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29] 주님을 따르다 겪는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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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을 돌보다 빚을 많이 지게 된 떡사라디 형제

사역지 일기 6
1998. 12. 13-1999. 1. 8
델리-카트만두-홍콩

캄보디아에서

1998년 12월 13일, 성도를 돌보다가 빚을 많이 지게 된 떡사라디

일주일 동안 열한 번의 집회가 모두 끝났다.

공항에서 캄보디아 형제 자매들과 헤어졌다. 자매들은 거의 다 눈물을 흘렸다. 공항에 들어와 앉았을 때 난 뭔가 잊어버린 것 같아 한동안 서성거려야 했다. 떡사라디 형제 문제로 긴장이 많이 되었었다. 경찰들이 집회장소에 찾아오고….

새벽 5시쯤 떡사라디 부부가 호텔을 찾아왔다. 아이 한 명과 함께. 남은 집회를 다 하지 못하고 그는(통역을 하는 형제임) 떠나야 했다. 그는 성도들을 돌보기 위해 빚을 많이 졌다. 그리고 이젠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내 방에 들어왔다(내가 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교제를 나누었다. 나는 미리 준비해 둔 돈 얼마를 꺼내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 그러한 과거의 봉사를 다시 점검하라고 타일렀다. 그리고 같이 기도했다.

떡사라디는 깊은 눈물을 흘리고 서 있었다. 우리는 서로 눈물의 포옹을 했다(내가 도와준 돈은 그의 빚을 갚기에 턱도 없이 부족한 돈이다). 호텔 문 앞에서 그의 아내와 딸을 만났다. 그녀는 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녀를 위로했다. 애기를 두 번 안아줬다. 그리고 헤어졌다. 그들은 눈에 눈물이 가득했다.

낮에 마지막 집회를 마치고 잠시 쉬고 공항에 왔더니 형제 자매들이 많이 나왔는데 자매들은 나와서 많이 울고 있었다.

타이항공을 타고 방콕에 오는데 신문을 보니까 엊그제 타이항공 사고가 크게 났다. 사람도 많이 죽었다. 비행기는 방콕에서 내리고 방콕 공항서 7-8시간 기다리고 새벽 1시 30분 출발하는데 그것도 40분 지연됐다고 한다. 공항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1-2시간). 대기실에 와서 주님께 기도를 했다. 다시 헌신했다. 일생을 주님만 위해, 그분의 기쁨만을 위해 살고 싶다고….

몸이 정말 피곤하고 위장이 편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에는 떡사라디 문제로 많이 신경을 썼다. M형제와도 좋은 교제가 있었다(그는 이제서야 수건이 벗어졌다고 했다). 우리는 무엇이 율법인지, 무엇이 성령을 따르는 것인지에 대해 깊은 교제를 나누었다(사람들은 모두 상황과 외적인 것을 의지하여 생활한다). 우리는 매우 기쁜 시간을 가졌다.

집회는 모두 11번이었고, 모두 다 영어로 전했고 떡사라디가 7-8번, M형제 2번, 또 다른 캄보디아 형제가 2번 통역을 했다. 새 창조, 믿음, 순종, 성령을 따름, 특히 믿음의 말씀의 시련에 대해, 그리스도의 몸과 몸의 생활에 대한 메세지였다.

M형제는 프놈펜 종합 대학 앞에서 살 때 1년 동안 그 앞길에서 사람 죽는 사건을 20여 번 보았다고 했다. 저녁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매우 위험하다. 총이 많으니까 그냥 쏜다. 경찰은 범인을 보면 그 자리서 사살한다. 범인도 먹을 게 없으니 죽기 살기로 강도짓을 하고 경찰도 군인도 월급을 못 받으니 믿을 수 없단다. 경찰도 5-6개월 월급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므로 그들도 언제든지 강도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캄보디아 상태는 완전 최악의 경제 상황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프놈펜 교회 성도들은 집회만 하면 운다. 기도만 하면 운다. 소리를 내어 눈물을 흘리며 운다(3개월 이상 매일 기도할 때마다 울곤 했다 한다). 가난과 전쟁, 많은 살육의 땅에서 피어난 교회이기에 눈물이 많은가 보다.

메시지 후 그들의 간증은 매우 살아 있고 조리있다. 자랑스럽다. 주님이 뭔가 귀한 것을 이런 땅에서 이뤄내셨다.

프놈펜 공항에서 물을 하나 사서 마시고 허전한 심정인데 갑자기 기억력이 약화됨을 느꼈다. 생각이 흐려졌다. 여기가 프놈펜인지 날짜가 13일인지 14일인지 희미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두려워졌다. 자꾸만 생각을 되살려봤다. 지방 이름들을 떠올려봤다(지력이 너무 약화되어 있었다). 피곤과 집중된 신경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지금은 방콕 공항. 한국 시간으로는 3시 30분이 돼 가고 여기 시간 1시 30분. 아시안게임 선수 임원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피곤과 졸림 속에….

말씀을 읽고 기도했다. “주여, 저는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요. 죄인을 부르러 오신 주님, 그러기에 저 같은 죄인에게도 이렇게 자격이 주어졌나이다. 당신을 위해 살기 원합니다. 이기는 자로서….” 자꾸만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주님, 이렇게 나의 인생은 저물어 가는 것입니까? 주님, 언제 오시렵니까? 속히 오시옵소서.”

프놈펜 교회 형제들의 편지가 너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참으로 진실하고 사랑스런 형제들이다.

12월 14일,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비행기에서 하루가 갔다. 서울에 아침 8시 50분에 도착하기로 한 것이 9시가 넘어도 하늘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승무원이 와서 기상 관계로(안개) 비행기가 서울에 착륙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동안 빙빙 돌던 비행기는 다시 남으로 향했다. 부산 김해 공항에 내린다는 것이었다. 부산에 착륙을 무사히 했다. 무사한 것만도 다행이다. 많은 항공기 사고는 기장의 무리한 착륙 시도로 일어나곤 한다.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지금 다시 비행기는 서울을 향해 이륙했다. 시간은 현재 11시 20분, 12시 넘어서 도착할 것 같다.

사도들을 부르신 주님은 기꺼이 그들의 생명을 사지에 두게 하신다(하나님이 사도인 우리를 죽이기로 작정한 자같이 미말에 두셨으매…).

이번 프놈펜에 있을 때만도 여러 가지 경찰들 일이며 돈 문제며 빚쟁이들 문제며 많이 얽혀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내가 가면 돈을 줄 줄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많은 사람이 나를 주목했을 것이다.

살려고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데 죽기를 각오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죽는 것 이상은 없지 않겠나!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프놈펜 지체들은 야외 모임 장소에서 더 교제하길 원했다. 빨리 호텔로 돌아가고 싶었지만(옛날 같으면 그러한 복잡한 상황을 빨리 피했으리라…) 나는 자신을 못박았다. 그래 성도들의 원함을 들어주자. 그리고 자신을 부인하는 거다. 그리고 주님께 맡기는 거다.

부산을 떠난 지가 20-30분이 된 것 같은데 기장의 안내 방송은 앞으로 한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했다(많은 비행기의 착륙 때문이란다). 한국어 방송은 한 시간이라더니 조금 있다 영어 방송은 40분이면 된다 했다. 기장도 지금 왔다갔다 하는 상황 같다. 계속 서울과 교신 중이니까 그럴 것이다.

“주여, 착륙을 주님께 맡깁니다. 언제까지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까? 주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무익한 공중 대기입니다.”

서울의 기상은 아직도 좋지 않다고 했다.

유동근 목사는

대전고, 충남대·대학원
Pacific Theological Seminary(Th.M, D.D)
온누리선교교회 담임목사, 美 퍼시픽 신학교 교수
국제선교신학원(IMC) 학장
現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연합총회 총회장
Fuller Theological Seminary D.Min GM Course
저서: 모세오경, 마태복음, 요한복음, 로마서, 서신서, 요한계시록 등 강해서(총 20권)

저자는 1991년부터 몇몇 동역자들과 함께 몽골,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 네팔, 미얀마, 에디오피아, 잠비아, 이태리, 헝가리, 불가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선교를 주로 해온 선교사이며 복음전도자다. 위에서 소개되는 선교일기는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지금도 매년 저자와 그 일행은 일년에 한 번 이상 세워진 교회들을 순방하며 진리의 말씀을 공급하고, 교회들을 굳게 세우며 전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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