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크리스천] 송하성 박사 (2)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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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밖에 할 수 없었던 가난한 시절

기도는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어떻게 기도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도를 열심히 잘 하기로 소문나 있는 서기은 장로님 바로 뒷자리에 앉아서 귀동냥을 했습니다.

서기은 장로님의 기도는 국내 정치에서부터 시작해 정치지도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기도로 전개되었습니다. 그 다음 지역, 교회 목사님, 교회 직분자들을 위한 중보기도로 이어졌습니다. 끝으로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며 자신을 쥐어짜는 회개의 기도를 했습니다. 나는 귀동냥으로 들으면서도 많은 은혜와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은 공휴일이어서 아침까지 기도를 하고 있는데, 어느 가족이 어떤 정신이상자를 서기은 장로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서기은 장로님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사탄 마귀야 빨리 안 나와!” 그리고 뺨을 세게 때렸습니다. 서 장로님은 한 시간 가량 사투하시며 기도하셨습니다. 한참 조용해지더니 어느 순간 장로님께서 조용히 숨을 내쉬셨습니다. 귀신이 나간 것입니다.

나는 놀랐습니다. “기도를 하면 이렇게 응답하는구나!” 그 후로 저는 더욱 열심히 교회를 다니며 계속 기도했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다른 고등학생들과 저는 다른 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학생 예배가 끝나고 반드시 대예배를 참석하는 것과 은혜로운 최기채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위해 거의 날마다 새벽기도를 나간다는 점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고흥에 쌀과 김치를 가지러 갈 때와 아플 때를 빼곤 거의 새벽기도에 나갔습니다.

어느 날, 저는 눈을 감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다시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어렸을 때부터 삶이 파노라마처럼 연상되었습니다.

나에게는 운명적으로 나를 누르고 있는 세 가지 사슬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가난이요,
둘째는 머리가 뛰어난 수재가 아니요,
셋째는 힘이 약하다는 것 이였습니다.

나는 농부의 아들로 지게지고 풀 베고 나무하면서 컸습니다. 눈을 감으니 나무짊을 지고 산에서 내려오다 너무 무거워 지게를 받쳐놓고 쉬었던 산모퉁이 길이 생각납니다. 또 풀을 베다가 큰 뱀이 나타나면 낫을 버려두고 “엄마”를 부르면서 집으로 오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난한 경우 머리가 뛰어난 수재라면 희망이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하루는 농사일을 하시가다 늦게 돌아오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내가 잠자고 있는 줄 알고 나누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큰아들이라고 태어났는데 별로 똑똑하지도 못하고 공부도 특별히 잘하지도 못하는데다 병신같이 두들겨 맞거나 다니고 하니 저것을 어디다 쓸 수 있을까?”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버지께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시며 “글쎄 말이야”라고 답하셨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광주상고에까지 왔는데 무슨 기도를 해야 할까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운명의 삼중고를 깰 수 있는 탈출구는 공부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주님! 광주상고 전체에서 수석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송하성 박사는

고등학교 시절 예수를 영접하고 ‘인생역전’의 신화를 이룬 인물. 성균관대 경제학과, 서울대학원 행정학 석사, 파리 소르본느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미대사관 시절 조지타운대에서 국제변호사 자격을 따기도 했다.

22회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기획원 공보담당관, OECD 68차 경쟁법 정책위원회 한국대표, 주미대사관 경제외교관,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을 거쳐 현재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3선의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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