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개구리와 올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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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담임)

논두렁이나 냇가에 가면 폴짝폴짝 힘차게 뛰는 개구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개구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작고 보잘 것 없는 몸짓으로 헤엄을 치는 올챙이들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땅과 물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개구리들이 갑갑했던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생리적으로 개구리는 피부와 허파로 호흡을 하고 네 다리가 있어서 물에서도 살 수 있고, 땅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올챙이는 아가미로 호흡하고 지느러미만 있어서 물에서만 살아야 합니다. 또 올챙이는 작고 연약해서 자기를 보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과거 어렵게 살거나 미숙했던 시절을 잊고, 자신이 그렇지 않았거나 아예 그런 시절이 없었던 것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말을 합니다.

몇 년 전, 9,000 여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30%(2,516명)가 ‘자신의 초년병 시절을 기억 못하는 상사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고 하였습니다. 투표에 참가한 6,000 여명의 남자 직장인 중 31%(1,816명)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개구리 상사’를 가장 싫어했고, 여성 응답자 중에는 28%(643명)가 그렇다고 했습니다. 회사 상사만 그렇겠습니까? 가정의 부모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들도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잊고 자녀들을 야단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공부 못하고 말썽꾸러기였음에도 자신들은 안 그랬던 것처럼 말을 합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공부 안하고 말을 안 들으면 “너는 누굴 닮아 그 모양이냐”고 야단을 칩니다. “나는 너만 했을 때 못하는 게 없었다”, “부모님이 말씀 안 해도 스스로 공부했다”, “부모님께 말대답 한 적이 한 번도 없고, 말썽 피운 적이 없는데 너는 왜 그러냐”, 이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때로는 야단이 지나쳐 비수 같은 말로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더 심한 경우 매를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반드시 거쳐야만 되듯이 인간에게도 미숙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야 어른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수와 잘못은 성숙한 인간이 되는 진통의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을 대할 때 올챙이 시절로 돌아가서 자녀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 중에 가장 싫은 소리는 무엇이었는지,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또 어렸을 적에 잘못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자녀들처럼 실수를 한 적은 없었는지. 사실 어른도 완전한 존재는 아닙니다. 실수하고 잘못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기준에 맞는 완벽한 자녀가 되기를 기대하며 교육하는 것은 한 마디로 부모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미숙했던 올챙이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올챙이 시절을 잊게 되면 자녀들을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키우게 되기에 자녀들은 고통의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는 사람만이 건강한 어른, 건강한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올챙이를 한자로 과두(蝌蚪)라고 하고, 올챙이 때를 가리켜 과두시절(蝌蚪時節)이라 합니다. 올챙이 시절 없는 개구리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사랑스런 자녀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나눠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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