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의 반발 샀던 <예수는 신화다>서 모티브
SBS가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 다큐는 몇 년 전 국내에서 출판됐다가 예수의 인성과 신성을 부정하는 내용이 문제가 돼 절판된 책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SBS는 4부작 대기획 ‘신의 길 인간의 길’ 제작을 거의 마무리하고 25일 SBS 목동센터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이 다큐는 6월 29일부터 4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20분 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 7월 6일 2부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 7월 13일 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 7월 20일 4부 ‘길 위의 인간’을 주제로 방송된다.
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는 초기 기독교에 관한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이스라엘, 이집트, 로마, 터키, 시리아를 현지 답사해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와 2천 년 전 예수의 모습은 어떻게 다른지 살핀다. 특히 예수가 후대에 의해 신격화했을 가능성, 예수가 여러 사람을 하나로 합쳐진 허구의 인물일 가능성, 기독교의 교리가 고대 신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2부 ‘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는 예수 사후 600년이 지나 태어난 무하마드는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이슬람교를 창시했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지 다룬다. 이밖에 3부 ‘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는 인간이 가지는 원초적인 종교성과 선교의 의미와 결과에 대해, 4부 ‘길 위의 인간’은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가 현실에서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유와 종교간 화해의 가능성에 대해 방송한다.
서유정 책임프로듀서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가 문자적, 교조적으로 믿는 획일적인 기독교의 믿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분명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이제는 종교에 대한 충실한 다큐멘터리를 받아들일 준비는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종일 담당PD는 <예수는 신화다>를 읽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에는 무수한 모순들이 존재하지만 그런 것들이 교리에서 다 설명되지 않는다”며 “그에 비해 책 ‘예수는 신화다’에서는 상당부분이 파격적인 내용들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다큐 1부에서는 <예수는 신화다>의 저자 디모시 프리크의 인터뷰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동아일보사가 출판한 책 <예수는 신화다>는 예수를 역사 속의 실존인물이 아닌 신화로 간주하며, 성경과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내용이 문제가 돼 기독교계의 강한 반발을 샀고, 결국 절판됐다.
김종일 PD는 방송 후 예상되는 기독교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다소 민감해질 시기에 방송되는 게 부담스럽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반향이 나온다고 해도 절대 내용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