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18] ‘고난의 교통’을 알려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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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주님의 ‘웃는 얼굴’만을 구하고 싶다

이 땅에서 사역으로 인한 큰 성공이나 명예나 발전을 구하지 않고 주님의 웃는 얼굴만을 구하기 원한다.

이태리에서

1998년 3월 25일,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갈 6:17)’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고전 1:22-23)’

아무것도 원치 않고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만을 구하는 사람들은 어디 있단 말인가?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지위와 장래와 따르는 자들과 할 일들을 구한다. 어떤 이들은 표적과 은사를 구한다. 그러나 섞여 있어서 자신도 모른다. 자신이 가장 주님을 사랑할 거라고 믿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기도했지만 기도보다 탄식이 많았다. 사람들의 어두움과 생명의 어린 상태, 그리스도 외의 것들, 혼잡된 것들이 느껴질 때 내 마음은 착잡할 정도로 아프다. 사람들은 그리스도로 인하여 기뻐하지 않는다. 자신의 길을 얻을 때 기뻐한다. 사람들은 그리스도에 속한 많은 다른 것들(그리스도 자신이 아닌)을 갈망하다가 얻어지지 않을 때 실망하고 돌아서고 다른 길을 찾는다. 얼굴빛이 변한다.

전에는 나를 영적인 부모와 같이 따랐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는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돈도, 지위도, 조직도, 명성도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변한다. 돌아선다. 자신의 길을 가기 원한다. 나에게서 바라던 것이 나오지 않을 때는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의 교통(the fellowship of His suffering)을 알려 하여(빌 3:10)’

“주여, 주님 당신의 고난의 교통에 더 참여하여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흔적만을 갖기 원합니다.”

이 땅에서 사역으로 인한 큰 성공이나 명예나 발전을 구하지 않고 주님의 웃는 얼굴만을 구하기 원한다.

3월 26일, 불가리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태리에서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불가리아로 향하고 있다. 이태리의 역사를 생각할 때 은혜와 긍휼뿐이다. 주님은 우리의 생각하는 것과 구하는 것에 넘치게 공급하시는 분이다.

이태리에서 전한 메시지들의 중점

1. 우리가 원하는 교회의 모습은 순금등대이지 바벨론이 아니다.
2. 우리가 원하는 것은 누룩이 아니라 누룩 없는 순전한 떡이다.
3. 그리스도의 몸은 그리스도 자신이지 혼잡한 섞임(mixture)이 아니다.
4. 처음 사랑을 잃을 때 금등대의 간증을 잃게 된다.
① 처음 사랑은 가장 좋은 사랑이다(계 2:4).
② 부모, 처자, 자신보다 그분을 더 사랑하는 사랑이다(마 10:37).
③ 환난과 핍박이 와도 끊을 수 없는 사랑이다(롬 8:35).
④ 자신을 좁은 길로 밀어 넣는 강권하는 사랑이다(고후 5:14).
5. 그리스도는 오늘 우리 안에 성령으로 거하시며 그가 우리의 일생을 인도하신다. 그분을 따르며 우리는 변화되고 한 면으로 그분이 맡기신 일을 수행한다.
6.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길은 신령한 개인이 아닌 그리스도의 몸의 간증이다.
7.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은 우리로 그분의 증인들이 되게 한다. 믿음은 다만 그분의 말씀을 믿는 것이다.
8. 사도는 누구인가? 표적이나 지혜를 주는 자는 사도가 될 수 없다. 사도란 십자가를 아는 자다. 두려워 떨며 약하고 고난을 받는 자들이다. 그러면서도 낳는 아비요 책망과 사랑을 할 수 있는 자들이다(고전 1-4장).

나폴리에서 로마로 오는 비행기는 어떻게 이륙했는지도 모른 채 착륙 때까지 잤다. 이태리의 긴장이 풀린 것 같다. 말할 수 없는 피곤함. 불가리아에 가서도 쉴 수는 없을 것 같다. 파리에서는 미국 선교사들이 만나자고 기다리고 있다.

불가리아에서

3월 30일, 소피아를 떠나며

비행기를 많이 타다 보니 별일도 많은데 오늘은 승객이 네 명뿐이다. 조종사, 스튜어디스를 합해도 열 명이 안 된다. 소피아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간다.

불가리아에서는 새로운 역사를 주님이 원하시는 것 같다. 8-9개 교회가 이미 있는데 이들은 순수한 그리스도의 간증을 지키고 있었다.

첫날과 둘째날, 감독 장로라고 하는 형제들 4명이 왔고 그들은 나를 3-4시간 테스트했다. 나 한 마디, 그들 한 마디. 서로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나는 최선을 다해 간증하며 우리의 신앙을 알렸다. 그들은 거의 11-12시가 되어 돌아갔다. 대강 우리를 받는다고 했다. 다음날 그들은 집회에 참석했는데 뵈기체로라는 에피스코프 감독이(전날 많이도 묻고 시험하던 사람) 참석하여 G형제에게 말하기를 부분적으로 받고 받지 못할 부분도 있다고 말하면서 뭔가 더 물어볼 것도 있는 것 같았다.

모든 말이 끝난 뒤 그들은 돌이켰다. 받는다고 했다. 새로운 시작이 있게 됐다. 그들의 집회에 가 보았더니 매우 경건하고 진지했다. 주님을 대하는 태도들이 너무 좋고 찬송이 좋았다. 비세르는 내내 우리와 함께하면서 우리를 따랐다.

눈물 많은 세 사람이 불가리아에서 사역을 한다. 이번에 B형제가 왔는데 함께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비행기는 요한 슈트라우스 같은 좋은 음악가들을 배출한 오스트리아 비엔나 공항에 내려앉고 있다.

비엔나 공항에서, 교회는 하늘의 형상을 지녀야

‘또 내가 보니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예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계 21:2)’

교회의 근원은 하늘이다. 그리스도의 배필은 세상에서 나오지 않는다. 이삭의 배필이 아브라함의 고향에서 왔듯 교회는 이 땅에 있어도 그 근원은 하늘에 있다. 오늘 이 땅의 교회는 땅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땅 위의 교회는 땅에 있지만 하늘의 형상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달이 해를 반사하듯 이 땅의 교회는 그리스도를 반사해야 한다. 그러므로 장차 새 예루살렘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교회는 오늘 본적을 하늘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오늘 교회의 회복의 움직임은 이러한 하늘의 교회를 이 땅에서 살아내는 움직임이어야 한다.

4월 2일, 오랜만에 집으로 간다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집으로 간다. 남은 시간은 두 시간 반 정도. 왜 이렇게 지루한지… 파리에서는 많이 쉬었다.

T선교사, R형제와도 좋은 시간을 가졌고 그곳 자매들도 다 좋다. 미국 선교사들과도 좋은 교제를 가졌다. 이젠 40일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드립니다. 저를 지켜 주시고 인도하시며 많이 배우게 하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자신을 다시 한 번 주님께 드립니다.”

구원의 목적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1-22)’

구원도 죄 사함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을 얻는 것이다. 새 생명은 반드시 자라는 것인데 자란 결과는 몸이 건축되는 것이다. 서로 함께 지어지지 않는다면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를 건축하는 것이 구원을 받은 최고의 목적인 것이다.

4월 3일, 서울에서

‘우리의 싸우는 병기는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파하는 강력이라(고후 10:4)’

여기에서의 강력은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이다. 고린도 교회의 육체와 분열과 혼돈을 대하여 싸우는 것은 육체가 아니요 말씀인 것이다. 하나님의 사역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혈기나 머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와 계시의 영과 말씀이다.

유동근 목사는

대전고와 충남대·대학원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유니온 대학에서 M.Div, 퍼시픽 신학대학에서 Th.M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서울선교교회 담임목사, 벧엘서원 발행인, 미국 퍼시픽 신학대학 교수, 칼빈성서신학연구원장, 국제선교신학원(IMC) 대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연합총회 총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모세오경·바울서신 강해서(총 20권) 등이 있다.

저자는 1991년부터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네팔, 미얀마, 에디오피아, 잠비아, 이태리, 헝가리, 불가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선교를 주로 해온 선교사이며 복음전도자다. 위에서 소개되는 선교일기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지금도 매년 저자와 그 일행은 일년에 한 번 이상 세워진 교회들을 순방하며 진리의 말씀을 공급하고, 교회들을 굳게 세우며 전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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