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21]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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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을 다 뺏어버린 미얀마 성도들

1998년 5월 19일 월요일, 당신의 전사를 기억하소서!

새벽 3시 비행기 안에서. 방콕에서 서울로 가는데 계속 비행기가 흔들린다.

“오, 주님! 구원해 주옵소서. 이렇게 장시간 흔들리며 가는 비행기는 처음 봅니다. 주여, 도와주소서. 안식이 없는 비행기 안에서 주께 기도합니다. 당신의 종이 타고 있습니다. 사단의 공격을 꾸짖으소서. 주님의 승리를 전시하고 그리스도의 뜻을 성취하고자 계속 나가는 당신의 전사를 기억하옵소서.


사단아 듣거라! 하나님의 간증은 온 땅에 계속 일어나고 있다. 신실한 형제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기는 자들이다! 너를 밟을 자들이다!

할렐루야! 주님 당신을 영화롭게 하며 기쁘게 할 자들을 주님은 찾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곧 오실 수 있도록, 주여, 우리는 싸우며 갑니다. 주여, 당신은 오시옵소서.”

세인띠안, 또레인, 로아, 치코코 매우 사랑스럽고 순수한 형제들이다.

“주님, 스리랑카를 가야 합니다. 사람을 주시옵소서. 방글라데시도 가야 합니다. 오 주여, 사람을 저희들에게 붙여주시옵소서.”

5월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쓰다

18일 양곤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는데 한 술취한(어쩌면 마약 중독된) 중년 남자가 서너번째 줄에 앉더니 말씀을 전하니까 말끝마다 말대답을 했다. ‘No, No’ 하면서 말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No…, 뭐라고 뭐라고 영어로 했다. 영어도 꽤 잘했다).

말씀을 전하는 영이 매우 약화되었다. 뒤에 할 말을 잠시 까먹었다. 내가 그에게 점잖은 소리로 “Don’t disturb me!” 하니까 한 술 더 떠서 대꾸했다. 형제자매 몇 사람이 일어나서 데리고 나가려고 하니까 더욱 극성! 결국 내 입에서 일갈이 나왔다.

“Brother! Please go back to your home! You can not listen my words today, go!”

그는 내 말의 기세에 풀이 꺾였다. 형제들이 그를 데리고 나갔다. 다시 말씀을 전할 수 있었다.

양곤 가정 두세 곳을 갔는데, 물도 안 나오는 곳도 있고 전깃불도 안 들어오고 전기가 있어도 아예 촛불을 네다섯 개 켜놓고 집회를 시작한다. 언제 나갈지 모르니까. 그리고 전기가 계속 나갔다 들어왔다 한다. 한 곳에서는(치코코 집) 처음부터 끝까지 아예 안 들어왔다.

접대는 아주 성심성의껏 한다. 문제는 이번에 아무 선물도 가져가지 않고 주는 대로 먹고만 왔다는 것이다. 환경은 열악한데 그들은 이미 내 마음을 다 빼앗고 있었다.

한 목사는 나에게 진리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말이 아니라 진실로 그러했다. 성경학교를 가려고 하는 치코코 형제에게 몇 번이나 가지 말 것을 내가 보는 데서 권했다(겸손한 사람이 성경학교 갔다오면 교만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몇몇 돈을 원하는 지방 목회자들이 돈 많은 외국 선교사들을 접촉하고서 부유하게 되고 교만하게 된 것에 대해 개탄하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는 진실로 주님과 성령과 진리를 원하는 사람이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멘.

이 시대에 하나님은 그분의 간증을 원하신다.

몽골에서

5월 22일, 몽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스무 번째 몽골을 방문하는 비행기 안에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경배가 있다. 몽골 교회는 우리에게 이스라엘의 장자 르우벤과 같이 사역의 첫 번째 열매인 교회이다.

비행기가 울란바토르의 기상이 좋지 않은 관계로 회항해 북경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 사단이 그곳에 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을 느꼈다. 주님께 기도했다. “주님, 그곳에 사랑스런 성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가야 하오니 기상을 변케 하소서.” 믿음이 있었다.

조울증으로 고생하는 한 형제를 오늘 억지로 정신 병원에 입원시켰다. 마음속에 묵직한 아픔이 몰려들었다.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J형제의 건강(입원 중)을 위해 기도했다. “나를 살리신 주님, 그도 살려 주소서.”

비행기는 북경 공항에서 울란바토르로 다시 떴고 한 시간 후면 울란바토르로 가게 된다. 그들에 대한 사랑이 더욱 일어났다. 주님께서 교회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더욱 불살라 주시는 것 같다.

I형제와 L형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나 유럽은 만날 때 포옹하는데 동양 사람은 악수 정도다. 우리의 동역자들과의 사랑의 표현은 악수 갖고는 부족하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3-4시간 가량 늦었다.

5월 23일,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Going→ Serving→ Ministering→ Blessing

섬기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 게 많다. 몽골의 성도들은 나의 혈육의 자녀와 같다. 4일 여행이지만 일주일 이상의 일정과 같이 짜임새 있게 보냈다. 메시지는 모두 여섯 번 전했다. 봉사자들과 세 번, 가정 심방 다섯 군데, 동역자들과의 교제 5-6시간 정도였다.

메시지는 이 시대의 간증에 관한 것이었는데 주님의 긍휼과 은혜가 있었다. 성도들이 새롭게 되며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님께 감사드린다.

다음 편부터는 네번째 전세계 선교여행 일정을 담은 사역지 일기 4가 이어집니다.

유동근 목사는

▲이번이 몽골을 방문하는 스무 번째 여행이다. 몽골의 성도들은 나의 혈육의 자녀와도 같다.

대전고와 충남대·대학원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유니온 대학에서 M.Div, 퍼시픽 신학대학에서 Th.M 과정을 이수했다. 현재 서울선교교회 담임목사, 벧엘서원 발행인, 미국 퍼시픽 신학대학 교수, 칼빈성서신학연구원장, 국제선교신학원(IMC) 대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연합총회 총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모세오경·바울서신 강해서(총 20권) 등이 있다.

저자는 1991년부터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네팔, 미얀마, 에디오피아, 잠비아, 이태리, 헝가리, 불가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선교를 주로 해온 선교사이며 복음전도자다. 위에서 소개되는 선교일기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지금도 매년 저자와 그 일행은 일년에 한 번 이상 세워진 교회들을 순방하며 진리의 말씀을 공급하고, 교회들을 굳게 세우며 전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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