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해진 복음주의, 정형화라는 도전 받아”

파타야=권성윤 기자  sykwon@chtoday.co.kr   |  

WEA 실행위원 존 랑글루아 박사 연설

				▲존 랑글루아 WEA 실행위원
▲존 랑글루아 WEA 실행위원

“최근 복음주의가 교계에서 주류로 급부상하며 최강의 세력으로 떠올랐지만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복음주의는 박해받던 소수의 성경에 기반한 운동이었다. 심지어 영국과 같은 나라에서도 40년 전에 복음주의자들은 경멸 당했고, 세력은 작았으며, 자유주의자들이 교계의 주요 의제들을 이끌어갔다.”

지난 29일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세계총회에서 실행위원인 존 랑글루아(Langlois) 박사가 전 세계 각국에서 모인 총회 대표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의 말대로 오늘날 복음주의 공동체는 4억2천만의 국제적이며 가장 영향력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영향력으로 인해 일부 공직자들은 복음주의자들에게 윤리적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

심지어 에큐메니컬 단체인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의 많은 교단들도 지금 복음주의자들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40년간 WEA에서 고문을 맡아온 랑글루아 박사는 “그러나 복음주의는 수많은 도전을 겪으며 자랐다”면서 “특히 최근 TV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복음주의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텔레반젤리스트(televangelist)’들에 대해 “이들은 우리의 ‘초상’이 아니라 ‘캐리커처’일 뿐”이라며 “복음주의의의 개념과 이미지가 정형화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세계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은 그들을 숭배의 눈길로 바라보는 교인들 앞에서 무대를 오르내리는 일부 부유한 텔레반젤리스트들과는 다르다”면서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며 마을에서 사람들에게 경멸 받으며 매우 가난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단지 예수의 추종자들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랑글루아 박사는 이와 더불어 복음주의 운동이 단순한 전도를 넘어서 복음의 진실성에 대해 증거하는 차원까지 나아가고, 사회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지 전도만 하는 것에 머무르기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도와야 합니다. 구세군이 다른 교단들보다 더 나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그들이 가난한 자들을 돌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이번 WEA 총회에서는 유엔의 밀레니엄개발계획과 국제 빈곤 문제, 에이즈, 환경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헌신하기로 결의했다.

랑글루아 박사는 또한 WEA가 복음주의의 명백한 국제적 대표 기구로서 자리매김하기를 조언했다. 그는 “지난 40여년 동안 복음주의 운동은 제국주의의 유산을 벗어나며 성숙했다”면서 “하지만 오늘날 복음주의는 기독교가 서구 종교라는 개념을 깨어야 하는 도전에 마주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복음주의자가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들은 미국인이라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복음 앞에 평등하며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전 세계적인 종교”라고 강조했다.

터니클리프 총재 역시 지난 수요일 총회 연설에서 이같은 주장을 하며 “WEA는 단지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사무실이 아니라 이집트이며 불가리아이고 우루과이이면서 또한 미국이며 프랑스이다. 그것은 CCC이기도 하다. WEA는 우리의 커뮤니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WEA 총회에는 전 세계 각국의 복음주의 교단 단체 대표들과 지도자들 5백여 명이 모여 세계 복음화에 대해 논의하고 비전을 수립했다. WEA 총회 폐회 이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각국의 선교기구 대표와 선교신학자 2백여 명이 참여하는 WEA 선교위원회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으며 이 회의는 11월 4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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