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1~2세기) ‘비기독교 자료’가 증언하는 나사렛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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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교수]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 (1)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김영한 교수(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여태까지 필자는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4차례 다큐멘터리 방영과 그것이 기초한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에 관하여 “아니다” “왜곡이다”는 내용으로 비판하는 변증적인 글을 써왔다. 여섯 차례 비판이 끝난 후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SBS 다큐멘터리의 왜곡된 방영으로 상처를 입었거나 신앙에 혼란이 초래된 분들(특히 젊은이들)에게 치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에 관하여 역사적인 자료에 기반된 증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바른 신앙은 이성적 논증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신앙은 칼빈이 말한 바와 같이 성령의 내면적 증언(testimonium interum spiritus sancti)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나 올바른 신앙은 이성적 증거를 무시하고 맹신하지 않는다. 올바른 신앙은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다. 올바른 신앙은 역사적이고 이성적인 증거를 요구한다. 어거스틴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믿기 위하여 사유한다”(credo ut intelligam). 이 글이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불변하시고 살아 계신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에 관하여 아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초기 비기독교 문서들은 역사적 예수의 실재에 관하여 의심하지 않았다

성경 및 고대 기독교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1-2세기 기독교 밖의 자료는 역사적 예수가 실재했다는 것을 절대로 의심하지 않았다. 이 자료들은 예수가 죽으신지 수십 년이 지난 주후 60년경에 쓰여진 것이다. 이 자료들은 유대교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가 쓴 역사기록인 『유대 고대사』, 유대교 법전인 『탈무드』, 트라얀 황제에게 올린 보고서인 “비투니아에서 온 편지”, 타키투스가 쓴 역사 기록인 『연대기』, 수에토니우스의 문서 등이다. 이 문서들은 역사적 예수에 관하여 사실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들 문서들은 종교적인 문서가 아니라 일반 세속적인 문서들이다. 이러한 초기 문서들은 우리의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과 같이 그 시대에 일어난 사실에 관하여 보도하고 있다.

1세기 유대교 문서들의 증언

60년경에 집필이 시작되어 93년에 완성된 대저작『유대 고대사』(Jewish Antiquities)에서 귀족 바리새파에 속한 유대교 역사가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는 나사렛 예수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그는 주후 62년에 투석형으로 죽임을 당한 야고보를 언급하면서 그가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의 동생”이라고 말하고 있다. 요세푸스는 여기서 예수가 이미 그의 독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로 전제하고 있다(Ant. 20:200).

요세푸스의 대저작의 제18권에는 유명한 ‘플로비우스의 증언’(18:63-64)이 있는데 이 증언은 나사렛 예수에 대한 가장 충격적이고 의미있는 증언이다. 그는 다음같이 증언한다: “이 때 예수가 살았는데, 참으로 그를 사람이라고 불러야 한다면, 그는 현인(賢人)이었다. 그는 진리를 기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선생이었다. 그는 많은 유대인과 많은 희랍인들을 추종자로 얻었다. 그는 메시아였다…”(Ant.18:63). 이것은 요세푸스 자신이 제시한 나사렛 예수에 대한 증언이다. 요세푸스는 예수를 “지혜로운 교사,” “기적을 행하는 자”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예수가 자신을 메시아라고 주장함으로써 유대의 총독 본디오 빌라도에 의하여 사형 선고받아 당시의 극형의 상징인 “십자가에 달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유대교 법전인 탈무드(Talmud)도 예수에 관하여 매우 드물게나마 언급하고 있다. 탈무드는 대부분 부정적으로 예수를 “사생자, 기적을 일으키는 자, 요술쟁이, 거짓교사”로 비난하고 있으며, 유월절 전야에 나무에 달렸다고 언급하고 있다.

2세기 그리스 로마 문서들의 증언

주후 112년에 쓰여진 “비투니아에서 온 편지”(Letter from Bithynia)에서 당시 비투니아 총독 젊은 총독 플리니우스(Plinius, AD 61-113)는 트라얀 황제(Kaiser Trajan)에게 기독교인들의 실태를 언급하고 있다. 그는 이 편지에서 로마 황제의 상에 존경을 표하기를 거부하는 기독교인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 물으며,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를 마치 신인 것처럼 그에게 바치는 찬송시를 흔히 불렀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이들의 오류와 잘못이란 동터기 전에 모이는 고정된 날에 대한 관습과 그리스도에 대한 단어의 형식을 신(神)으로 교대로 외우는 관습이었습니다. 이들은 맹세에 구속되어 있었으며 도둑질이나 강도짓이나 강간에 연루되지 않았고, 그들의 말을 깨뜨리지 않았고, 요청될 때 증거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관습은 이것을 행하고 난 후 헤어지고 다시 모였는데 그것은 일상적인 해없는 음식을 먹는 것이었습니다”(Epistles 10:96).

여기서 플리니우스는 예수가 세상에 살았고 초대교회 신자들에 의하여 신성(하나님의 아들, 인자 등)으로 불렸던 인물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비투니아에서 온 편지”이라고 불리는 플리니우스의 서신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나사렛 예수에 관한 가장 오랜 자료이다. 이 자료를 통해서 우리는 1세기의 기독교인들이 믿었고 생활했던 것을 비기독교적 원천에서 알 수 있다.

로마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 AD 55-120)는 『연대기』(Annals)에서 “크레스챤들”(Chrestianer), 곧 그리스도인이란 이름을 이 종파의 창설자 그리스도에게 소급시키고 있다. 그는 예수가 로마 황제 디베리우스(Diberius)치하에서 유대 총독 빌라도의 명령에 의하여 십자가에 처형되었다고 말한다(Annals, 15:44, 2-5).

『연대기』보다 5년 후, 다른 로마 역사가 수에토니우스(Suetonius, AD 69-140)는 그의 문서에서 클라디우스 황제(Kaiser Claudius, AD 41-54)가 “크레스투스(Chrestus)의 선동”에 의하여 지속적인 소란을 일으킨 유대인들을 로마에서 추방했다고 말한다(Life of Claudius, 25:4). 여기서 “크레스투스”는 그리스도를 가르키고 있다. 그는 예수를 기독교의 창시자가 아니라 반체제적 유대인들 모임의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다. 수에토니우스의 문서는 기독교와 유대교의 대립에 의하여 일어난 소요에 관하여 보고하고 있으나 이 소요의 사실적 진상에 관하여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상의 초기 비기독교 문서들에 대한 고찰에서 우리는 다음같은 사실을 확정할 수 있다.

첫째, 나사렛 예수는 명확히 역사적 인물이다.

1세기경 기독교 밖의 역사적 자료들은 나사렛 예수를 사실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비기독교 문서의 증언들은 거의 예수를 부정적으로 비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당시 다신론적인 이방 종교가 지배하는 이교도 사회에서 로마 황제에게 참배를 거부하고 박해를 받은 기독교가 좋은 평판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이로 보아 우리는 나사렛 예수가 티모시 프리크(Demothy Fleke)나 피터 갠디(Peter Gandy)가 공저한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나사렛 예수가 역사성이 없는 가공적 인물이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적으로 실재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정할 수 있다.

둘째, 나사렛 예수는 당시 유대교와 이방 종교의 다신사회에서 비방을 받았다.

이들 비기독교문서들에서 나타나는 예수에 대한 비방적 언사는 복음서가 나사렛 예수에 대하여 행하는 긍정적인 서술에 대하여 평행적으로 가해지는 부정적 서술로 보인다. 복음서에서는 예수가 동정녀에서 탄생했다고 쓴 것을 이들 비기독교문서에서는 “사생아”로 말하고 있다. 예수께서 소경과 귀머거리, 앉은뱅이, 문둥병자 등 불치병자들을 고친 것을 두고 “괴술을 행한 자”라고 말하고 있다. 복음서가 기록한 “예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들고, 바다 위를 걸은 사건”을 두고 “요술쟁이”로 비난하고 있다. 예수가 모세의 율법을 부정하면서 “나는 너희에게 말하노니” 라는 권세있는 가르침에 대하여 “거짓교사”로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서 내용과 이들 비기독교문서가 일치되는 내용이 있다. 그것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문서들은 예수가 “유월절 전야에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는 기록에 있어서 복음서와 일치하고 있다.

셋째, 나사렛 예수의 진정한 모습은 그를 추종한 제자들과 복음서 기자들에 의하여 드러난다.

그러나 이들 비기독교적 문서들이 예수의 역사적 사실성을 확증해줄 수는 있으나 ‘이 분이 과연 누구였던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줄 수 없다. 이 답변은 기독교 안에서 찾아야 한다. 말하자면, 예수를 3년이나 따라 다니면서 그와 침식을 같이하고, 그의 가르침을 받고, 기적을 행하시던 삶의 현장에 같이 있었던 증인들이다. 이들은 12사도들과 4복음서 기자들이다. 이들의 증언은 나사렛 예수 복음사역의 목격자들이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것이다. 그러므로 베드로, 바울, 요한 등 12사도들과 마가, 마태, 누가, 요한 등 복음서 기자들은 역사적 예수의 진실된 모습을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원천이며 규범이 된다. 이들은 한결같이 나사렛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막1:1,눅1:35)), “인자”(마24:30), “그리스도”(마16:16), “이스라엘의 구속자”(눅24:21), “주”(마16:16), “하나님의 말씀”(요1:1) “하나님”(요1:1, 18)으로 증언하고 있다. 역사적 예수의 진정한 상은 신앙의 예수상과 긴밀한 관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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