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크리스천] 송하성 박사 (6) “구하라!”

|  

성경공부가 패배주의의 나락에서 나를 구해냈다

패배주의에 젖어있어 그런지 2차 대학으로는 아르바이트도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보수가 적었습니다. 1학년 겨울방학 두 달여 동안 체신부 9급 공무원으로 겨우 월급 2만 5천원을 받으며 일을 했습니다.

그 후 동대문근처에 있는‘덕원각’이라는 중국집을 하는 사람의 홍제동 집에서 입주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중학교 2학년 학생을 한 달 가르치자 35등에서 20등으로 오르더니 다음 시험에서 무슨 이유인지 다시 40등으로 떨어져 버렸습니다. 학생의 어머니는 저에게 입주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것을 조심스레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내일 모레면 나오는 이달 성적을 보고 짐을 옮기겠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성적은 10등이었습니다. 저는 ‘불명예는 회복했다’는 생각에 짐을 싸고 다시 명륜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명륜동 성대 캠퍼스 바깥에 성대 소유의 테니스장이 있었으며 테니스장 뒤에 군대 막사식으로 생긴 콘세트가 있었습니다. 이 콘세트는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모임인‘근로 장학회’에서 관리하고 있었습니다.‘근로 장학회’라는 말은 얼핏 생각하기에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 상을 주는 모임이라 느껴지지만 사실은 학비를 벌어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임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근로 장학회 서클에 가입하여 회원이 됐는데 마침 콘세트 방이 하나 비게 되어 사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방세를 안 내는 공짜 방이지만 처음으로 제가 가져보는 전용 공간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1974년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온기가 없는 방에서 침낭에 몸을 묻고 이불을 덮어도 이가 시리도록 추웠습니다. 하지만 내 전용 공간이 생겼다는 생각에 마음만은 따뜻했습니다.

후기 대학의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제게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 구나’, ‘내가 하는 것은 사사건건 잘 되는 일이 없다’는 패배주의는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얻으리라’는 말씀을 자기 중심적이고 현세 구복적인 얕은 믿음으로 해석한 것이 마침내 부작용을 드러내게 된 것이었습니다. ‘문을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는데 열리지 않는 것을 보니 다 거짓이 아닌가’ 하면서 신의 존재를 의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의 낭만이라는 미명 아래 술 마시고 흡연하며 방탕한 대학생활을 보내게 됐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로 시작되는 당시 유행하던 대중가요가 있었습니다. 바로 나의 심정을 대신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러한 체념과 방황을 하느니 휴학을 하고 머리 깎고 군대로 도망이나 가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절망의 끝에 큰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한 성경 공부는 다시 저를 붙잡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요한 목사님을 만나 먼저 창세기를 공부했는데 창세기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 중 ‘사람은 부모의 성관계에 의하여 우연으로 생긴 존재가 아니고 목적이 있는 필연적인 존재다. 그래서 자기를 위해 벌어먹고 살다가 죽는 생물학적인 무의미한 삶을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 즉 사명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저를 감동시켰으며 곧 제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송하성 박사는

고등학교 시절 예수를 영접하고 ‘인생역전’의 신화를 이룬 인물. 성균관대 경제학과, 서울대학원 행정학 석사, 파리 소르본느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미대사관 시절 조지타운대에서 국제변호사 자격을 따기도 했다.

22회 행정고시에 합격, 경제기획원 공보담당관, OECD 68차 경쟁법 정책위원회 한국대표, 주미대사관 경제외교관,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을 거쳐 현재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3선의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동생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서울시청 합동분양소 조문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사고 조문으로 새해 시작

방명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기도와 지원에 최선 기울일 것 사회 주요 문제 적극 나서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과 본부 임원들, 그리고 부장들은 을사년 새해 첫 날인 1월 1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179명의 합동분향소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상황.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운동권 출신들의 폭거”

내란죄 확정도 안 됐는데 공공연히 확정범? 고도의 통치 판단인지 헌재 결정 기다려야 대행의 대행도 탄핵 압박,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체포 영장에 ‘법 예외’ 적시 기막혀 대통령, 직무 정지됐으나 ‘현재 국가 원수’ 체포 동조하는 세력, 민주주의 죽이는…

엔딩 파티

살아 있는 사람 위한 장례식 ‘엔딩 파티’, 긍정적 인식 높아져

건강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엔딩 파티(Ending Party, 餘生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딩 파티’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장례식’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지인들을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다. (사)하이패밀리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세이브코리아 “‘내란 수괴’ 단정? ‘무죄추정’ 따르라”

세이브코리아, 수기총을 비롯한 1200여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내란죄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공수처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내란죄’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쓰…

WEC 국제선교회, OW, 오퍼레이션 월드

‘세계 기도 정보 결정판’ 오퍼레이션 월드, 출간 60주년

“세계 기도 정보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 이하 OW)가 출간 60주년을 맞았다. WEC 국제선교회(WEC International)의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 선교사가 1964년에 발행한 초판은 불과 32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손으로 그린 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