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길…’, 얄팍한 기독교 이해로 단순논리 반복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본질 무시한 채 “시아파와 비슷” 주장… 소통 요구하며 마무리

종교간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겠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기독교 근본 교리에 대한 위험하고 경솔한 접근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SBS의 4부작 기획 ‘신의 길 인간의 길’이 13일 4부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SBS는 마지막 방송까지 기독교에 대한 얄팍한 이해를 바탕으로 종교간 화해와 평화라는 단순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1부에서 몇 가지 비슷한 모습을 근거로 제시하며 예수의 이미지가 고대 신화에서 차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던 ‘신의 길…’은 4부에서도 유사한 논리를 펼쳤다. 방송은 먼저 무함마드의 손자로서 전장에서 처형당한 이맘 후세인을 기리는 날인 ‘아슈라’의 모습을 보여준 뒤, 아슈라를 지키는 이슬람 시아파의 모습이 기독교와 많이 닮았다는 주장을 폈다. 무슬림들은 이맘 후세인이 타인의 죄를 대신해 희생당한 것으로 믿기에, 신성한 존재가 고통과 수난을 당한다는 것이 닮았다는 것.

방송은 이맘 후세인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과, 예수를 부르며 기도하는 기독교인들,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에서 참회하는 유대인들을 연달아 보여주며 “종교만 다를 뿐 신을 향한 간절한 마음은 같다”는 멘트를 남겼다.

이어 방송은 기독교에서의 사탄과 악마, 천국과 지옥 등의 개념이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일부 종교는 자신들만이 절대 진리라며 다른 종교를 선교라는 이름으로 통합하려 한다. 그러나 인류 문명사는 그들이 아는 신이 그들이 배척하는 다른 종교에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비판의 화살은 곧 9.11 테러를 주도한 빈 라덴을 비롯한 이슬람 근본주의로, 다음에는 미국 복음주의로 향했다. 방송은 “9.11 직후부터 종교가 선악을 가르는 도구로 탈바꿈됐다”며 “예수를 존경한다는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가장 선인 것처럼 이슬람 국가에 대해 성전 벌이는 것이 선이라고 주장했다”고 했다.

방송은 부시 대통령의 태도가 미국 복음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복음주의자에 대해 “선과 악을 단순구분하고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으며, 선택된 자만이 구원을 얻고, 종말이 다가와 예수가 재림할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음주의자들이 자신의 말과 행동의 정당성은 성서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면서 타 종교에 대해 전쟁도 불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이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정책에 누구보다 반대한다고 일방적으로 비판했다. 방송은 미국 보수 기독교인들이 국가의료보장제도. 저소득층 복지 등에 반대한다면서 “잘 사는 것도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해 버렸다. 그같은 주장에 대한 미국 복음주의자들의 설명은 방송되지 않았다.

미국 복음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 개신교에 대해 자연스럽게 비판이 이어졌다. 방송은 “한국 개신교 60% 이상인 보수 기독교인들은 미국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갖고 있다”며 “(한국 보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과 다른 의견은 빨갱이와 사탄이라고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성경은 수천 년 동안 진정한 구원의 길 알려주는 안내서”라면서도 “그러나 그것만이 옳다는 건 오히려 독단과 독선에 빠질 수 있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우리가 배운 어떤 것도 진리를 찾는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진리를 알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촛불집회 장면을 보여주며 “2008년 인간의 길 위에는 진리와 소통을 바라는 불빛이 가득하다”는 말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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