로 생명에 대해 많이 일깨워주기 위해 힘썼는데, 많은 목사님들이 공통적으로 “많은 선교사님들, 목사님들의 설교를 들었지만 이런 깊은 가르침은 처음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3-4일간의 집회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오늘 마지막 메시지에서는 ‘신약의 사역이란 무엇인가’가 중심 주제였는데, 전하는 동안 많은 기름부음을 얻으면서 나는 깊은 감동에 사로잡혔다. 그곳에 모인 1백여명의 목회자들도 같이 은혜를 얻게 되었다.

특히 의문의 사역이 아닌 영의 사역(고후 3장)을 말하며 주 예수님의 사역(사마리아 여인의 부도덕함을 지적하지 않고 다만 생수를 공급하기 원하시는 그리스도, 세 번이나 주님을 부인한 베드로에게 오히려 사랑과 인자로 대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전함)을 말할 때 우리는 나 자신을 포함해 깊은 돌이킴과 회개가 있게 되었다. 당시 ‘과연 나는 주 예수님과 같이 은혜의 사역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나의 질문이었다.

실패하고 범죄한 죄인을 향해 사랑과 은혜와 인자로 그리스도의 생명을 만지게 할 때 회개와 목양을 얻고 새롭게 되며 힘을 얻고 주께로 돌아가게 하는 사역, 이러한 사역이야말로 신약의 사역이라는 것이다.

“주여, 그러기 위해 더 많은 죽음과 고난으로 그리스도의 풍성한 생명을 얻고 자아의 파쇄를 통해 그리스도의 은혜와 자비로움과 사랑과 온유가 나를 통해 사람들에게 공급될 수 있게 하옵소서.”

이번에 Z형제와 교제하는 가운데 형제를 아프리카 이집트와 여러 나라로 보내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됐고, Z형제는 즉시 이 부담을 기뻐하면서 이번 트리반드람 집회 후에 떠나겠다고 했다. “주여, 우리의 이러한 움직임을 축복해 주옵소서.” 그러나 아직은 인도와 아프리카를 왔다갔다 하면서 사역하기로 했다. (그는 이 모든 역사에 소망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인상 깊었던 점

1. 마드라스의 매연과 공기 오염, 더위는 사람을 많이 지치게 한다. 오늘 칸치프람에 갔다 오는데 길은 얼마나 울퉁불퉁한지 중앙선도 없는 좁은 길에 왜 이렇게 덤프차와 버스는 많이 다니는지 위험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우리 택시 운전사(이름은 라잔. 특이하고 매우 재미있게 생김)는 여유만만하게 저 캄보디아 운전사들처럼 곡예하듯 운전을 했다. 앞에서 오는 차와 정면으로 마주 달리다 부딪히기 직전에서 ‘샤-악’하고 비껴가는 기술이다.

이 사람들은 우리 간담을 서늘서늘하게 하는 선수들인가? 날은 습기 차고 덥고 길은 덜컹거리고 도무지 안정이 되지 않는데 피곤하니까 그래도 차 속에서 잠이 왔다. 막 Z형제 집에 도착하니까 4시 15분. 30분에는 공항으로 나가야 하는데 서울에서 N형제와 P자매가 전화를 해왔는데 떠나기 전에 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믿음이 없어서인지 이런 전화 받으면 가슴이 덜컹한다. ‘무슨 일이 또 일어났단 말인가?’ Z형제는 한술 더 떠서 ‘유 목사님이 비행기를 타지 말아야 할 일이면 용건을 말해놓지 않고….’ 한다. 잠시 전화를 기다리다 그냥 공항에 왔다. 공항에서 전화를 걸어보니 별것 아닌(사실 중요하지만) 서적 출판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이었다.

2. 힌두교는 사람을 아주 피곤하게 하는 종교다. 집집마다 문 앞에 희한한 그림을 그려 놓고 조그만 쇠로 된 등잔에다 불을 켜서 밤새도록 두는데 어떤 때는 불을 예닐곱 개씩 해놓는다. 그리고 그런 날은 화약을 터뜨리는데 총, 대포를 쏘는 것 같다.

“주여, 힌두는 완전 미신입니다. 이런 귀신들을 쫓아내 주옵소서.”

Z형제 아들이 말하기를 “목사님, 오늘 잠 다 주무셨습니다. 밤새 이렇게 해요.” 집 바로 옆 사방에서 터뜨리는데 참기 어려웠다. 한국 같으면 나가서 한 마디 해주고 싶을 정도다. 한 방 짜리도 있고 연발 너댓 번 터지는 것, 심지어 연발 50발짜리도 있다고 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나는 걱정이 됐다. 내일 주일 낮 집회 말씀을 전해야 하는데 밤새 잠을 못 자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런데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날은(지난 토요일) 밤새 터뜨리는 날이 아니라 저녁만 하는 날이라서 구원을 받았다.

3. 인도의 성도들은 찬송을 힘있게 부른다. 물론 곡은 알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몇 개의 악기를 쓰기도 하는데 죠수아가 있는 교회는 12살짜리 아이가 드럼을 두들기는데 얼마나 잘하고 귀여운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부르다 흥분이 되면 손을 들고 흔들며 떠는데 그때는 완전 무아지경에 이른 것 같다. 거의 한 시간, 두 시간을 그렇게 하는데 문제는 막상 메시지를 전하면 찬송을 부를 때 너무 힘을 빼서 졸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4. 인도 거리가 지저분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조심해서 발을 떼지 않으면 오물, 똥, 별거 다 밟게 된다(좀 지나친 표현일 수도 있다). 내가 물 마신 봉지를 버리려고 휴지통이 없어 두리번거리며 왔다갔다 하니까 한 형제가 나에게 아무데나 버리라고 했다. 그래도 아무데나 버리기가 좋지 않아서 그냥 한쪽 쓰레받이에다 두었다.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있는데 불그스레한 물에서 사람들이 목욕을 즐기고 있다(때를 닦는 건지 때를 더 묻히는 건지 모를 정도다).

5. 인도 사람들도 매우 검지만 우리와 같은 심령을 갖고 있다(당연하지만). 진정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좋아한다. 삼손은 한두 번 나의 메시지를 통역한 후 눈물을 글썽이며 눈동자가 그렇지 않아도 빨간데 “정말 감동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한번은 십자가의 말씀을 들은 후 “목사님, 지위고 뭐고 이제는 다 의미가 없어졌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목회자 세미나 여덟 번 집회의 효과가 이곳저곳에 있었고 빅터 목사는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두 목사에게서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가 전한 메시지 내용까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을 통해 인도 전체에 부흥이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인도 지도가 그려진 포스터를 나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자기와 함께하는 목사들을 3백여명 모아놓을 테니 이러한 집회를 하자고 요청했다(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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