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교편향 논란, 이왕 불거져나온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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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종교 편향’ 논란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조계종 총무원장을 찾아 양해를 구한 데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브리핑을 갖고 종교 편향 사례 제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는데도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그간 여러 차례 불만을 토로해왔던 불교계는 이번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종교 편향에 항의하는 대규모 법회를 열겠다고까지 나오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이번 법회 참석 목표를 50만명으로 잡는 등, 전에 없는 큰 규모의 항의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반면 이번 종교 편향 논란과 관련해 정부와 함께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기독교계는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조용하다. 괜시리 예민한 문제를 건드렸다가 반발을 낳을까 우려하는 듯하다.

물론 기독교계로선 억울한 마음도 적지 않다. 누차 지적해 왔듯 단순한 행정 착오나 관례상 일어난 일들을 가지고 현 대통령이 장로라는 점을 들어 ‘종교 편향’이라고 몰아가는 부분도 없지 않기 때문. 게다가 반기독교적인 사회 정서까지 합세하면서 기독교계 또한 소위 정부의 ‘종교 편향적’ 행보로 인해 덕을 보기는커녕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적 불만이 이처럼 크게 일고 있는 이 때, 침묵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기독교계는 이 해묵은 논쟁이 더 이상 거듭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논의를 주도해 한국교회의 진정성을 알리는 한편, 이같은 종교 편향 논란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더라고 기독 공직자들이 처신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때마침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인 한기총의 엄신형 대표회장이 얼마 전 제8대 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에 취임했다. 엄 대표회장은 이 직분을 십분 활용한다면, 여러 종단 지도자들의 지혜를 모아 종교계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는 이 문제를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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