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이상 득표자 없어, 후보 선출 과정부터 잡음
총신대학교가 차기 총장 선출에 실패했다. 24일 총신대 강당에서 열린 이사회 차기 총장 선출 투표에서 선출 자격에 필요한 출석인원의 유효득표수 2/3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아 총장 선출이 무산됐다.137명 전체 이사 가운데 120명 출석, 총 111명이 투표한 가운데 최다 득표자인 기호 3번 정일웅 교수가 27.5%인 33표를 얻는 데 그쳤으며, 기호 1번 유재원 교수가 31표, 2번 황성철 교수가 17표, 4번 한춘기 교수가 8표, 5번 김길성 교수가 20표를 각각 얻었다.
이에 운영재단 이사회 임원회는 7월 1일 오전 11시 다시 모임을 갖고 총장 후보 추천에 관한 것을 논의해 1, 2위 후보자를 다시 후보로 추천할 것인지 여부와 다시 공고를 통해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선거는 총장 선거에 입후보한 5명의 교수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모두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당초부터 총장 선출 실패가 예견되었으며, 총장 선출 공고시 후보 자격 문제와 촉박한 일정 등 선출 과정 처음부터 문제점을 안고 출발했다.
선거에 앞서 역사·헌법 연구소 소장 소재열 목사는 총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선거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하기도 했다.
소 목사는 “재단·운영이사장 명의의 총장 선출시 공고할 때 후보의 자격 조건을 정관에 따라 규정된 조항을 명확히 명시했어야 하나 공고에는 자격요건에 대해 단순히 ‘총신대학교 교수’라고만 명시했다”며 “교수라면 무조건 출마하라고 해 놓고, 출마한 교수의 신상과 이력서를 받아놓은 상태에서 자격 조건을 제시하여 후보를 결정하면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출마한 5명의 교수가 모두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운영이사들이 후보 대해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촉박한 일정도 문제였다. 공식적 후보 결정은 23일 이뤄지고 다음날 바로 투표가 실시됨에 따라 이사들은 공식적인 인적사항을 통보받지 못했다. 실제로 후보자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선거 당일 각 후보자들이 3분 소견발표가 전부였으며 이날 나눠진 자료집에도 후보자들의 소견서나 이력서조차 없이 번호와 이름만 게재되어 있을 뿐이었다.
총장 선출을 위한 유표 득표율에 대해서도 혼란을 일으켰다. 총장 선임에 관한 운영이사회 규칙 제9조에 의하면 총장이 되기 위해 ‘출석 회원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개표결과 총 투표수는 111명으로 당선을 위한 유표 투표수에 대해 “투표수의 2/3인 74표”라는 설명이 있었지만 소 목사는 “투표수의 2/3 이상이 아니라 출석회원의 2/3이상이라고 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