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법대 출신 최초로 조지타운 로스쿨에 입성하다

|  

[자랑스런크리스천] 송하성 박사 (15) “구하라!”

매일 전전긍긍하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급기야 주변의 외교관 인사들이 “입학하려는 대학에 전 재산을 사후에 기부하기로 한 재벌(財閥)의 추천장을 받아서 제출하면 혹시 붙여줄지도 모르겠다”는 귀띔을 했습니다. 저는 수소문 끝에 평소 친분이 있던 하버드대학 출신의 한 재미교포 박사를 통해 조지타운대에 재산을 기증하기로 약속한 재벌을 알게 됐습니다. 시간을 쪼개 당장 만나러 갔습니다. 그리고 “꼭 로스쿨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싶으니 추천장을 써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그 분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잘 만들어 융숭한 대접도 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이 재벌은 마침내 제게 추천장을 써 주었습니다.

추천장의 내용은 “나는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모교에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단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 송하성을 입학시켜 달라는 것이다. 그는 틀림없이 우리 모교 명예를 드높일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였습니다. 추천서 밑에는 자기재산 헌납 고유번호와 사인을 부기(附記)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추천장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 여부를 알려주는 편지가 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인이 14명 정도 응시했는데 4명이 붙고 9명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합격인지 불합격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대사관에서 일이 끝나면 재빨리 집으로 돌아가 편지통에 손을 넣어 보았지만 무슨 전기세 납부고지서, 피자 선전하는 광고편지들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로부터 1주일이 흘렀습니다. 초조한 마음은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김없이 편지통에 손을 넣어보니 조지타운대 로고가 찍힌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가슴이 크게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고시도 합격할 수 있고 박사도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것이지 귀신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로스쿨 합격은 미국법이 금지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 불가능에 저는 믿음 하나로 도전한 것입니다. 고시 합격 발표보다, 박사학위 논문 통과보다 몇 배는 더 긴장됐습니다. 심장에서 피를 격하게 뿜어내어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편지를 뜯어보니 편지 맨 위에 ‘합격을 축하한다’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습니다. 파리 소르본느 입학에 이어 저는 미국 로스쿨에 또 한번 ‘예외적’으로 합격해 공부를 할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감사의 눈물이 한없이 쏟아졌습니다. 마음속으로 ‘살아계신 하나님 아버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신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를 되뇌었습니다. 그리고 마가복음 11장 24절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을 받는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그대로 되리라’

그러나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마치 해병대 유격 생활과도 같은 학업 전쟁이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입니다. 낮에는 촌각을 다투는 외교관 생활을 하며 틈틈이 숙제를 했고, 1주일에 2번 있는 야간 수업을 위해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저녁에 꽉 짜여진 수업을 강행하는 고된 행군이 시작됐습니다.

송하성 박사는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서울시청 합동분양소 조문

김정석 감독회장, 무안공항 사고 조문으로 새해 시작

방명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기도와 지원에 최선 기울일 것 사회 주요 문제 적극 나서겠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정석 감독회장과 본부 임원들, 그리고 부장들은 을사년 새해 첫 날인 1월 1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당한 179명의 합동분향소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관저 주변 상황.

“현직 대통령 체포 시도, 운동권 출신들의 폭거”

내란죄 확정도 안 됐는데 공공연히 확정범? 고도의 통치 판단인지 헌재 결정 기다려야 대행의 대행도 탄핵 압박, 헌법재판관 임명 대통령 체포 영장에 ‘법 예외’ 적시 기막혀 대통령, 직무 정지됐으나 ‘현재 국가 원수’ 체포 동조하는 세력, 민주주의 죽이는…

엔딩 파티

살아 있는 사람 위한 장례식 ‘엔딩 파티’, 긍정적 인식 높아져

건강한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엔딩 파티(Ending Party, 餘生宴)’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딩 파티’란 ‘살아있는 사람을 위한 장례식’으로, 죽음을 앞둔 이가 지인들을 초청해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다. (사)하이패밀리가 지난 12…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

“기도로 세워진 대한민국, 다시 기도로 일어나자”

대한민국이 헌정질서 붕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이를 기도와 행동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국가비상기도회가 오는 1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대로에서 시작된다. 이 기도회는 이후 매주 토요일 여의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세이브코리아 “‘내란 수괴’ 단정? ‘무죄추정’ 따르라”

세이브코리아, 수기총을 비롯한 1200여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통령 탄핵 및 내란죄 논란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공수처의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국회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으며,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내란죄’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쓰…

WEC 국제선교회, OW, 오퍼레이션 월드

‘세계 기도 정보 결정판’ 오퍼레이션 월드, 출간 60주년

“세계 기도 정보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 이하 OW)가 출간 60주년을 맞았다. WEC 국제선교회(WEC International)의 패트릭 존스톤(Patrick Johnston) 선교사가 1964년에 발행한 초판은 불과 32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는 손으로 그린 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