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원효, 제2의 의상이 나서야 할 때”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동길 교수가 종교편향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 정권에 대해 조언을 전했다. 김 교수는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배후세력은 반드시 찾아내야 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번 사건이 유례없는 종교 분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했다.
김동길 교수는 이 글에서 먼저 이 대통령에 대해 “나는 단 한 번도 이명박 정권이 불교를 탄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지만 불교 당국자들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만있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면 반성의 여지는 있다고 본다”고 충고했다.
그는 “혹시 오이 밭을 가다가 신발을 고쳐 신은 적은 없는지, 또는 외얏나무 밑으로 가다가 갓을 고쳐 쓴 적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며 “세상에는 공연한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착시나 착각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 또한 충분히 고려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더 중요하고 긴박한 것은 불교의 승려들의 집단 시위에 배후세력이 있는지 없는지, 정보·수사 당국은 만전을 기하여 사실을 사실대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칫 잘못하면 불교 성직자들의 뜻밖의 집단행동이 이 나라의 전통종교인 불교와 신흥종교인 기독교 사이의 유례없는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동길 교수는 “그렇게 되면 이 나라 역사에 전례가 없는 유혈 종교분쟁이 벌어지고,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는 적화통일론자들은 만세를 부르게 될 것”이라며 “제2의 의상이 나서야 할 때다. 이것은 한국 불교 중흥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한국 불교 쇠망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 어쨌건 불교 시위의 배후세력만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