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13] 다시 장도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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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만에 다시 주님 부르시는 선교지로

				▲유동근 목사는 한달 보름간 또다시 서울-마드라스-스리랑카(콜롬보)-마드라스-델리-카트만두-봄베이-아디스아바바-부다페스트-나폴리-로마-소피아-파리-서울을 거치는 선교여행을 떠났다.
▲유동근 목사는 한달 보름간 또다시 서울-마드라스-스리랑카(콜롬보)-마드라스-델리-카트만두-봄베이-아디스아바바-부다페스트-나폴리-로마-소피아-파리-서울을 거치는 선교여행을 떠났다.

1998년 2월 23일, 다시 장도에 오르다

다시 장도에 올랐다. 2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의 일정이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빌었다. “하나님, 나를 도와주옵소서. 함께 가 주시옵소서.” 눈물이 나왔다.

한국에서의 한 달 17일 동안 참 일도 많이 했다. 그러나 내 느낌은 찬송 가사와 같이 “나의 힘 다 쏟았어도 그 결과 실패뿐이니”였다. 사람의 육체와 자아는 하나님을 대항하고, 심지어 하나님의 원수다. 싱가폴로 가는 6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거의 다 잠으로 일관했다. 한국에서 너무 지쳤다. 차라리 비행기 타니 이게 휴식이다. “주여, 감사 또 감사합니다.”

묵상: 싱가폴에 거의 다 도착하여 기내에서

나는 이미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고, 함께 부활했고, 함께 하늘에 앉힌 바 됐다. 이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이 나를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를 인해 나의 하나님께 감사한다. 나는 내 느낌을 믿지 않고 하나님이 이루신 이 복된 사실을 믿을 뿐이다. 그리스도는 나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오늘도 내 안에서 살고 계시는 것이다.


2월 27일 인도 트리반드람, 목사들의 세미나에서 말씀을 전하다

인도 마드라스에서 트리반드람으로 가고 있다. 무척 피곤한 몸을 끌고 인도에 왔는데, 많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죠수아 교회의 목사들 세미나의 여섯 번 집회를 모두 마치고 로이 목사가 이끄는 한 무리에게 간다.

말씀을 전할수록 전하기가 어렵다. 주인의 뜻에 따라, 기름부음의 인도에 따라 전하기는 갈수록 힘이 든다. 아무튼 나의 계획과 목적을 버리고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것을 배우자.

묵상: 마태복음 25장

마태복음 25장의 열 처녀 비유는 우리에게 충분한 기름을 예비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기름은 성령이다. 주님을 위해 일하는 데, 말씀 전하는 데, 살아가는 데 모두 기름이 필요하다.

그러나 신부로서 신랑을 만나기 위해 여분의 기름을 충분히 예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누가 하겠는가? 슬기로운 자들이다. 신부로서 중요한 순간은 신랑을 만나는 것이다. 이 시대에 일하는 것, 봉사하는 것, 모두 중요하지만 장래 신랑을 만나는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 성령의 능력이 부족하므로 모든 일을 다 해놓고 쓰러지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사도는 말한다.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전신갑주를 입으므로 모든 일을 다 한 후에 능히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로이(Roy) 목사 집에서 자게 되었다. 인도 사람의 집에서는 처음 자 본다. 하여간 자 보자. 내일은 아침 일찍(7시) 공항에 나가야 한다. 실론(스리랑카) 콜롬보에 가기 위해서다. 많은 여행에, 오늘 3번 집회에 피곤하다. 피곤 그 자체다. 자자. 잘 수밖에 없다. 선풍기는 천장에서 힘차게 돌아간다. 일기는 32℃정도이다. 한국은 겨울인데 여기는 찐다. 땀을 많이 흘린 하루였다. “주님, 언제나 함께하여 주옵소서. 아멘.”

3월 1일 스리랑카, 가난한 사람들 모임이 더 좋아

새벽 꿈결에 영 안의 무거움을 느꼈는데 그것은 주로 교회에 대한 것이었다. 일어나 마음 속의 눌림을 주님께 기도하였다. 오늘이 주일이고 대만의 한 형제와 서울 한 형제 두 분이 가서 ○○에서 집회하게 돼 있다. 뭔지 모르지만 내 영 안에 묵직한 눌림이 몰려 왔다(교회에 대한). 내 몸은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다.

어제는 콜롬보에 있는 추모(某) 형제 부부와 교제를 나누고 해외 사역에 관한 비디오를 시청했다. 오후에는 추 형제님 자가용 운전사(스리랑카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주님을 영접하게 했다.

오늘 아침은 8시 반부터와 10시부터 현지인들의 교회 각각 다른 두 장소에서 말씀을 전하기로 돼 있는데, 아휴! 첫 번째 장소에서 내가 말씀을 다 전하고 기도하고 나니까(Z형제와 G자매님, 운전사 모두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아무도 없다. 출입구를 보니까 Z형제가 빨리 나오라고 손짓을 해서 도망 나오듯 예배 도중 빠져 나왔다. ‘참 이래도 되는 건지 원!’ 지금 생각해도 그 나이든 목사님은 참 경건하고 신실하게 보이는데 교제 한 마디 할 겨를도 없이 가자마자 악수하고 설교하고 마치자마자 빠져 나왔으니 하늘 나라 백성으로서 이처럼 큰 실례가 없다.

Z형제는 “저쪽 예배 10시에 늦을까봐 그랬습니다”라고 했는데, 나중 집회 장소는 비교적 세련되고 영어를 다 잘하고 영국식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의 모임이었다. Z형제는 나에게 내심 수준이 비교적 높은 그곳을 안내하고 싶었던 모양이다(마음을 더 스리랑카에 가지라는 뜻인지). 나는 오후에 Z형제에게 한 마디했다. “Z형제, 나는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 모임이 더 좋아.” 나는 못내 그 못 살고 가난해 보이는 모임의 성도들이 그리워 좀 더 시간을 주지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아무튼 두 군데 다 설교 내용을 주님이 선하게 인도해 주셨고 웬일인지 영어도 유창하게 잘 나와 줬다. 내용은 주로 우리 안에 오신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임재를 체험하고 누리는 실제적인 생활에 대한 것이었다. “내 안에 계신 주여!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후에는 추형제님의 배려로 콜롬보의 휴양지인 바닷가 호텔로 우리를 안내해 줬다(벤또따라는 곳). 자가용으로 거의 두 시간 왔는데 여기 운전도 캄보디아, 인도와 원칙상 같다. 중앙선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달려가는데 피곤하고 졸려도 잘 수가 없다.

오랜만에 해변가를 산책했는데 바다는 참 아름답다. 석양 노을도 아름답다. 참으로 오랜만의 휴식이다. 비록 하루지만…. 추 형제님 자매님의 권유로 보트를 30분 타고 호수를 유람했는데 호수 주변의 경치는 가히 낭만적인 그림과 같았다.

묵상: 3월 2일 콜롬보에서, 전도서 1:4-7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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