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11] 아프리카에서 다시 유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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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는 외로움, 눈물, 수고… 이 모든 것은 너무 적은 대가다

1997년 12월 19일, 아디스아바바에서 부다페스트로

비행기를 타고 아디스아바바에서 로마로 오는데 알 수 없는 곳에서 한 번 쉬었다. 나는 로마에 도착한 줄 알고 허겁지겁 내리려는데 아직 반도 안 왔다고 말했다. 다시 잤다. 로마에 도착해 새벽 6시부터 10시 반까지 기다리는데 성경 좀 읽다 책도 좀 읽다 자다 몇 자 쓰다 보니 시간이 다 됐다. 비행 시간을 계산해 보지 않았지만, 부다페스트까지 거의 10시간이 걸린다. 시차에 피로에 기력이 딸리는 것을 느낀다. 인도 남부에서 힘을 다 쏟았는지 입 안이 모두 헐었다. 에디오피아도 처음이고 그들의 갈망이 크고 간절해서 마음과 힘을 다했더니 이젠 체력의 한계가 느껴진다.


“주여, 저에게 모세와 아론, 바울과 실라, 베드로와 요한과 같은 좋은 동역자를 주시옵소서.” 혼자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 사단의 공격도 많고 대적하기도 피곤하다. 문제는 여비다. 이번만 400만원 정도인데 둘이면 800만원이 아닌가? 그래도 무슨 길이 있을 것이다. “주여, 제가 함께해야 할 참된 동역자는 누구입니까? 알려 주옵소서. 무디와 토레이, 웨슬레와 휫트필드 등 모두 둘 이상 역사하였습니다. 주여, 허락하옵소서.”

집에 있는 자녀들을 생각했다. “주님, 제 아이들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부모로서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긍휼과 은혜로 저의 자녀들도 주님을 중심에서 사랑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되게 해 주세요.” 며칠 후면 파리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주 안에서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생각해 본다. 비행기가 부다페스트 공항으로 하강하고 있다.

12월 20일, 금전의 절제와 자신을 철저히 처리받음에 관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B형제와 함께 오랜만에 교제를 나누고 서로 약간의 위로와 힘을 얻었다.

어제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안돼 송바티에 있는 게찌 목사가 왔는데 주로 금전에 대한 보조를 말해 왔다. 장시간 동안 장황하게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로 말해서 너무 피곤해졌다. 자신의 필요가 급박하고 절실한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과 위임을 너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몇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 저녁 6시에 집회가 있는데 그는 5시 10분이 넘어서 돌아갔다.

나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자리에 쓰러졌다. 잠도 오지 않았다. 몇십 분 쉬고 집회를 시작했다. 아담 형제가 통역을 맡았는데 인원은 우리까지 10여 명이 되었다. 아담과 페떼로르, 자매 한 명이 깊이 말씀을 받는 것을 보았다. 말씀은 주로 그리스도가 우리의 생명이심을 말했고, 밖에는 말씀이신 그리스도요, 안에는 영이요 생명이신 그리스도이며, 신약의 시대에 그리스도를 알기 위해 안에 계신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체험해야 함을 말하였다.

오늘 아침 B형제와 A자매와 오랜만에 만나 많은 영적인 교제를 나누었다. 특히 금전의 절제에 대해, 우리 자신의 철저한 처리와 비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럴 때 성령의 능력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에 대해 교제를 나누었다. 그리고 사역은 헝가리 부다페스트만이 아니라 옆나라인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도 방문해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자고 했다.

순수하게 말씀대로 주님을 따르고 싶다

아침에 있던 감기 몸살 기운이 점점 회복돼 가고 있음을 느끼며 주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아침 영어로 된 영적 서적을 한 권 다 읽었는데 많은 빛을 얻었다(10일 정도 걸림). 나의 기도는 “주여, 나를 더욱 얻으시고 보류하는 부분까지라도 온전히 얻으시며 약하고 교만하며 강하고 거칠며 치우치기 잘하며 급하고 부정한 자인 나를 아버지 하나님이 버리지 마시며 제쳐놓지 마시고 불쌍히 여겨 주시고 큰 긍휼을 보이사 끝까지 당신을 섬기게 해주시고 붙들어 주옵소서”이다.

나는 사람의 오해를 받는 것이나 핍박은 두렵지 않다. 다만 진정한 교제를 갖기 원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당신은 왜 그러한 길을 가는가? 왜 그렇게 사역하는가?”라는 질문을 갖고 있음을 안다. 이것이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의 질문일 것이다.

사실 대답은 간단하다. “내가 아는 대로의 가장 순수하고 바른 말씀대로 그 분을 따르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은 죠지 뮬러가 언젠가 한 말과 비슷하다.

내가 겪는 외로움, 눈물, 수고… 너무 적은 대가다

나는 많은 여행을 하면서 피곤과 수면 부족, 체력의 한계와 외로움, 눈물과 수고 등을 겪게 된다. 그러나 나의 느낌은 성경에 있는 바울이나 앞선 충성된 자들, 순교자들과 비교할 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며, 너무나 적은 대가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 땅 위에 사는 동안, 한 번 가면 이 길은 다시 오지 않는데 조금 주를 위해 고난받고 좁은 길을 걸으며 눈물과 외로움을 겪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이 되며 긍휼이라고 느껴지는지 모른다.

안주하는 생활은 질식하여 죽게 한다

개인적으로 한 번 여행할 때마다 얼마나 포도주 찌꺼기 같은 것이 떨어져 나가는지, 또 무절제하고 안일하고 무사한 생활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과거에는 10만원, 20만원 사용하는 것에 큰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점점 허름한 호텔, 값싼 식사, 간단한 생활이 아니면 안에 기쁨과 평강이 적다. 그냥 안일하고 편안하게 안주하는 생활은 나로 하여금 질식하여 죽게 할 것 같다.

12월 24일 소피아, “이것보다 큰 일은 없습니다!”

소피아(불가리아)에 교회가 일어났다. “하나님! 이 세상에 이것보다 큰 일은 없습니다”. 사람들아 알라. 세상에 이보다 큰 역사는 없는 것이다. 이 시대에 성령께서 비밀스럽게 역사하시는, 가장 소중하고 마음에 갈망하시는 일은 교회의 산출인 것이다.

세 번의 집회를 끝내니 오늘은 약간 피로감이 느껴진다. 오늘 원래는 율법과 은혜, 죄에서의 해방뿐 아니라 율법에서의 해방을 전하려고 준비하였으나 성령의 인도를 따라 교회에 대해서 전했다. 다만 기름부음을 따라 말하고 전하였다.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며 신부이고 그리스도의 몸이며 하나님의 동산임을 말해 주었는데, 집회 중 몇몇 자매들은 시종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계속 노트에 필기하고 있었다. 모인 인원은 불가리아 사람만 12명 정도 됐다.

몽골, 캄보디아, 인도, 네팔, 에디오피아에 이어 소피아에도 교회가 일어났다. 그런데 파리 교회도 아주 좋은 모양이다. 이탈리아도 좋은 상태이다. 모두 다 우리 영을 격려한다. 독일과 헝가리는 지금 역사 중이고 큰 역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그리이스, 루마니아, 마케도니아 등도 가야 한다. “주여, 98년도에는 크게 역사하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나라 경제를 붙잡아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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