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우여곡절 끝 12월 개교 앞둬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로 탄력 받은 듯

				▲평양과기대가 우여곡절 끝에 12월 4일 개교한다. ⓒ 평양과기대 홈페이지
▲평양과기대가 우여곡절 끝에 12월 4일 개교한다. ⓒ 평양과기대 홈페이지

총 사업 규모만 4백50억여 원으로 한국교회의 대규모 지원에 힘을 입고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교가 8년여 간의 준비 끝에 오는 12월 4일 개교식을 개최한다.

당초 11월 28일을 D-DAY로 계획했던 과기대 측은 그간 북측 당국자들과 개교 일정에 대한 막바지 협의과정을 거쳐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개교 진행상황을 전해왔던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28일, 최종 확정된 일정을 전했다.

개교식은 4일부터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과기대 측은 평양에서 열리는 개교식에 참가 의사를 밝혀온 이들이 당초 예상 인원을 초과해 이를 두고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북아교육문화재단(공동 이사장 곽선희, 김삼환 목사)의 추진으로 2001년 남북한 정부의 허가를 받은 이후 2002년 6월 첫 착공, 오랜 시간동안 학교 건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왔던 과기대 측은 원래 2006년 개교를 위해 박차를 기울였으나 재정적인 어려움과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로 인해 개교 계획과 번복이 수차례 반복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 역시 4월과 9월 두 번의 개교 일정을 세웠으나 북한 내부 사정과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특히 설립을 이끌었던 일부 인사들의 감성적 발언과 더불어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 이후 대북 지원 정책의 쟁점으로 떠오른 일방적 퍼주기식 지원과 투명성 논란, 첨단기술 이전으로 인한 북한 내 군사력 증대 등에 대한 우려로 대학 설립의 재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줄기차게 추진되어 왔던 과기대 개교가 채 두 달여를 앞두고 가시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과기대의 이 같은 일정은 특히 최근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체와 이로 인해 전략물자 반입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일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은 그동안 바세나르 협정의 일환으로 국제 안보에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한해 자국의 첨단 제품뿐만 아니라 미국 기술이 10% 가량만 들어간 제품에 대해서도 반입에 대한 철저한 승인 과정을 거쳐 왔다. 과기대 운영에 사용되는 기자재 중 다수가 미국 제품인 만큼 이에 대한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미국은 1년 가까이 확답을 주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됨으로 현재 미국이 대북 수출 통제를 하고 있는 반테러 통제품목(ATC)이나 1종 전략물자의 북한 반입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향후 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과기대 측은 지난 17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2백여 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건립보고회 및 개교준비위원 위촉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과기대 측은 그동안 건축, 학사 등 개교준비 진행 상황을 보고하는 한편 기도와 물질로 참여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변과기대 이승률 부총장에 의하면 현재까지 약 320억 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보통신 △산업경영 △농업식품공업 등 3개 단과대학으로 출발해 보건과 건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선발 인원은 매년 500~800명 선으로 우선적으로 대학원생 150명을 선출, 내년 4월 개학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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