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신화’란 역사적 예수에 대한 진실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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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방영되는 SBS 다큐 “신의 길과 인간의 길”에 대해

				▲김영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김영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SBS가 기독교에 대한 왜곡이 담긴 저서 『예수는 신화다』를 중심으로 “신의 길과 인간의 길”이란 4부작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통적 기독교 신앙을 “문자적, 교조적으로 믿는 획일적인 기독교의 믿음”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 다큐멘터리가 기반하고 있는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는 영국의 신비주의 연구가 디모시 프리크(Timothy Freke)와 고대 이교신앙 연구가인 피터 갠디(Peter Gandy)가 공동으로 쓴 저서를 2002년 동아일보사가 번역한 것이다. 이 출판물은 당시 국제적으로 기독교계와 신학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책이 예수를 역사 속의 실존인물이 아닌 신화적 허구로 간주하며, 성경과 기독교 신앙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켰기 때문이다. 두 저자 자신은 신비주의자요 고대 이교 신앙의 신봉가로서 기독교 계시 진리의 유일성을 믿지 않으며, 기독교를 여러 고대 이교(異敎)들 가운데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학문적인 검증이 되지 않은 영지주의 문서들의 자료들을 마치 진리인양 소개하여 기독교 교리를 왜곡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두 저자의 주장에 의하면 기독교 복음서는 고대 지중해 지역에 수 세기 동안 퍼져 있었던 신인(神人) 오시리스-디오니수스(Godman Osiris-Dioysus) 이방신화를 유대교적으로 각색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방신화인 오시리스-디오니수스의 이야기는 복음서의 예수 이야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예수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차용해온 것이며, 또한 여러 신화적 존재들의 이야기를 옮겨와 합친 내용”이라는 것이다. 예수에 대한 복음서의 이야기를 역사적 메시야의 전기로 보지 않고 디오니수스에 관한 이방신화를 유대적으로 각색한 허구라는 주장은 2천년 기독교 진리의 핵심을 부정하는 내용이다.

『예수는 신화다』 저자들, 영지주의 시각으로 기독교 왜곡

저자들은 역사적 연구라고 하나, 실은 영지주의의 시각에 사로잡혀서 역사적이고 정통적인 기독교가 그린 역사적 예수상이 신화적 허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은 영지주의적 시각을 가진 신비종교가로서 기독교를 영지주의적 시각에서 보니까 역사적 예수에 대해서도 그러한 왜곡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책의 예수상은 철저히 영지주의적 기독교 시각에 의하여 재구성되고 있다. 저자들은 신비주의자와 고대 이교신앙 연구가로서 기독교 복음서를 영지주의적 편파적 시각으로 왜곡하고 있다. 이들은 “영지주의 기독교가 본래의 기독교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제도적 문자주의적 기독교가 교권을 잡고 영지주의 기독교를 이단으로 정죄하였다”고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진실은 정반대다. 영지주의나 이교적 신비주의 사상은 초대교회에서 반기독교적인 사상으로 이단적 교리로 간주되었다. 이미 초대교회 때 예수의 수제자 중 하나인 사도 요한은 그의 서신에서 당시에 교회에 침투해온 영지주의 기독교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 이로써 너희가 하나님의 영을 알지니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신 것을 시인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예수를 시인하지 아니하는 영마다 하나님께 속한 것이 아니니 이것이 곧 적그리스도의 영이니라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지금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 (요일 4:1-3). 이 구절에서 사도 요한은 이미 당시 초대교회 안에 침투해온 영지주의 기독교의 주장, 하나님이 육체를 입지 않고 영적인 존재로 세상에 왔다는 영지적 예수관에 대해 경고하고 영의 분별을 강조하였다: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요일 4:1). 영지주의자들은 나사렛 예수의 역사적 사실성을 믿지 않고, 신비스러운 영이 전해준 비의적 진리를 추종했으며, 자기들만이 아는 신비한 지식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한 자들이었다. 이들이 근거하고 자료들은 1945년 이집트의 농부가 어느 동굴에서 우연히 발견한 ‘나그 하마디(Nag Hammadi)문서’, 즉 영지주의 복음서인 ‘도마의 복음서’, ‘빌립의 복음서’, ’바울의 계시록’, ‘야고보의 계시록’ 비서(秘書)들이다. 이 문서들은 영지주의의 문서로서 미혹의 영들에 의하여 기록된 비서(秘書)로서 초대교회에서는 이단적 문서로 처리될 수 있는 내용으로 마치 한국의 계룡산 동굴에서 나오는 유사종교의 계시록과 같은 것들이다.

SBS 다큐, 흥미 줄 수 있을지 모르나 기독교는 더 굳건해질 것

이러한 주장은 종교사학파의 영향을 받은 독일인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의 역사적 예수의 불가지(Inkognitio des historischen Jesus)론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신약성서의 기독론이 희랍의 영지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복음서는 유대교에 희랍적 영지주의의 해석이 내포된 혼합물이며 나사렛 예수에 대한 역사적 사실성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예수는 실재 모습은 알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스위스 신약학자 오스카 쿨만(Oscar Cullmann)은 역사적 예수는 구속사의 중심으로서 시간의 중심이며 구속은 역사라고 천명하였다. 그리고 불트만의 제자들인 케제만(Ernst Käsemann), 보른캄(Günter Bornkamm), 푹스(Ernst Fuchs) 등이 중심이 되어 역사적 예수를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특히 튀빙엔의 신약학자들, 오토 미헬(Otto Michel), 오토 베츠(Ottp Betz), 마르틴 헹엘(Martin Hengel), 베터 스툴마허(Peter Stuhlmacher) 등은 역사적 예수의 사실성에 근거하여 신약신학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1960년대 이래 독일 조직신학분야에서도 판넨베르그, 몰트만, 윙엘 등 신학자들이 역사적 예수의 부활사건을 신학적으로 주제화하고 여기에 그들의 신학적 주제를 기초화함으로써 이러한 영지주의적 기독교 이론은 극복되었다.

역사적 기독교는 2천년 역사들 통하여 각종 이단과 신비종교의 왜곡과 자유주의의 도전을 받으면서 그 진실성을 변호하고 보존하여 왔다. 따라서 기독교 신앙을 왜곡하는 SBS 다큐멘터리 방영은 일시적인 흥미를 자극할지는 모르나 결정적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오히려 기독교와 성경의 진리를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교회는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자져야 한다”(벧전 3:15). 히브리서가 말하듯이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오늘도 살아계시고,”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고”(히13:8) 역사의 종말에는 재림자요 심판자요 구원자로서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 다시 오시기 때문이다(계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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