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씨의 자살 이후 나라 전체가 떠들썩합니다. 최진실씨가 워낙 유명한 인물이다 보니 그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고 방송에서도 특별히 방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일은 최진실씨의 죽음 이후 그 죽음을 모방한 자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이 꾹 눌러 참고 있다가 최진실의 자살 사건을 접하면서 폭발해버리고 만 것이라 말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최진실씨의 자살과 더불어 다양한 말들이 들립니다. 그 중 하나는 사람의 죽음이 죽은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차별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라라의 자살률이 꽤 높은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조용하기만 했었는데 최진실씨의 자살은 너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죽은 사람에게 이런 유명세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마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죽음조차도 사람 따라 차별이 있음을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악플러에 대한 말인데 제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안재환씨의 죽음 이후 최진실에 대한 악성루머는 급속도로 번져나갔고 최진실씨는 인터넷상에 떠도는 글과 악플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가뜩이나 안재환씨의 죽음 이후 정신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진실씨에 대한 악성 댓글은 최진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사실 악성댓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가수 유니가 자살한 것도 악성 댓글과 관련이 있으며 심지어는 사람들이 죽은 후에도 죽은 자를 향한 악성댓글을 다는 일들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익명성 뒤에 숨은 비겁함과 잔인함이 인터넷 공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한 명예훼손이며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악성댓글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튼 악성 댓글 문제가 이전부터 제기되었다고는 하지만 이번처럼 크게 부각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악성 댓글의 심각성이 드러난 지금에야말로 인터넷 범죄를 처벌할 법적 기준이 분명히 세워질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법적 처리가 신속하면서도 단호하게 이루어짐으로 말미암아 인터넷 범죄가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전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지금 상황에서 조차 인터넷 범죄에 대한 법안 마련에 대해 네티즌에 대한 압박이라며 반발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이 없어도 악성 루머 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끔찍한 자살의 원인이 악성댓글에 있다고 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한두 가지 사건을 가지고 인터넷 관련 법안을 만들게 되면 다양하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인해 이전의 소문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급효과가 생겼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악성댓글로 인해 타격을 입거나 충격을 받은 후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생명을 끊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상대의 명예를 존중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지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의 죄를 저지르면서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고 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 이상 네티즌들을 범죄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또 인터넷상의 악성댓글로 인해 타격을 입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악성 댓글 등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인터넷 범죄를 가볍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무지하고 잔인한 짓인지를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으로 그러한 법의 처벌 대상이 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고 억울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계기로 댓글을 달 때 신중해지는 사람들은 많아질 것입니다.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은 현 상황에서 정부나 여당이 악성 댓글에 대한 처벌강화를 법적으로 마련한다고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는 더 손대기 어려울 수 있음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IT강국을 부르짖는다고 해도 인터넷 예절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하고 욕설과 증오의 언어들을 쏟아 붓는다면 인터넷 후진국의 신세로 몰락하고 말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기회에 인터넷 범죄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확립하고 그 처절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법률 조항을 만든다고 범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인터넷 범죄에 법적 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다른 법률들 역시 마찬가지임을 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절도나 성범죄에 대한 법률이 있다고 해서 절도나 성범죄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법이 있기에 피해자가 보호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인터넷 범죄에 쐐기를 박아야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몇 가지를 제안하려고 합니다.
1. 인터넷 실명제 실시.
2. 악성댓글에 대한 처벌강화를 위한 법안 제정.
3. 악플러에 대한 신고과정의 단순화.
4. 악플을 방치하는 사이트에 대한 제재 조치.
5. 악플 신고에 따른 처리의 신속화.
6. 악플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 마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