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SBS 4부는 지구상의 분열과 갈등이 평화와 화해를 지향하는 종교에서 발생한다며 다양한 종파를 소개했다. 그런데 SBS는 전통 기독교가 이단적 견해로 간주하는 종교다원주의(타 종교도 구원이 있다는 주장)의 시각에서 전통 기독교의 교리를 폄하하고 있다. SBS는 여러 종교의 독특성을 무시한 채 피상적인 유사성만 가지고 동일하다고 함으로써 기독교의 교리를 왜곡(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부정)하고 있다.
1. 이슬람 시아파 순교자 이맘 후세인을 신성시하여 그의 죽음을 예수의 죽음과 동일한 차원으로 왜곡.
SBS는 이슬람 지도자 이맘 후세인의 순교를 기념하는 아슈라 날의 행사(사랑, 정의, 평화, 우정의 날)를 보도한다. 이맘 후세인은 수니파에 의하여 살해당한 이슬람 시아파의 순교자인데 이맘 자먼 사원이 세워지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이맘을 신성한 존재로 추앙하고 있다. 중동 여성들에게 종교는 선택이 아니라 삶 자체이다. 이맘 후세인은 여성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성한 존재가 된다. 이만 자먼 사원에서는 이맘이 사라졌으나 다시 강림하고 종말이 임하며 이맘 자먼이 예수와 같이 재림하신다고 가르친다. 이 사원에서 교인들은 맨발로 40일 기도를 하며 경건한 삶을 산다. SBS는 이슬람 시아파의 모습이 기독교인과 닮았다고 본다. 타인의 죄를 대신해 희생당한 것, 그리고 신성한 존재가 수난과 고통을 당한다는 신앙과 그가 다시 온다는 재림신앙이 닮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신앙형태는 예수를 부르며 기도하는 기독교 신자들, 통곡의 벽에서 유대인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이러한 유사성이란 피상적인 공통성에 불과하다. 이슬람 시아파의 재림신앙은 신성한 존재 이맘의 재림이며, 유대교의 재림신앙은 인자의 재림이나, 기독교의 재림신앙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하나님의 아들, 나사렛 예수의 재림을 소망하기 때문이다.
2. 선과 악, 천국과 지옥이란 이원론이란 유대교에는 없었던 것인데, 기독교에서 만든 것이라고 왜곡한다.
SBS는 종교학자의 견해를 빌려서 구약에는 사단이 하나님의 수하이며 악령의 개념이 없다고 한다(배철현). 신약에서 약령으로 바뀐다고 한다. 이것은 페르시아의 고레스왕의 통치기간 동안 들어온 조로아스터교와 후기 유대교의 영향(김경재)이라고 본다. 사단과 종말 사상이 들어와 빛의 사자와 어둠의 사자로 구분되고 지옥과 천국으로 분리된다고 설명한다. 기원전 7세기 선지자인 조로아스터가 설립한 조로아스터교(배화교)는 죽은 자의 영정 앞에 음식을 차려놓고 분향한다. 선과 악, 천국과 지옥이 구분된다. 유일신에 악신이 대항하여 좋은 말, 좋은 생각은 그 영혼을 천국으로, 나쁜 말과 생각은 지옥으로 보낸다고 주장한다. 사단 개념이 조로아스터교에 의하여 악령으로 왜곡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구약성경은 유신론적 이원론을 말하고 있다. 하나님 앞에서 천사와 사단은 그의 심부름꾼이다. 사단은 참소하는 짓만 하고 천사는 좋은 일만 한다. 사울왕에게 하나님이 부리시는 악신이 임했다(삼상 19:9). 아합왕 때 참 예언자 미가야에 대항하는 거짓말 하는 영들(왕상 22:22), 바로의 교만으로 인해 에덴에서 좇겨나가 음부로 떨어지는 존재로 상징(겔31장), 두로의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의 산에서 좇겨나감(겔 28장), 거짓 예언자 스마야(렘 29장), 거짓 예언자들(렘 23장), 거짓예언자 하나냐 등에서 우리는 구약에서 함축적으로 있는 선한 영과 거짓 영(렘 28장), 천사와 악신의 구분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전통 기독교가 말하는 것은 형이상학적 이원론이 아니라 유신론적 이원론이다. 종말에는 하나님 안에서 악마와 죄가 불구덩이에 들어가 심판받고 이원론이 종결된다. 따라서 이것을 유신론적 이원론이라고 한다.
3. 기독교 복음주의와 근본주의가 타 종교와 전쟁을 일으킨다고 왜곡하고 있다.
SBS는 종교적 근본주의를 비판하고, 독선와 폐쇄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종교를 이데올로기화하여 인명살상을 종교적 순교로 미화시키고 있다. 자살테러 공격을 정당화한다. 이슬람의 근본주의는 가난한 아이들을 탈레반의 전사로 세뇌작업을 하고 있다. 1500명 젊은이들이 이슬람을 위해 죽으면 천국에 간다고 믿고 있다. 가난, 문맹, 경제상 좌절의 최악 상황에 있는 젊은이들이 이슬람 근본주의, 탈레반의 정신적 지하드에 이용하고 있다.
SBS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기독교 근본주의가 동일하다고 본다. 미국의 팻 로버트슨 목사는 이슬람이란 정치적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며, 9.11부터 부시는 악의 축을 이슬람 세계에 전격 적용하여 전쟁을 선포하였다. SBS는 보수 기독교계와 정치인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보도하면서 이라크전쟁은 석유전쟁이라고 폄하하며, 이라크 전쟁 배후에는 기독교 근본주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복음주의와 근본주의를 구분한다. 근본주의는 현실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 근거하여 현실에 대한 사회참여의식이 결여되고 역사의식이 결여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복음주의는 성경적 사고에 합당하게 현실을 해석하고 역사적 사회적 현실에 변혁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복음주의는 타 종교가 구원을 준다고 보지는 않으나 공공성과 윤리성을 지닌 이상 타 종교를 수용하고 종교간의 공존과 협력에 열려 있다.
4. 한국에서의 기독교부흥을 근본주의 선교사의 문자주의 기독교의 산물로 왜곡하고 있다.
SBS는 서구의 고등비평이 미국에 침투하자 미국의 근본주의 기독교는 선교지를 한국 등 제3세계로 옮겼다고 보도한다. 서구의 진화론과 고등비평을 피하여 문자주의 기독교가 한국으로 선교를 하여 세력 확장을 꾀하였다고 본다. 이 문자주의 기독교 선교사들이 한국에 근본주의 기독교를 세웠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희생의 피를 흘린 혈맹관계에 있다며, 한국교회의 성장을 친미주의와 연결짓는다.
마펫(S. Moffet) 선교사의 예를 들면서 토착종교가 실패한 곳에 기독교가 성공하여, 사찰이 무너지도록 기도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SBS는 종교다원주의자들을 인용하면서 문자 그대로 믿는 근본주의에서 벗어나 경전이 쓰여진 시기와 상황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경전을 이해하자고 주장한다. SBS는 진보주의자들의 견해를 빌려서 우파 종교, 보수 기독교는 사회정책, 국가의료정책, 저소득층 복지 등에 반대한다면서 “잘 사는 것도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본다. 한국 기독교의 60%가 보수기독교 성향을 가졌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이것은 한국 복음주의 교회가 1990년 이후에 사회복지와 통일, 인권과 사회의 빈부격차를 좁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편파적인 시각이다. 목회자의 신학적 수준을 선교사보다 낮게, 평신도보다 높게 한 것은 식민주의자들의 우월정책이라기보다는 목회자들을 지식인보다는 영성에 치중하여 교육함으로써 청교도적 신앙을 전수하기 위함이라고 본다. 이러한 영성을 강조한 선교사의 교육정책에서 1907년 평양대각성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식민주의자들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자기들의 청춘을 작은 동방의 나라 한국에 바친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들이었고 그 사회의 엘리트들이었다. 평양 숭실의 베어드나, 연희전문의 언더우드나, 감리교의 아펜젤러는 모두 그 몸을 한국에 묻힌 헌신한 선교사들이었다. 이들에게 식민주의 정책이라는 용어를 붙일 수 없다.
5. 종교다원주의의 시각에서 예수만 구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기독교는 경전주의 기독교요, 다원주의시대에 맞지 않는 닫힌 사고방식이라고 왜곡한다.
그리고 SBS는 예수의 유일성(요 14:6): “내가 곧 길이며 진리요 생명이란 말씀”은 시대적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SBS 방송은 하나의 방송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진보주의적 종교관을 전하는 장으로 변모되고 있다. 종교다원주의자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성경을 율법적 경전으로 절대적 금과옥조로 간주, 맹신과 독선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에 의하면 김경재 교수가 말하는 신, 무명신이란 궁극적 신이다. 그는 미국의 범신론 신학자 폴 틸리히를 따르면서 존재 자체로서 신에 대하여 문자적 칭호를 거부하고 삼위일체 개념을 거부하는 존재의 신학을 제창하고 있다. 그러나 틸리히는 엄격히 종교학자이지 교회의 신학자라고 불리우는 것은 합당치 않다. 그는 종교가 위기에 처한 현대의 상황 속에서 종교의 차원을 깊이 속에 두었다. 틸리히의 신은 성경의 신이 아니다. 제 종교는 “‘유일신이라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사상도 존 힉의 종교다원주의를 말하는 것으로서, 전통적 기독교를 부정하기에 이른다.
6. 기독교를 이슬람교 또는 존 힉(John Hick) 처럼 무명의 일신론 종교로 왜곡한다.
그러나 기독교는 일원론이 아니라 삼위일체적 일원론이다. 일원론이란 이슬람이나 유대교도 믿는다. 하나님이 세 위격이면서 한 분이라는 사상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다. 이것은 구약에서부터 신약성경에 이르기까지 증언되어 있다. 창세기에는 하나님의 “우리”(창 1:26)라는 개념에서 시작하여 고린도서의 성부, 성자 성령의 교통이라는 바울의 축도문(고전 13:13)에서 나타나고 있다.
SBS는 1부 “예수는 신화”라는 방영에서 시작하여 그 결론이 종교다원주의로 끝나고 있다. 예수는 신화라는 저자들인 프리크나 갠디의 입장이 신비주의자요 영지주의자로서 이들은 모든 종교란 신비를 지칭한다는 존 힉(John Hick)의 종교다원주의 입장으로 통하고 있다. 종교다원주의 신앙과 정통 기독교 신앙은 구분되어야 한다. 종교다원주의 신앙은 신화에 근거하고, 다신론을 주장하고 혼합주의를 주장하고, 영혼불멸을 주장하고 환생과 재생을 믿으며, 신의 진노에 대하여 두려움과 공포에 빠진다. 이에 대하여 정통 기독교는 역사에 근거하며, 유일신을 믿으며, 삼위일체를 믿으며, 육체와 영혼의 영생을 믿으며, 몸의 부활을 믿으며, 하나님의 은혜로운 자비와 구원에 대하여 기뻐하고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